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조에서 친 꼴찌 allove입니다. ㅋㅋ 네, 24명 중에서 24등입니다. 인천 오픈 전날 회장님께서 톡방에 던지신 꼴찌 경품에 침 흘리다가 진짜 제 것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사실 어제 공을 하도 굴려서 골프당에 들어온다는 걸 굴러간당을 누를뻔 했…
어제 저녁에 돌아오는 길에, 또 돌아와서 (늘 그렇듯이) 반성을 해 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년 골프를 시작해서 1년 정도를 채 들고 헤매다가 8월쯤 쭈뼛쭈뼛 골프당과 인천방에 기웃거리게 된 이유가 딱 어제 같은 상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마디로 낯설음과의 싸움을 제대로 맛봤고, 이겨내야 하고, 또 이겨낼 수 있다는 응원과 믿음을 잔뜩 받고 돌아왔습니다.

민철님 차에 비니님이랑 함께 같이 타고 출발하면서부터 걱정이 시작됩니다. 낯섦과의 시작이죠. 그래도 차에서 두 분과 여러가지 이야기 나누면서 잘 즐기고 오자고 마음을 다집니다. 가면서 해 뜨는 걸 보니 ‘내가 미치긴 미쳤구나’싶습니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제가 운동한다고 새벽에 이 시간에 나가는 걸 놀라워하는데 사실 제가 더 놀라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늘 운전하면서 가던 길을 옆자리에 앉아서 가니 골프장 가는 길도 다르게 보이네요. 편하게 다녀올 수 있게 해주신 민철님께 감사드립니다.
4조는 7시55분, 첫 출발조입니다. 도착해서 조원 분들을 처음 뵙습니다. 또 쫄았습니다. 딱 들켰죠. 소주잔을 덜덜덜 떠는 모습을 들켰거든요. 스크린에서도 인사를 못 드린 분들이었고, 스크린보다도 필드에서는 제가 잘 못하면 여러가지 특히 뒷팀들까지 민폐가 될까봐 부담도 더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챙겨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 맘이 편해지긴 했습니다. 날씨도 좋고, 골프장도 예쁘고 모든게 완벽합니다. 하지만 첫홀 티샷에 순서대로 ‘어?’, ‘아!’ 하는 묘한 분위기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쳤던 저도 자연스럽게 굴리기 티샷을 칩니다. 90미터가 갑니다. 어떻게든 부지런히 공을 끌고 근처까지는 가 봅니다.
3홀 정도면 그래도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3, 2, 2, 3을 치고 5홀 파3에서 아이언 티샷까지 50미터를 굴리고 맙니다. 저 때문인지 잘 치시던 조원 분들도 티샷이 한두개씩 갑니다. 저희팀 라운딩은 어느 순간 한숨속에 숙연함이 지배해 있었습니다. 제가 불을 질렀죠. ㅠㅠ

그래도 후반에는 그늘집에서 이야기 나누면서 다들 여러가지 말씀도 해주시고, 수다를 나누면서 조금은 덜 어색해진 것 같습니다. 후반에는 조금 나아지는 것 같긴 했지만 어색함보다는 전반에 대차게 말아먹은 스코어를 그래도 방어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조원분들께 ‘제가 못 치지만 전반처럼 그렇게까지 못 치지는 않습니다’라는 걸 좀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있나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드라이버 14개 중에서 12개를 굴리고 무너졌습니다.
암튼 여러가지 부담을 안고 18홀까지 갔는데 마지막으로 쳤던 아이언 샷이 너무 생각했던 대로, 방향이나 거리가 딱 나와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는 지난 1년동안 라운딩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 122개를 치고 말았습니다. 조원분들과 뒷팀 분들께도 죄송스럽고, 창피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경험은 어디에서 하고, 누가 이렇게 치고 있는 걸 이렇게 봐주고 챙겨주나 싶어서 감사한 마음도 돌아보면 더 큰 것 같습니다.

참 골프 어렵네요. 사실 저는 운동에는 관심도 없고, 잘 하지도 못합니다. 어쨌든 골프를 시작했고, 생각보다 더더더더 어렵다는 걸 장비를 실컷 다 산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이게 기술적인 문제보다도 그날그날 위축되는 마음이 팔을 잡아당긴다는 걸 계속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일로 골프를 칠 기회가 적지는 않았는데 이런 성격 때문에 미룬 것도 있긴 합니다. 이게 정말 좋은 친구들과 잔디밭에서 뛰어다니면서 노는 경험이 너무 충격적으로 좋아서 지난 일년동안 거의 정해진 사람들하고만 치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누군가 새로 끼면 실수가 더 많아졌고요.

이건 스크린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너무 어색하게 나갔던 지난 8월 첫 토요일 스크린이었고, 너무 잘 치시는 회장님과 파주댁님이랑 같이 치는 것도 무서웠는데 무심한듯 농담도 주시고, 여러가지 맘 편하게 해주셔서 점점 나가는 동안에 스크린 스코어가 오르고 있습니다. 이게 결국에 낯섦을 극복하는 과정인 것 같고, 늘 많은 분들이 말씀 주시는 멘탈에 대한 부분이 다져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제가 제 골프에 진짜 첫 라운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덜덜 떨고 계시는 분들 인천방으로 오세요.

같이 라운딩해주신 형준님, 종진님, 해훈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즐겁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카풀해주신 민철님, 지윤님도 넘넘 감사합니다. 준비해주신 크림슨님도 감사합니다. 꼴찌 선물도 잘 챙겨주신 승준님과 회장님게도 감사합니다. 뵐 때마다 한말씀씩 꼭 해주시는 파주댁님께도 늘 감사합니다. 1년 전 첫 라운딩이 끝나고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경험이 진하게 남았던 것처럼 어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 어제의 기억이 평생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반성하면서 다시 보니까 제가 드라이버 치는 방법을 집에 놓고 갔더라고요. 다음번에는 더 즐겁게 잘 쳐보겠습니다. 내년 봄에 또 만나요.

그리고 이거.. ㅋㅋㅋ
부럽습니다. ㅎㅎ
이 문장 너무 멋지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인천에서 꼭 살아남아서 뽀레님이랑 파주댁님 한테 임티 많이많이 따세요~
아니다... 인천방 식구 인데 찾아가는 서비스 해 드립니다. 특급 관리_allove
후기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이ㅣㅣ이이 인천,,, ㅇ.... 어.. 어.. 어디.. ㄱ.. 가면 되는 거죠?
화이팅 하세요!~~
화이팅입니다
저번주에 인천방 가입한 뉴비로서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