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올해만큼 F1이 재미 있었을 해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열심히 안보다 본질 보고 다시 열심히 챙겨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극적인 한 해였습니다.
그래도 올해 마지막 F1 후기는 써야겠습니다.
1. 베르스타펜: 맥스의, 맥스에 의한, 맥스를 위한 한 해였습니다. 헤밀턴과 엎치락 뒤치락은 했지만 전반적으로 맥스가 항상 선두에 있었고 하늘도 그 뜻을 알고 마지막에 라티피를...... 여튼. 젊은 시절에나 보여주는 공격적 성능을 모두 발휘했다고 봅니다. 내년엔 디펜딩 챔피언이라 더욱 잘해야 할텐데 차량도 바뀌고 해서 과연 어떻게 될까요?
(누가 사이버 포뮬러 sin 같다고 했는데 저도 동의함)
2. 해밀턴: 하이브리드 시대의 황제였고, 여전히 F1 최강의 드라이버는 루이스라 봅니다. 올해는 여러모로 힘든 경기를 펼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신과 팀의 전략이 잘 맞지 않았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젠 원숙미가 더해져 가는 선수가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내년에도 챔피언을 노릴 수 있는 선수라고 보고 전 꼭 슈마허의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3. 보타스: 해밀턴 왕국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2인자 역할을 했던 선수였습니다. 이젠 메르세데스를 떠납니다만, 오히려 앞으로 그의 드라이빙이 더 궁금해집니다. 알파 로메오가 순위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4. 페레즈: 아래 어떤 분도 써주셨습니다만, 베르스타펜을 킹으로 만든 킹메이커는 체코였다고 봅니다. 그의 존재가 없었으면 베르스타펜이 왕좌를 차지할 수 없었으리라 봅니다. 이젠 소원풀이는 해줬으니 내년엔 본인의 몫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크리스천 호너가 얼마나 봐줄런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내년엔 챔피언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5. 사인츠: 2020년에 엉망이었던 페라리를 그래도 다시금 살려놓은 건 페라리의 희망이었던 르끌레가 아닌 사인츠였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물론 그의 실력이야 증명이 된 상황이었습니다만, 점점 원숙미를 더해가고 간간히 포디엄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내년도 페라리는 더욱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6. 랜도 노리스: 어리기만 했던 노리스 소년이 점점 원숙해져가는 모습을 보는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 가장 기대되는 선수가 노리스입니다.
7. 르끌레: 사실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내년엔 더욱 분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8. 리카르도: 초반에 부진을 후반엔 씻었으니, 이젠 더 오를 일만 남았네요. 올핸 우승도 한 번 했고 내년엔 더 높은 곳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9. 가슬리: 오, 가슬리. 왜 가슬리, 아 가슬리...
10. 알론소: 경배하라 알 국왕. 끝나고 보면 헝가리 GP 우승한 오콘보다도 더 높은 포인트를 땄네요.
11. 오콘: 작년엔 가슬리, 올해는 오콘.
12. 베텔: 올해 애스턴 마틴은 좀...
13. 스트롤: 올해 애스턴 마틴과 스토롤은 좀...
14. 쓰노다: 막판엔 존재감을 발휘한 쓰노다. 내년엔 가슬리랑 사고치는 알파타우리가 될까.
15. 러셀: 하위권 중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한 러셀. 메르세데스 2인자로 해밀턴 왕국을 지탱할 수 있을까.
16. 롸이코넨: 분명 당신의 시대가 있었고, 당신 때문에 경기를 본 적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아주 당연히 F1 경기장에서 늘 보던 선수. 슈마허만큼의 기록은 아니더라도 2000년대를 대표하는 기록과 여러 밈(?)으로 기억에 남을 선수였습니다.
17. 지오비나치: 시즌 막판에는 그래도 좋은 경기를 보여줬는데, 내년엔 보타스와 잘 해낼지...
18. 라티피: 하위권 싸움에서 러셀과 라티피의 싸움만 보는 줄 알았는데, 설마 올해 마지막 주인공이 될 줄이야...
19. 믹 슈마허: "아버지를 위하여!!!!"
20. 마제핀: 하스는 올해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면 넷플릭스는 본능의 질주를 20화쯤 편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본질4부 1편 방영까지 60여일, 다음 경기까지 94일 남았네요.
13인치 휠의 시대여 안녕.
이제 내년엔 다시 새로운 시대에서 뵙겠습니다.
사실 좀 많이 놀랬습니다.
와 이렇게 잘했나...
아마 보타스 같은 윙맨 역할 강요 받을 거 같은데...
적당히 성깔 보여주면서 자기 몫도 챙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