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높임말을 쓰지 않은 점 양해 바랍니다.)
정보의 중요성은 어느 분야, 어느 현장에서나 강조된다. 이브온라인은 비록 게임이지만, 현실 세계보다도 더 정보가 중요하다. 정보가 없으면 이후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 판단할 수 없고, 그것을 판단 할 수 없다면 실수를 하게 되며, 실수를 한다면 타고 있는 함선을, 나아가서는 포드를 잃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보는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 이브 온라인 게임 내에서는 물론 Show Info 기능과, 거기에 있는 링크들을 따라가면서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게 전부일까?
이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이브 온라인 외부 사이트 들을 이용하여 캐릭터의 정보를 얻는 방법을 살펴 보겠다.
<상황>
당신은 당신이 소속되어 있는 얼라이언스의 지배 지역 중 하나인 널섹 성계에서 PVP를 위해 피팅된 Gallente Federation 의 Heavy Assault Cruiser 클래스 함선인 Deimos를 타고 게이트 점프를 한 직후, 몇 초 차이로 로컬에 들어온 한 뉴트 캐릭터를 보았다. 당신이 타고 있는 Deimos급 함선은 탱킹도 나쁘지 않고 이동 속도도 빠르며, 근거리에서 매우 높은 DPS를 지니고 있어 일반적인 Frigate 이나 Destroyer 급 함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Cruiser 급 함선도 1:1 로 잡아내거나 적어도 높은 DPS를 보여주어 쫓아낼 수 있으므로, 상대가 타고 있는 함선 여부에 따라 싸워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1] 이미 게이트 점프 직후의 클록은 풀렸으므로 안전한 세이프 스팟이나 혹은 행성, 달, 벨트 등을 향해 얼라인을 반드시 한 후, 디렉셔널 스캔을 돌린다.(디렉셔널 스캔 방법은 웹에서 검색, 혹은 https://wiki.eveonline.com/en/wiki/Directional_Scanner_guide 링크 참조)
결과 : 당장은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이 성계에는 3개의 게이트가 존재하는데, 상대가 내가 넘어온 게이트로 같이 넘어왔을 가능성은 없다.(그랬다면 그 이전에 보았을 것이므로) 3개의 게이트 중 하나는 디렉셔널 스캔 거리인 14.3AU 이내에 있고, 나머지 하나의 게이트는 그보다 멀리 있다. 그렇다면 상대는 가까운 게이트 점프 후 아직 클록을 풀지 않았거나, 멀리 있는 쪽의 게이트에서 넘어와 얼라인 혹은 워프 중이거나, 클로킹 함선을 타고 있을 것이다.
[2] 로컬 창의 상대 캐릭터를 더블 클릭, 캐릭터의 Show Info 창을 띄운다. ALT+B 를 눌러 인게임브라우저(이하 IGB)를 띄운 후, http://evewho.com 에 접속한다.(IGB 와 외부 브라우저 모두 북마크를 해 두자) 그리고 로컬의 캐릭터 명을 검색한다.
결과 : http://evewho.com/pilot/Leo+Nim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띄워졌다.(해당 캐릭터는 설명 편의를 위해 임의로 선정함)
[3] [2]의 페이지가 뜨는 동안 다시 한 번 디렉셔널 스캔을 돌리고, 얼라인이 완료되었는지 확인한다. 언제든 세이프 스팟이나 다른 천체로 워프아웃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2]의 페이지를 본다.
결과 : 디렉셔널 스캔에는 아직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게이트 점프 후의 클록은 1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풀리는데 아직 1분은 지나지 않았다. 클록 중이거나, 14.3AU 를 벗어난 공간을 워프 중이거나, 혹은 클로킹 함선일 수도 있다.
[4] http://evewho.com/pilot/Leo+Nim 해당 페이지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우선 해당 캐릭터의 시큐리티 스테이터스는 -8.7이다. 일단 위험등급이 한 단계쯤 올라간다. 로섹에서 많은 함선을 잡았거나, 적어도 하이섹 갱킹(퍽치기)을 했을 것이다. 그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킬보드를 보는 것이다. 캐릭터 얼굴 아래의 Links 항목의 zkillboard 를 클릭하자.
결과 : https://zkillboard.com/character/1046480871/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띄워졌다.
[5] 디렉셔널 스캔은 주기적으로 계속 돌리면서, [4]의 결과 페이지를 보도록 하자. 파괴한 함선이 8천대가 넘고, 잃은 함선은 300대 정도 뿐이다. 우측의 zkillboard 특유의 랭킹 시스템을 보면 전체 랭킹은 1500등 내외지만 최근 랭킹은 10등 이내임을 알 수 있다.(2014년 12월 기준) 이쯤에서 머리 속에는 빨간 불이 켜져야만 한다. 이 캐릭터는 이브온라인 우주 전체에서도 가장 위험한 캐릭터 중의 하나이다. 수많은 함선 파괴 기록이 있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우측의 Top Ships 를 보자, 1위는 Malediction.
Malediction은 Amarr의 Interceptor 클래스 프리깃으로, 인터셉터급 함선은 배 자체의 속도도 빠르고 특히 워프 속도도 빨라서, 재빠르게 이동하여 적을 도망가지 못하도록 태클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이 캐릭터는 플릿에서 인터셉터를 타고 가장 먼저 선행하며 적을 찾아 태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은 바꿔 말하자면 1,2점프 밖의 성계에 최소 수십 명의 뉴트 플릿이 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한 번 얼라인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디렉셔널 스캔을 돌리자.
결과 : 디렉셔널 스캔에 적 함종이 나타났고, 그 함종은...
[5] 상대의 함종은 예상대로 Malediction. 상대가 디렉셔널 스캔에 나타났다는 것은 높은 확률로 내가 있는 게이트를 향해 워프 중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인터셉터의 워프 속도는 최소 8AU/S 이므로, 감속 시간을 생각해도 최대 3초 이내에 나로부터 몇km 이내로 랜딩할 것이다. 만약 상대가 그저 말레딕션을 타고 혼자 다니는 것이라면 쉽게 싸워서 잡을 수 있겠지만, 상대 등 뒤에는 상대의 같은 편 플릿이 오고 있으므로 싸우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다.
다행히 미리 얼라인을 해 두었으므로, 침착하게 얼라인을 해둔 포인트로 워프를 누르자. 이후에도 세이프스팟을 바꿔가며 워프를 하다보면,(혹은 클로킹 모듈이 있는 경우 세이프스팟에서 클록 상태로 기다린다면) 상대는 어느 정도 시도를 해 보다가 포기하게 될 것이다. 곧 이어 상대편 플릿 수십명이 로컬로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고, 잠시 후 이 성계를 떠나게 될 것이다. 이제, 위험은 멀어져 갔다.
결과 : 살았다.
(해당 상황은 어디까지나 설명을 위한 가공의 예시이며, 실제로는 많은 변수가 있으므로 모든 상황에서 가급적 안전한 상황 혹은 안전하게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할 것.)
위의 예시에서 살펴보듯이 상대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상대의 킬보드가 만약 프리깃 혹은 디스트로이어급 함선을 이용한 솔로PVP 위주의 킬보드였다면 당신의 데이모스에게 좋은 사냥감이었을 수도 있다. 상대가 NPC 콥 소속이며 킬보드에 아무런 기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들어진지 오래된 캐릭터라면, Covert Ops 등의 클로킹 함선에 탄 정찰용 알트이거나 Covert Ops - Interdiction Nullifier T3 갱부스터일 가능성이 있고, 더 심각한 경우에는 Cynosural Field Theory 5단을 친 Covert Cynosural Field Generator I 모듈이 사용 가능한 Black Ops 갱의 정찰 겸 코버트 사이노 알트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일단은 피하고 당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듯 상대 캐릭터의 기본적인 정보, 행동유형을 파악하고 그로부터 추정하면, 당신이 이후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다.
(위의 그림들은 대부분 글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대에 대한 판단이 약 1분이내에 이루어지는 건가요?
몇 초차이로 운명이 뒤바뀔 수 있다니~!!
이런 정보력을 지니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 같아요.
이브 엘리트는 대단한 분들임에 틀림없어요.
#CLiOS
글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재미있어요. 대단하세요.
#CL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