개봉 직후에 간단한 사용기를 남겼는데, 며칠 사용하고 나니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 적습니다.
먼저 제가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저희 집 거실에 있는 블라인드가 우드블라인드라 한번 열기 위해서는 꽤 오래 당겨야 해서, 이래저래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환기 할 때 좀 편하게 블라인드를 끝까지 올릴 수 있겠구나- 생각한 게 주된 구매 이유였죠.
제품에 블라인드 무게에 관한 안내(또는 경고)가 있었지만, 저희 집 블라인드 무게가 얼마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쉽게 생각하고 동봉된 3M테잎을 이용해 설치를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위치를 잘못 잡아서, 그리고 그 후에는 블라인드 무게를 견디지 못해 벽에서 탈락하며 벽지를 일부 찢어먹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가장 무거운 블라인드는 나사로 고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설치 전에 이 부분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것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길이겠지요.
적당히 당긴 위치에 설치하니 줄이 헛돌고, 팽팽하게 당겨 설치하니 과부하가 걸린다며 정지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생각해보니, 설치한 위치 기준으로 걸쇠가 몇단계로 되어 있어 기기를 위쪽으로 조정하는 것은 가능해, 팽팽하게 당긴 위치에 설치한 후, 걸쇠를 이용해 위치를 미세조정하니 좋았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시면 전원 연결부 뒤쪽에 조그만 돌출부가 있는데 저걸 앞으로 당기면 완전히 탈거할 수도 있고, 몇 단계에 걸쳐 위치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설치 시 유의사항]
1. 거실의 큰 창을 커버하는 블라인드 등 크고 무거운 블라인드는 테잎 설치로는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
2. 벽에 설치하기 전에 전원을 연결해 어느 정도 텐션에서 줄이 헛돌지 않는지 테스트하는 것이 좋음
3. 설치 위치는 블라인드 끈을 최대한 당긴 위치 근처로 하고, 설치 후에 하단의 걸쇠를 조정해 텐션을 조정할 수 있음
(저희 집에 설치한 모습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제대로 설치한 후에는 기기 상의 버튼을 이용한 컨트롤은 매우 원활하여 만족스러운 수준의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당초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는 사용성을 확인했는데요, 앱을 이용한 컨트롤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먼저, '타이머' 모드에서는 정해진 시각에 '몇 퍼센트'만큼 블라인드를 열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만, 실시간으로 수동 컨트롤 할 때에는 이게 몇 퍼센트 열려 있는 상태인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손으로 밀어 올리고 내리는 UI는 꽤 직관적이고 좋았습니다만, 이게 몇 % 오픈 상태인지를 같이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화면 상의 블라인드를 손으로 조정해 올리거나 내리면 블라인드가 비슷한 위치까지 올라가거나 내려갑니다.)
우드블라인드 특성 상, 블라인드를 위로 열지 않고 빛이 들어오게 블라인드 각도만 바꾸는 수준으로 미세하게 컨트롤할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을 앱에서 제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또 타이머를 통한 자동화 시, 같은 5% 액션인데도 매일 블라인드 각도가 다른 것으로 보아, 여러모로 정밀한 컨트롤에는 약점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컨트롤 화면에서 앱 반응 속도가 상당히 느립니다. 조작 중이 아닌데도 블라인드 상태를 한참동안 읽어온다거나, 블라인드 컨트롤 화면에서 한쪽 버튼이 동작하고 있는 것과 같이 녹색으로 변해있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앱 완성도는 좀 아쉬운 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통 블라인드 줄에는 무게추 역할을 하는 나무 또는 플라스틱 재질의 추가 달려 있기 마련인데, 블라인드 엔진 상부와 지속적인 마찰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게 분리가 되는 블라인드면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따로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완충재가 들어간 작은 파우치 등을 이용해 추를 감싸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 설치 사진을 보시면 블라인드 엔진 위쪽으로 나무 봉 같은 게 보이는데, 저게 줄이 돌아가면 필연적으로 마찰+소음이 발생합니다. 개인적으로 대책을 만드셔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블라인드를 쉽게 올리고 싶다! 라는 전동블라인드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데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다만, 앱 컨트롤이나 자동화 등 '스마트 홈' 의 일부로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향후 앱 업데이트 등으로 보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장단점]
- 설치가 매우 쉽고, 아주 간단하게 작동함 (다만, 위 유의사항과 같이 설치 시 일부 주의가 필요)
- 굳이 눈에 띄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
- 큰 틀에서 앱 UI 는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하나, 세세한 부분에 아쉬움이 있음
(컨트롤 시 열림 % 미표시, 복수의 블라인드 그루핑 및 일괄 컨트롤 불가 등)
- 정밀한 컨트롤에는 다소 한계가 있음
- 타이머와 앱을 설치한 디바이스의 위치정보를 이용한 자동화 컨트롤 가능, Amazon Echo를 통한 제어 가능
- 타 서비스와의 연동 부족(현재 Amazon Echo와의 연동이 유일)
- 향후 15만원 수준으로 판매 예정인 높은 가격 (펀딩 가격 8-9만원)
[총평]
- 기존 블라인드를 단순히 자동으로 제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만족, 더 다양하고 스마트한 쓰임새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아쉬운 제품. 가성비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