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주의.)
오래전 부터 골프당 기웃거리면서, 주로 구경만 하다가 오랫만에 글 써봅니다. 골프당 10여년전 한때에는 드라이버 샤프트 1,2 인치 잘라서 쓰는 사용기가 올라오는 등, 다소 소박한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완전히 괴수당으로 바뀐 것 같네요. 드라이버를 300미터 가까이 보내며, 웨지 4개 사용하는 완벽한 골프가 물론 더 멋지겠지만, 저같이 이런 구성으로 노는 아저씨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골프 시작한지는 20년 넘었지만 잘해야 스코어 90대 정도이고, 요즘 한해 평균, 필드 열번, 연습장 열번 정도 나갑니다. 지향하는 바는, 임성재 프로 스타일의 부드럽고 느린 스윙이고, 박하림 프로 레슨도 좋아라 합니다. 이런 정도 감안 하고 보세요.
드라이버: 핑G30 SFT 12도 R shaft & 핑G30 9도 SR shaft
각도로 보면 2번 우드와 1번 우드라고 하겠습니다. 오랜동안 드라이버 슬라이스 때문에 고생하다가, 핑 12도 SFT로 마음의 안정을 얻었습니다. 이후로 9도 짜리SR shaft를 싸게 집어와서, 2개의 샤프트로 바꿔가며 8~13도로 다양하게 시도해 봤는데, 결국 SFT 11도에 R shaft (미국 직수라서 SR이 R입니다만) 셋팅으로 정착했습니다. 9도 SR 드라이버는 같이 가지고 다니다가 컨디션 좋고 페어웨이 넓으면, 가끔 써 봅니다. 정말 잘 맞으면 9도 드라이버가 조금 더 나가는 것 같기는 하지만, 11도 setting STF 드라이버도 제대로 맞으면 오른쪽으로 가는 듯 하다가 왼쪽으로 살짝 선회하며 꽤나 멀리 날라갑니다. 저 아래 글에 드라이버 슬라이스 문제에 대해 긴 댓글이 있던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말 좋은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 다른 대안 중 하나는 12도 SFT같이 장비의 도움을 받는 것 입니다. 장비의 도움을 받아가며 연습하여 자신감을 붙이면, 일반적인 드라이버로 쳐도 슬라이스 많이 안나는 구질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우드: 핑G30 3번헤드 + 5번 R shaft (G30 5번 헤드는 보관중)
3번 우드는 실타가 많아 팔아 버리고, 우드 5번으로만 쓰다가 또 거리가 약간 아쉬워서, 3번 헤드만 따로 중고로 구입하여, 5번 shaft에 낑궈서 4번 각도 정도로 맞춰서 씁니다. 미스 샷 별로 없이 무난한 타협입니다.
유틸리티: 아담스 IDEA Tech V4 4번 L shaft
오자 아니고 L shaft 맞습니다. 중고 거래 잘못해서 L인지 모르고 샀는데, 유일하게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른 클럽들은 모두 핑으로 깔맞춤하면서 교체했는데, 얘는 못 바꾸겠어요. 이걸루는 풀 스윙은 잘 안하고, 각종 안 좋은 상황에서, 반 스윙만해도 샤프트 탄성으로 숑하고 앞으로 날라갑니다. 용도를 정하고 사용하면, 굳이 샤프트를 통일할 필요는 없더라고요. 갑자기 비오고 취워지는 날 또는 무슨 짓을 해도 계속 뒷 땅, 탑 볼 번갈아 나는 날에는, 긴 아이언은 과감히 버리고 이 클럽으로 툭툭 치고 전진합니다. 오랜 동지를 믿고 집중하면 최악을 면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 핑G max 5~P(W) 그라파이트 R shaft 레드 닷
오랫동안 캘러웨이 아이언 쓰다가, 이후 핑G20 스틸로 상당기간 만족스럽게 쳤씁니다. 시간이 가면서, 체력도 저질인 내가 왜 무거운 스틸을 쓰나 싶었고, 골마켓에서 엄청 저렴하게 나온 중고 핑G 그라파이트 보고 충동적으로 질렀습니다. 레드 닷이라 싸게 나온 듯 합니다. 제 키가 170대 중반이라서 레드 닷이 맞을까 싶었는데, 스윙하면서 바닥 맞는 부위를 살펴보니, 힐/토우 높이 문제 없어 보였습니다. (하체가 좀 짧은 편이라서 그럴 수도...) 이 아이언은 손맛이고 뭐고, 5번부터 W까지 10미터 간격으로 비교적 일관성 있게 가고, 대충 잘못 맞아도 앞으로 똑바로 비슷한 거리가 갑니다. 헤드 크기나 쳤을 때 소리들어 보고, 이게 무슨 아이언이냐고 놀리는 이들도 있지만, 제 핸디캡에서는 똑바로 일관되게 나가는 이 녀석이 지금까지는 최고입니다.
웨지: 핑 Tour 54도
한때 클리블렌드 웨지 2~3개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했는데, 과감하게 1개로 줄이고, 마음에 드는 브랜드인 핑으로 통일한 결과입니다. 이 선택은 여기 골프당에서는 공감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네요.
수년간 여러 각도 웨지로 노력해서, 필드에서 60도 로브 웨지로 거의 실수 없이 띄워 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는데, 소심한 성격상 그린 근처에서 클럽 3~4개씩 들고 다니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번잡스럽더군요. 가령 20미터정도 띄우는 샷이라고 정하고 적당한 웨지 하나 들고 나갔는데, 잘못 맞아 벙커 들어가거나,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등 다른 웨지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캐디나 동반자가 신경쓰여 클럽을 바꾸기가 힘들고, 결국 클럽을 바꾸던 안 바꾸던, 최악의 결과가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과감하게 웨지를 중간 각도인 하나로 줄이고, 어프러치 스윙 패턴를 5개쯤 준비하고, 패턴마다 몇단계 거리를 맞추는 방법으로 연습해서, 싹 정리해 버렸습니다. 60도이상 높이 띄우거나, 5미터 띄운 후 20미터 굴리는 런닝 어프러치 등, 웨지 하나로 가능합니다 ('가능'하다는 것이지, 물론 안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만...).
70미터 이하로 남았을 때 웨지 하나 덜렁 들고 가면, 맘 편하게 샷에 집중할 수 있고, 결과 실수도 크게 줄어 든 것 같습니다. 한 홀 에서 웨지를 두번 이상 치는 경우가 생긴다고 가정하고, 이런 마음으로 셋팅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한 홀당 웨지 사용을 1회 이하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성격에 따라 이런 구성도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될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요긴 좀 길게 썼네요.
퍼터: 핑 스캇데일 - 길이 조절 가능 퍼터.
다리가 좀 짧은 편이고 (--), 약간 구부리고 퍼팅하는 스타일이어서, 32인치 이하가 편했고, 억지로 샤프트도 잘라서 맞춰 보기도 했지요. 그 와중에 길이를 맘대로 할 수 있는 퍼터가 보였고 다른 사양도 좋아 보여, 바로 질렀습니다. 길이 조절 되는 것은 좋았는데, 각도도 자유롭게 돌아가서, 마음에 맞게 맞추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퍼터는 그립과 평행이 정말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는 이 퍼터는 일반적인 경우 비추입니다). 그런데 각도 잘못 맞춰서 약간 (2~3도 정도) 닫히게 조절이 되었는데, 이 상태로 쳐보니 똑바로 가게 하는 것이 휠씬 편하더라고요. 시각적으로 닫힌 게 보이기 때문에, 대충 치면 땡겨 칠 수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본능적으로 부드럽게 밀어쳐야 된다는 동작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유행으로 보시면 옛날 클럽을 쓰는 꼰대 정도로 보일 수 있겠지만, 한때는 나름 신형 여러 장비로 바꿈질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사실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이 글로 한 매듭 짓고, 다시 또 교체 들어 갈까하는 마음이 들어서도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핑 신형으로 마이너 업그레이드 할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대세가 핑으로 기우는 것 같아, 몽땅 딴 브렌드로 갈아 타고 싶은 생각도 들고..
장비가 정말 핑 일색이시네요.
하지만 굳이 장비를 변경할 필요거 있을까요? 기분전환 목적이 아니라면 그닥...
저도 엄청 오래된 코브라! 투어스테이지! 포튄!! 사용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저도 아이언 샤프트도 그라파이트 쓰고요.. 배울 점이 많은 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