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니셜225입니다.
제 물생활의 기록도 남기고 변천사를 통해 물생활 입문자들께 도움되고자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본 수초항은 성공사례가 아닌 실패사례입니다.. 입문하시는 분들은 아래대로 그대로 따라하시면 저처럼 망하게되니 행간을 잘 읽으시길..
최근 4자 어항의 모습입니다. 청소안하고 그냥 찍은거라 상태가 별로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그저 기록용 ㅠㅠ
1편 시클리드항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fish/15258023CLIEN
말리위 시클리드 화려한 색상과 활달함, 그리고 강한 생명력으로 키우기 쉽고 보기 좋으나, 약알칼리성의 수질 유지와 초식성이라 수초화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배경이 늘 단조롭고 휑하기 까지 하지요.
녀석들이 성어가 되는 근 1년 가까이를 보다보니 푸르른 수초항이 너무 하고 싶어졌습니다.
특히나 잔디밭같은 비탈과 고운 모래 오솔길을 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비용이 꽤나 든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장비가 늘어나는건 IT덕후에게는 그래도 즐거움이지요..
시작부터 4자 광폭어항(120*45*45)에서 시작할거라서 장비를 하나씩 준비해봅니다.
2002년 1월에 처음 구성한 당시 모습입니다. 지금보니 정말 개념없이 막 만들었구나 싶습니다만.. 잘못된 역사를 통해 배우는거라 들었습니다. 가감없이 올립니다. 당시 구성에 대해 기술합니다.
1. 조명 : 수초항에서의 조명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광량도 그렇지만 최근에는 RGB 컨트롤을 통해 조명의 시간과 조명의 색상을 조절하여 수초를 더 푸르고 싱싱하게 보이게 하고 성장을 도와줍니다... (라고 얘기하는데 경험상 그냥 쎈조명이 최고인듯 합니다 -_-;)
당시에 광고를 보고 풀RGB LED + 블루투스로 색감과 시간대별 개별조정이 가능한 제품을 구입합니다. 메탈라이트X라는 제품으로 가격이 당시 무려 40만원 가까이 했습니다. 벌써부터 급이 다른 장비입니다. 그래도 조명은 관상용인 가정집 수족관의 50%는 차지한다고 생각하고 각오했기에 큰 저항없이 점잖게 가져왔습니다.
처음 식재하고 조명을 켜본 모습입니다. 네.. LED 불량입니다 ㅠㅠ (A/S 요청을 위해 찍어둔거라 사진이 이거 한장 뿐이네요...)
당시 물고기 없이 저상태로 2주 정도 물을 돌렸습니다. (물론 조명은 다음날 정상 제품으로 가져왔습니다)
2. 이산화탄소 : 과거 물고기가 주이던 시절에서 수초가 주가 되는 타임이니 수초가 성장하는데 필수요소라고 해서 이왕 하는거 고압이탄세트로 준비를 했습니다. 4자 어항이니 봄베(고압 이산화탄소 통)도 대형으로 준비합니다.
당연히 시간대별로 켜졌다 꺼졌다 해야하니 솔레노이드 밸브가 내장된 레귤레이터와 타이머 등등을 준비합니다.
이탄의 사용은 반드시 수초가 광합성을 하는 시기에 뿌려져야 합니다. 4자어항에는 수초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버블카운터로 초당 2-3방울 정도가 적당한듯 했습니다. 수질을 약산성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양을 적절히 잘 유지해야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물고기들이 이탄 중독으로 용궁에 갈 수 있으니 조절을 잘해야합니다.
3. 여과기 : 시클리드항 당시 기존에 사용하던 여과기가 작아서 저렴하고 대형인 중국산 QQ1500으로 변경한 외부 여과기를 계속 사용하려했는데, 막상 정비를 위해 꺼내보니 두번 사용할 제품은 아니더군요. 내구성이나 부속품이 허접합니다. 하지만, 국내 에하임 유통사의 마진 정책에 에하임 외부여과기의 가격은 매우 창렬합니다. 우리 늘 하던거.. 그거 합니다. "직구"
아마존과 이베이 등 사이트를 뒤져보니 99.99불에 에하임 에코프로 2236 여과기 구입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 300이라는 이름으로 20만원 중반대에 팔리고 있지요. 처음에 쓰던 에코프로 130 여과기의 내구성과 편리했던 기억에 130보다 2단계 큰 300으로 준비하고, 부족할듯 하여 보조 여과기도 준비했습니다. 직구를 하면 110V 이기 때문에 변압기가 필요합니다만 고작 모터정도 돌리는거라 초소형 변압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적당히 튼튼해보이는걸로 추가로 준비해둡니다.
4. 타이머 : 보통은 수동 다이얼방식의 타이머를 사용합니다. 빙빙 돌려서 맞추고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지요. 저도 처음에는 이렇게 사용해왔습니더. 그러나 이건 너무 불편하더군요. 가끔 꺼진 시간에 켜고 싶을때 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일일이 어항 관리문을 열고 스위치를 조작해야하지요. 제 경우 조명에 블루투스 컨트롤러가 있어 앱으로 켜고 끌 수 있지만, WiFi 커넥션이 아니다 보니 앱한번 구동하는게 고통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샤오미 제품으로 IoT 구성을 했습니다. 샤오미 멀티탭 + WIFI 플러그 + 무선스위치. 미홈 앱에서 매일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고, 원할때 무선스위치로 조작을 합니다. 엄청 편합니다. 두번 구성하세요.
전 늦잠꾸러기라서 11시에 이탄이 켜지고, 12시에 조명이 켜집니다. (이탄이 물에 녹는 시간을 감안해서 1시간 먼저 이탄을 켜줍니다), 그리고 8시에 이탄을 끄고 9시에 조명을 꺼줍니다. (보통은 8시간 세팅이지만, 전 9시간을 사용합니다. 대신 이끼는 각오해야...)
5. 히터, 기포기 등은 기존에 사용하던걸 계속 사용합니다.
기포기는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운용합니다. 낮에는 수초들의 광합성으로 산소가 충분하지만, 밤이되면 산소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초항에서는 밤에 기포기를 운용하는게 좋습니다.
기본 전자장비 구성이 끝났으면, 수초항을 위해 재료를 준비합니다.
재료는 처음 시작할때는 엄청 여러가지가 있어서 고르는데 오랜 시간 고민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선택할게 별로 없게 되었습니다.
1. 소일 : 수초항의 기본이 되는 소일은 네오소일과 ADA 소일로 양분되는듯 합니다. 첫 수초항은 수족관에서 추천해준 ADA 아마조니아 소일과 파워샌드로 구성을 했습니다. 4자 어항에는 내부 구조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9L 짜리 3-4포 정도면 적당한듯 합니다.
이에 맞춰 비료성분이 되는 파워샌드를 2개 정도 구입해두었습니다. 이후 실패를 겪고 새로 세팅한 두번째 항은 다른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그건 그때 다시..
2. 샌드 : 첫 수초항에는 곱고 하얀 모래로 오솔길을 만들기 위해 네이처 샌드 브라이트 슈가 0.2~0.3mm 를 사용했습니다. (처음 깔았을때는 괜찮았는데 관리하기 엄청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두번째 시도에서는 다른 샌드로 교체했습니다..)
3. 수초 : 광활한 잔디밭을 꿈꾸었기에 어렵다고 했던 쿠바펄에 도전합니다. 잎이 작고 촘촘해서 잘만 키우면 정말 탐나는 잔디밭이 만들어지지요. 그런데, 정말 어렵습니다. 2달정도 실패만 거듭했었습니다. 그렇게 수족관에서 구입한 쿠바펄만 20만원어치는 샀던것 같습니다 ㅠㅠ
소일은 너무 높이 깔았고, 샌드는 너무 두꺼웠고 쿠바펄이 다 자리를 잡기도 전에 물고기들과 새우를 투입해서 쿠바펄이 죄다 뽑히고 난리가 났습니다 ㅠㅠ 몇주를 지켜봐도 잘 크질 못하더군요. 업계에서는 몸살이라고 하는데, 이건 거의 망했습니다.
쿠바펄 식제방법도 잘못되었고, 방토(돌로 토사가 흐르는것을 방지하기 위한)에 실패해서 소일이 샌드로 계속 침범하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예쁜 수초만 보이면 마구 사다가 허전함을 달래곤했습니다.
초기에 세팅하고 바쁜일이 있어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조명 시간 및 이탄시간도 제멋대로 세팅해서 아이들 몇 보내고 쿠바펄 새로 식재하는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수초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기존 시클리드 항으로 쓰던 2자광폭어항을 창고에서 꺼내서 본어항의 물을 그대로 넣어주고 물고기들을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새로이 무균배양 쿠바펄 몇통을 사다가 빈곳에 새로 심기 시작했습니다.
FM대로 동전만한 크기로 쿠바펄을 떼어서 깊이감있게 촘촘하게 식재하고 매일 물도 갈아주고, ADA 액체비료를 칼륨위주로 주었습니다. 거의 즉시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액체비료의 효과인지 드디어 러너를 시작하고 촘촘해지기 시작합니다. 2주 정도 뿌리가 내렸다 싶어 물고기를 넣어줬는데, 자라는 속도가 뜨는 속도보다 빨라서 다행히 러너는 계속 되었습니다. 이때 영양분 과다로 시아노를 맞이하게 됩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시아노 박테리아는 남조류로 지독한 냄새와 끈적한 검녹색을 띕니다. 보고 있으면 기분도 나쁘고 냄새도 싫습니다. 각고의 노력끝에 약 90%를 퇴치하고 이제는 한달에 한번정도 물리적 청소와 함께 프로엑셀 처방을 해주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14일. 언뜻봐도 쿠바펄이 가운데 부분에는 촘촘해진것 같습니다.
갖가지 이끼폭탄은 프로엑셀 과다 투여로 말끔해지고, 수초들의 광합성도 이젠 아주 잘되기 시작합니다.
다만, 광량 오버와 조명시간이 과다하여 갖가지 이끼손님들을 맞이했습니다. 그 결과 삼각모스가 있던 분재(본사이)를 제거하고 중/후경 수초를 좌우로 식재했습니다. 그리고, 관리하기 어렵고 더러워진 샌드를 ADA 콜로라도 샌드로 1cm 두께로 깔아주었습니다.
얼마전의 모습입니다. 청소안하고 찍어둔거라 샌드가 좀 더러워 보이네요. 그동안 쿠바펄은 충분히 러너를 했고, 원래 처음 계획했던 레이아웃은 아니지만, 적당히 구석구석 재미난 공간들이 있어서 물멍하기는 좋습니다. 원래 6월에 리셋하려고했는데, 9월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3. 물고기 : 러미노즈 테트라 (군영이 예술입니다), 아마노새우(야마토새우), 시아미즈 알지터 3마리. 그외 다수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수초항을 하기위한 도구와 재료들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액체비료 등 필요한게 많지만, 당시에는 저렇게 시작을 했었습니다. 첫 준비에 그래도 100만원조금 넘게 들었던것같고, 이후로도 각종 실패와 보정을 위해 그만큼이 더 들었던것 같습니다.
시아노가 창궐한 무렵 이 어항을 리셋하기 위해 ADA 아마조니아 V2 4포, ADA 아마조니아 라이트 2포, ADA 파워샌드 스페셜 S, M 각 1포, ADA 박터100 이렇게 준비를 해두었습니다만, 그후 다른 어항에 빠져 아마도 다음달 이후에나 리셋을 할것 같네요.
이렇게 2020년 5월 새로운 어항에 도전하기전까지 관리하던 모습입니다.
다음에는 그후 60 슬림어항에 만들어본 제대로 된 수초어항에 대해 올려볼게요
참고가 많이 됐습니다!
60P 어항은 잘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곧 그거 올릴게요~
대단하시네요~ 다음글도 기대됩니다
아들은 뭐 하나 시킬때 마다 용돈을 줘야하니 인건비가 비싸서 무거운 어항 옮길때만 부려먹고, 거의 대부분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제껀 유리가 10T 짜리인데, 둘이서 젖먹던 힘을 다 해 설치했습니다 ㅎㅎ
최초에 설치할때 최대한 수평을 잘 맞추는게 중요합니다. 자칫 유리가 터지기라도 하면 ㄷㄷㄷ
참고로, 첫 설치할때 수평맞추고, 다시 물채우고, 다시 수평맞추고 안맞으면 물 빼고 다시.. 이렇게 수평을 맞추시는걸 추천드려요. 4자 어항이면 보통 물무게만 200Kg 을 넘어가다보니 맞춰놓은 수평이 안맞게 되더라구요
참고로 수족관에 설치비를 주면 설치해주는데, 비용이 상당하더라구요
전 이 제품을 사용합니다. "샤오미 WiFI 플러그" 라고 구글 검색하면 여러군데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