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클량에도 목공 소모임이 생겼네요. 너무 경사스러운 일입니다.
다른 분들도 겸사겸사 작품소개하시길래 저도 부끄럽지만 그나마 인생에서 만들어봤던 두 가지 소개해봅니다.
어릴 때부터 목공에 관심은 많았는데 할 수 있는 공간도 장비도 없다가 12년 전에 누나가 목공에 빠지면서 놀라가서 만들었던 첫 작품인데요. 이 때만 해도 핀을 다이렉트로 꽂아서 세우는 스탠드형 핸드폰 거치대가 많았는데 이쁜 게 별로 없어서 아이폰 유저로써 만든 애플 거치대입니다. 원래는 저렇게 튀어나오는 형태가 아니고 애플 로고만 있고 그 안으로 쏙 들어가게 만들고 싶었는데 당시엔 트리머라는 존재도 몰랐고, 장비도 없어서 안정적으로 거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저렇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외엔 이제 하도 오래되서 뭘 어떻게 만들었는지, 자재는 뭐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전동 타카를 무릎에 맞을 뻔한 기억만 납니다. 누나가 장비 들고 설명해준다고 하다가 저한테 쏴서...다행히 타카심이 안들어 있어서 아무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제대로 박힌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재작년에 이사하면서 집에 작업 공간이 생겨서 만든 초단초점 프로젝터 전용 거실장입니다.
기성품으로는 적절한게 별로 없고, 해당 프로젝터 유저들은 맞춤제작을 많이 하시던 때라 저도 인테리어하면서 주문제작을 의뢰했었는데요. 인테리어 대표님이 너무 바쁘셔서 설계를 차일피일 미루는 데다가 빠듯한 예산에 예상가가 150-200은 된다고 해서 내가 장비사서 만들면 100 안에 해결할 수 있고, 장비는 내거니까 더 싼 셈이다!라고 와이프를 설득해서 목공을 제대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센터 스피커랑 디자인을 통일시키고 싶고, 장비는 깔끔하게 다 수납하고 싶어서 기기들 사이즈에 맞춰서 설계를 했는데 다행히 결과물은 잘 나온 거 같습니다. 다만 처음하다보니 틀어지고 사이즈 안맞는게 있어서 자세히 보시면 오른쪽 중간 라인에 나무 패인 자국이 있습니다. 언젠가 수정해서 다시 페인트질 해야되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이걸 만드는 걸 계기로 목공을 쭉 하려고 원형톱에, 트리머에, 원형샌딩기, 전동 스프레이까지 장비도 다 샀는데 정작 바빠지면서 지금은 목공은 손도 못대고 있네요. 결국 현재로선 이게 마지막 작품인 상태입니다. 그래도 장비가 있으니 간간히 나무 잘라서 어디 덧대고 할 때는 유용하게 사용하고는 있는데 할루 빨리 다른 작품도 만들고 싶어지네요.
다들 안전목공하세요!
꼭 여유시간이 다시 나시길 바랄께요~ 저것만 만들고 끝내긴 아쉽습니다. ㅠ
그래도 이런 취미생활을 가진 상태에서 다행인 점은 와이프가 응원을 해준다는 거네요. 다음에는 와이프 화장대 만들어주기로 했거든요...ㅎㅎㅎㅎㅎ 다행히 이것 이후에도 쭈욱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