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은 상당히 불편한 필기구입니다. 늘 관리를 해줘야 하며, 잉크가 비치지 않는 종이를 써야합니다. 필기 자세에 따라 닙이 변화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선뜻 빌려주기도 애매합니다. 간혹 잉크가 새는 경우가 있으며, 운이 없다면 단순히 만년필이나 내 손이 더렵혀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년필에 열광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만년필 특유의 필기감과 펜과 종이가 서로 마주하며 내는 소리,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필기 자세에 따라 닙이 변화하므로 '나만의 펜'이라는 유니크함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만년필 브랜드는 펠리칸입니다. 펠리칸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주는 어미 펠리칸을 형상화한 로고부터가 인상깊습니다. 또한 다른 만년필들과는 달리 피스톤 필러 방식으로 병 잉크를 사용하여 상당히 오래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사실 편하기로 따지면 카트리지를 사용한 만년필이 더 편합니다만, '만년필'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카트리지'가 주는 일회성 느낌때문에 저는 피스톤 필러 방식의 만년필을 선호합니다. 물론 카트리지 교체식 만년필도 별도의 어댑터를 사용하면 병잉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만년필이 있는 곳에는 왠지 잉크가 담긴 예쁜 병도 함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펠리칸 M150 만년필은 저의 첫 펠리칸 만년필입니다. 이 만년필은 제가 국문학과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부터 함께했습니다. 제주도의 한 펜 공방에서 구입한 수제 만년필에는 제 이름을 각인하는 사치까지 부려봤습니다만 가지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워터맨은 볼펜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되지만 만년필은 두 자루를 가지고 있으나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몽블랑. 철없던 시절 단지 조니 뎁이 모델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스타워커 만년필을 구매했습니다만 썩 좋지 못한 기억, 휴대의 어려움, 부드럽지만 두꺼운 펜촉으로 인해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펠리칸 M150은 늘 소지하고 다니며, 다른 세 자루의 만년필은 연구실에 두고 기분 내킬 때 잠시 사용합니다. 몽블랑 옆에 있는 워터맨은 어느 교수님께서 사용하지 않으신다고 제게 주셨는데, 조금이라도 안쓰면 잉크가 굳어버리고 쉽게 고쳐지지 않아서 잘 쓰지 않습니다. 펠리칸의 다른 만년필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 손에는, 그리고 저의 추억에는 10년도 훨씬 더 된 M150이 우선순위에 있습니다.
한번도 카트리지를 다 써서 교체해본적이 없습니다. ㅠㅠ
저는 저렴이로 몇자루 갖고있는데 만년필만의 매력이 있는거 같아요.
몽블랑 하나 사보고싶은데 워낙 비싸서 꿈만 꾸고 있습니다ㅋ
개인적으로 몽블랑 만년필은 비추입니다. 물론 제가 스타워커만 써봤기 때문에 다른 몽블랑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상적으로 쓰기엔 좀 부담스러운데다가 그 가격대에 품질인지는...제가 원래 가성비라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몽블랑은 그 가성비라는 것이 한참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상징성 때문이면 몰라두요. 만년필은 가격을 떠나 닙이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그 외에는 디자인, 브랜드 밸류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몽블랑은 길 드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일단 길들면 나만의 펜이라는 느낌이 강해 손에서 떼지 못 하게 됩니다. 이번에 들인 워터맨은 길 들일 필요도 없이 그냥 부드럽게 나오더군요. 하지만 쉽게 쓰는 펜은 누구에게나 쉽게 써지니 나만의 것이란 면에서 보면 약점도 되죠.
펠리칸 150도 명기라서 150n, 150nn 등의 아류모델이 계속 나오는 게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