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연재 대신에 선수 연재...
내 이름은 Aguinaldo Navarini... 브라질 Igrejinha(RS) 출신 축구 선수로 현재 21살이다. 2024년인 올해 여름 브라질 1부리그인 그레미우에서 리버풀로 이적했다. 사실 축구 선수로서 발을 내디딘 그레미우에서의 5년간은 행복한 시기였고, 세로 포르테뇨에 임대가서 23경기 동안 8골을 넣고 돌아온 후 막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한 2024년 상반기엔 21경기에 나와서 10골 5도움을 했다.
내년엔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하반기를 준비할 무렵, 최근 11년간 챔피언스컵 10회 우승, 프리미어리그 11연속 우승에 빛나는 리버풀이 나를 불렀다.
브라질 구석에서 겨우 빛을 낼까 말까 하던 나를 알아챈 리버풀 감독의 혜안이란....ㅋㅋ
어쨌거나 이적료 18억원, 주급 3,450만원의 조건으로 2024년 6월 23일 계약 후 더 레즈의 멤버가 되었다.
영국으로 와서 첫 여름을 휴가로 보낸 후 첫 시즌... 감독은 내게 U21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아직 실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처사. 사실 영어도 못하는 나로서는 U21팀에서 차근차근 영어부터 배우면서 팀에 익숙해지는게 좋을 듯하다.
팀에 브라질 출신 선수는 수비 대들보이자 국가대표인 Jair 선수와 U21팀 선수 3명. 상파울루 출신 STC 경쟁자인 Henrique 선수, 아틀레찌구 미네이루 출신으로도 나와 같은 시기에 이적한 또다른 STC Zico 선수, 플라멩구 출신 Herson 선수 등이 있다. 감독이 브라질 출신 공격수를 선호하나보다.
4명 말고도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Barbosa 선수가 있었으나 내가 도착하자마자 감독이 파리SG로 510억원의 헐값으로 팔아버렸다.
이 일로 감독과 구단주, 서포터들이 약간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은 무슨 생각인지..... 리버풀로부터의 연락이 오자마자 생각난 건 Barbosa 선수를 직접 만날 수 있겠다는 꿈에 부풀었었는데...ㅠㅠ
다행히 리버풀에 도착하자 마자 주장이 Jair 선수를 소개시켜줘서 금방 친해줄 수 있었다. Jair 선수는 26살의 세계적인 선수로 상파울루에서 리버풀로 167억원에 이적한 20살때부터 주적으로 출전하기 시작한 강력한 DC. 성격도 쉬지 않는 노력파로 야심이 있는 나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 나이때의 야심은 당연한 거라고 본건지 다행히 Jair 선수가 나를 잘 도와줬다. 집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신경써주는게 참 고맙다.
경기 외적인 것은 이만하고, 7월 3일 첫 훈련장에서 본 감독은 생각보단 깐깐하고 세밀한 타입인 듯. 언론 보도로 봤을때는 차분하고 침착하며 선수들에게 항상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는 타입으로 알고 있었는데...
감독의 지시로 U21팀에서 훈련을 하던 나에게 온 첫 소식은 감독의 면담......
왠지 쫄린 기분으로 1군팀 훈련장을 방문해서 체력훈련을 지시하고 있던 감독을 만났다. 저기 리버풀의 주장이고 구면인 Petersen(D RLC)와 부주장인 Will Hughes(M/AM C) 선수가 보인다. Hughes 선수는 리버풀에서 가장 유니폼이 많이 팔리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제 29살인 그는 벌써 A매치 120경기(37골)에 빛나는 세계 골든볼 3회, 세계 올해의 선수 2회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런 대 스타 선수를 눈앞에 보고 있는게 믿기지 않는다. "절 보자고 하셨다구요?" 침착하게 감독에게 말했다. 물론 포르투갈어로....
감독은 한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는 물론 심지어 이탈리아어로 할 수 있는 한국 사람이다. 슬프게도 스페인어랑 포르투갈어는 못하지만....
감독이 Hughes 선수 옆에 있는 선수를 가르키며 말했다.
"자네가 Sodje에게 가르침을 받으면 실력이 더욱 향상될 것같네."
아... 저 선수가 튜터가 되는구나...
리버풀에 합류하기 전 본 몇 개의 경기 영상을 통해서 Sodje 선수는 알고 있다. 23살의 프랑스 출신 AM R, ST C 선수로 의지력이 강하고 팀 내 친하게 지내는 선수가 많은 승부욕이 강한 선수.. 순간속도와 민첩성이 굉장히 뛰어난 윙 포드...
나랑 비슷한 포지션을 겸하는 선수라 튜터로선 충분한 선수.... 나이차도 별로 나지 않아서 언어의 문제만 극복하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같다.
훈련 첫날부터 꽤 좋은 기분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U21팀.... 아직 21살인 나로서는 아무리 Barbosa 선수가 이적했다고 해도 팀에 남아있는 강력한 SC인 Mitrovic(30세), Jacobo Torres(23세) 두 주전을 제치고 언감생심 1군팀을 노리긴 무리수..
U21팀에서 실적을 보이면서 훈련을 열심히 하다보면 리그컵이나 FA컵에 잠깐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계속)
근데 23살도 튜터가 될수 있나요?? 24살부터 아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