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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프로모션 같은 것에 도통 관심 안 가지는 타입인데 요즘 무료하고 일상이 너무 식상해진 기분이라 리미티드커피_부산님의 나눔에 손 들었습니다. 즐거운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주신 것 먼저 감사드립니다.
집에서 커피 만들어 마신 지는 15년 정도 됐고, 그 사이 커피 취향은 왔다갔다 했고, 전문성은 전혀 없어서 커피 맛과 향을 잘 구분하거나 표현하진 못하고, 특히 요 몇 년은 전혀 까다롭지 않게 어떤 커피든 만족하며 잘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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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원두가 도착했습니다. 오늘이 수요일이고 일요일에 로스팅 한 원두이니 디개싱 기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1. 성미가 급하기도 하고, 2. 요즘 날씨 때문에 원두 상태가 금방 엉망이 되어 맛이 플랫해지는 경향이 강한 것 같고, 3. 맛과 향에 대해 잘 리뷰할 재주가 없으니 속도로 1등이라도 하자! 하는 마음이 들어서(ㅎㅎ) 바로 원두 봉투 개봉해 마셔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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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있는 도구는 로켓 R9 ONE과 메저 필로스 그라인더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그때그때의 기분대로 추출방식을 바꾸어 마시는데, 원래도 날카로운 산미를 좋아하지 않아서 최대한 자극적인 맛을 줄이기 위해 원두를 좀 굵게 갈고 저압 추출을 하는 편인데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여름 들어선 추출이 쏟아지는 경향이 보여서 요즘은 아예 7bar로 주욱 추출하고 있습니다. 프리인퓨전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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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열어 원두를 꺼내보니 전형적인 재래종 에티오피아의 작고 쭈글한 콩들과 좀 큰 콩들이 섞여 있습니다. 센터컷을 보면 내추럴 가공인 것 같고 배전도는 미디엄 정도로 보입니다. 특이(?)한 점은, 눈으론 내츄럴 가공인 것 같은데 의외로 향이 화려하지 않고 무엇보다 발효향은 거의 없네요? 고소한 향이 주로 나고 옅게 달달한 향이 섞여 납니다. 향만 맡으면 워시드 같습니다. 뒤에서 다시 쓰겠지만 이 부분이 제가 마셔보고 받은 인상의 핵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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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원두 중 에티오피아 콩을 포함하면서 배전도가 비슷하다고 추정되는 앤트러사이트의 스테디셀러 [나츠메 소세키] 블렌드와 나란히 놓고 찍어보았습니다. 왼쪽( << )이 앤트러사이트이고 오른쪽( >> )이 리미티드 커피입니다. 사진에 나타나듯 원두의 발색이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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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셔봐야지요,
원두 20그램을 도징해 25초에 34그램을 추출해 아메리카노를 만들었습니다. 그룹헤드 온도는 90도씨입니다. 추출압은 시작부터 종료까지 7bar 지속입니다. 가수한 물은 92도씨입니다. 다른 분들이 통상 하시는 것에 비해 추출량이 좀 적고, 추출압과 추출온도도 낮은 편인데 그건 위에서 말한 대로 제가 자극적인 커피를 좋아하지 않고 그 반대쪽-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커피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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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로스팅 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가스의 쓴 맛은 별로 없습니다. 역시 덥고 습한 날씨 때문일까요? 그럼 본격적(?)으로 커피 맛은 어떨까요? 원래 이벤트에 참여하며 예상했던 맛은 예가체프 아리차 내츄럴이었는데, 마셔보니 꽤 다른 맛이 나 조금 당황했습니다. 예가체프라면 오히려 워시드 가공한 것 같은 느낌이고, 마셔본 것 중 비슷한 걸 찾아 보면 시다마 워시드가 떠오릅니다. 첼베사 워시드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맛과 향이 강하지 않습니다. 꽃이라면 재스민, 과일로는 블루베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후미의 단맛은 설탕보다는 조청을 연상케 합니다. 과일맛은 선명하지만 날카롭지 않아서 이건 산미가 강하지 않다는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산미가 적다는 게 아니라 적은 것 처럼 느껴진다는 얘깁니다. 또하나 특이하다고 생각한 건, 무산소 발효한 원두에서 날 법한 리치의 느낌이 섞여 있다는 것. 물론 이건 제 커핑이 근본 없고 엉터리라 그런 걸 수 있으니 무시하셔도 됩니다. 요는, "원두 생긴 건 내츄럴인데 맛과 향은 워시드스럽다"입니다. (아니면 이 커피, 내츄럴 아니고 워시드였던 걸까요??? )
커피가 식으면서 조청 같은 단맛이 좀 더 올라오긴 하는데, 일반적인 내츄럴 커피처럼 그 달아지는 정도가 강하진 않고 오히려 홍차 같은 맛이 강해집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와인이나 럼 느낌이기도 합니다. 이런 표현 역시 무산소 발효 커피들에 보통 따라붙는 표현이라 좀 이상...하지요? 네, 제가 엉터리인 것 맞나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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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볶아 보내주신 분 마음에 보답할 전문성이 없으니 성의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서 필터로도 내려보았습니다. 사용한 도구는 코만단테 C40 mk.4 핸드밀과 츠바메 웨이브 드리퍼 155 사이즈, 칼리타 KWF-155 필터입니다.분쇄도는 코만단테 기준 영점에서 28클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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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17그램을 도징해 92도씨의 물 35그램으로 40초간 뜸들인 후, 물 105그램/70그램/50그램을 세 번에 나누어 부었습니다. 그러니 부은 물 양은 총 260그램입니다. 마지막 50그램만 강하게 푸어오버식으로 부었고, 그외엔 정드립에 가깝게 여과식으로 부었습니다. (옛,옛날사람이라... -_-;; ) 그럼에도 원두를 굵게 갈았기 때문에 총추출시간은 2분 30초 남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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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보니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해 만든 아메리카노와 본질적으론 같은 결입니다. 아,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인가요? 당연한 얘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당연하지만은 않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에티오피아 내츄럴 원두를 머신으로 내려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복해 말하고 있지만 제 입엔 너무 "쎄서"요. 그래서 에티오피아 싱글은 주로 필터로 17그램, 어떨 때는 16그램이라는 적은 양의 커피를 도징해 굵게 갈아 낮은 물 온도로 빠르게 내리고, 심지어 총 추출량의 15%까지 가수해 마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커피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마일드하네요. '워시드 같다'는 인상이 필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깔끔하고 밸런스 좋은 홍차를 마시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홍차에 럼 한 방울 떨어뜨린 느낌? 좀 다르게 접근한다면 발효취 안 나게 잘 가공한 무산소 발효 커피 마시는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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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결론은 >> 저처럼 과하지 않은 맛의 커피를 선호하면서도 산미는 놓치고 싶지 않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있는 커피 같습니다. 이 때의 산미는 날카롭지 않은 적당히 둥글어진 산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꽃향기 확 올라오는 강렬한 에티오피아 내츄럴 원두를 좋아하는 분들은 덜 좋아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래, 워시드였거든요! ㅋㅋㅋ" 로스터님이 이러실까봐 불안에 떨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온라인 에디터에 진입해 쓰는 글이라 오탈자 많을 수 있습니다. 글 올린 후라도 오타 발견하면 수정해 놓겠습니다. 커피는 며칠 더 마셔보고, 혹시 디개싱 진행되며 느낌이 확 달라진다면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정성 어린 리뷰 감사합니다^^
처음 시도해본 블라인드 리뷰가
제가 생각해 본 것보다 차고 넘칠 정도로 작성해주셔서
감사할 따름 입니다^^
말씀해주신 부분들은,
잘 참고해서 더 나은 커피를 만드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남은 한주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택배는 글 내용에 적힌 수요일에 받으셨나요?
택배시스템에선 화요일 저녁에 도착으로 떠 있어서 여쭤봅니다^^
아..가끔 택배기사님들이 물건이 많으면,
다음날 오전에 배송하시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건지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