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콩을 볶았습니다. 저는 한 번에 200g씩 볶는데요... 이렇게 볶으면 오른쪽 유리병에 담을만한 양이 됩니다. 왼쪽 유리병은 그 반 정도 담기고요. 왼쪽 유리병의 원두를 다 먹으면 오른쪽 유리병에서 왼쪽 유리병으로 원두를 옮깁니다. 그래서 오른쪽 유리병은 가득 차 있거나 반 만 차있는 두 가지 상태를 가집니다. 하나 더 있군요.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비어있는 상태가 되면 다시 200g을 볶아 채워둡니다.
볶을 때 사용하는 도구는 무쇠솥입니다. 솥을 꺼내는 것부터 다시 넣어두는데 까지 대략 50분 쯤 걸리는 것 같네요.
처음 하는 일은 솥을 꺼내 가스렌지에 올려두는 것입니다. 뚜껑은 덮어둡니다. 불의 세기는 가장 센 불의 2/3입니다. 중 불이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5분을 잴 수 있는 스톱워치도 켭니다. 환기를 위해 집안의 모든 창문을 열어둡니다. 생두를 꺼내 계량합니다. 원두를 식힐 얼음팩과 소쿠리도 준비합니다. 뜨거운 솥을 잡을 오븐 장갑같은 다른 도구도 준비하고요. 계량된 생두를 가지고 가스렌지 앞에 서면 대략 3~4분이 지난 상태입니다. 가스렌지 후드의 조명과 환풍기를 켜고 조금 더 기다리면 4분 30초쯤 되네요. 불 세기를 약 불(1/3)로 낮추고 뚜껑을 열면 연기가 휙 날라갑니다. 잠시 뒤 생두를 솥에 부으면 스톱워치에서 삐삐삐 소리가 납니다.
스톱워치는 5분에 맞춰둔 상태입니다. 삐삐삐 소리가 나면 버튼을 두 번 누릅니다. 그러면 다시 5분 뒤에 소리가 나거든요. 이제부터 열심히 거품기를 휘젓습니다. 생두를 넣은 후 첫 5분 동안 생두는 노란 색으로 변했다가 점점 색이 짙어집니다. 두번째 5분의 중간에 1차 크랙이 오는데, 생두를 넣은 후 대략 7~8분 정도 되는 것 같네요. 1차 크랙이 너무 빨리 오거나 원두가 많이 타는 것 같으면 잠시 불을 끕니다만...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합니다. 세번째 5분은 원두의 전체적인 색을 봅니다. 이제 되었다 싶으면 소쿠리에 붓습니다. 5분을 다 채울 때도 있고 조금 빨리 끝내거나 또는 조금 늦게 끝내기도 합니다.
소쿠리는 얼음팩 위에 놓여 있습니다. 왼 손으로 소쿠리를 돌려 얼음팩에 접촉하는 부분을 바꿉니다. 오른 손으로 열심히 거품기를 휘저어 원두와 소쿠리의 접촉하는 부분을 바꿉니다. 원두가 충분히 식을 때 까지 돌려주면 소쿠리의 틈새로 타버린 껍질들도 내려갑니다. 손으로 만져봐서 뜨겁지 않으면 다른 소쿠리로 조금 더 털어줍니다. 바람이 부는 곳으로 이동해 양 손에 소쿠리를 하나씩 잡고 한 쪽 소쿠리에서 다른 쪽 소쿠리로 바꿔가며 원두를 부어줍니다.
유리병에 원두를 담고, 사용했던 도구들과 주변을 청소합니다. 이것이 지금 제가 생두를 볶는 방법입니다.
처음 사용했던 도구는 수망이였습니다. 가스렌지 주변으로 채프가 날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였는데 불 세기를 맞추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수망 로스팅은 불 위에서 계속 흔들어줘야 합니다. 열심히 흔들다보면 팔에 힘이 빠져서 점점 밑으로 내려가더군요. 점점 불 가까이로 내려가니 일정한 화력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의 유튜브를 보니, 그분은 가스렌지 대신 오래된 하이라이트 전기렌지를 쓰시더군요. 버려도 되는 하이라이트 전기렌지위에 수망을 그대로 올려두고 그 위에서 이리저리 흔드는 방법이었습니다. 팔에 힘이 빠져 높이가 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만... 저는 그때 이미 다른 도구로 바꿨거든요.
다음에 사용했던 도구는 깊이가 있는 프라이팬과 나무주걱이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무쇠솥과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프라이팬은 다른 요리에도 사용해야 했기때문에... 탄 맛이 남아있는 멸치볶음이나 비릿한 커피가 나올까봐 두려워졌습니다. 잠시 통돌이 오븐으로 로스팅을 한 적도 있습니다. 장점은... 팬로스팅보다 로스팅 정도가 고른 것 같습니다. 같은 속도로 돌아가며 통을 굴려주니까요. 단점은... 로스팅용으로 설계한 도구가 아닙니다. 우선, 모터의 힘이 약합니다. 다음, 생두에서 증발한 수분이 잘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의 수분은 열을 보존하기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 놈은 과합니다. 익숙해지면 잘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익숙해지기 힘들 것 같습니다. 원두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기 힘들기때문에 조금만 잘못하면 태우거나 덜 익히기 쉬웠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 버린 무쇠솥을 하나 발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나중에 나중에 가지고 싶은 장비는... 자동으로 통을 돌려주고 온도계가 붙어있는 로스터입니다. 손으로 돌려주면 팔도 아프고... 고르게 섞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해서요.
저는 뚝배기로 시작했어요. 지름12센티짜리 뚝배기로 하다가 교반때 자꾸 튀어나가서 이제는 깊은 후라이팬(웍. 중국요리용) 씁니다. 저도 200g씩 하는데 시간도 비슷하시네요 ㅎㅎ
오로지 원두가 커피맛에 90%이상일거다는 신념으로 대충 해보고 있네요 ㅎㅎ
주말마다 여러 원두를 여러가지로 볶습니다.. 이번주는 지난주에 실패한 파카마라 연하게 볶기에 도전할 예정이네요 ^^
동지애가 느껴집니다 ㅋ
뚝배기가 원적외선이 나오네. 전통적이네 해서 좋아보이지만, 결론은 불조절(열량조절)이 쉽지 않다는 거였어요.
워낙 한번 열 받으면 두께 때문이라도 열을 한참 품고 있으니 몇박자 빠르게 불조절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드니 그냥 얇은 철판으로 된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약 빈을 항상 똑같은것만 볶는다면 어떤 로스트기로도 거의 일정하게 볶을수도 있겠지만, 저는 커피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 ㅎㅎ
여러나라의 다양한 커피들 맛을 보고 싶어서 항상 다른 콩을 볶아야 해서 로스팅 자체가 늘 모험입니다. ㅋ
혹시 커피 콩을 어떤걸 고르시는지요? 이제 저는 2~3달차라 처음에는 기준도 없이 했는데 요즘은 잘 찾는 법을 약간은 정보를 얻었네요.
에디오피아 햇콩들이 이제 막 들어오더라구요.. 에디오피아 콩이 작아서 볶기가 많이 수월합니다. 맛도 독특한게 많은거 같구요 ^^ 쉽게 타는건 네츄럴쪽이 저는 잘 타더라구요. 워시드가 좀더 단단한지 볶기가 수월하고..ㅎ
가마솥은 열용량이 커서 불조절이 쉽지 않으실텐데 잘 볶으시네요.
저는 20cm 웤에 뚜껑 덮어서 5초에 한번씩 상하로 흔들어 볶았었는데(330g 넣구요), 저어서 볶는것 보다는 힘이 덜 들더군요. (가벼운 냄비가 좋습니다. 20cm 알미늄 함마톤 냄비 추천합니다.)
그래도 4배치 볶으면 남자인 저도 땀 범벅에 팔꿈치도 뻐근해 와서, 중고 통돌이 하나 영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전 생각이 나서 글 올려봅니다. ^^
처음 팬 로스팅 할 때는 잘 저어주기만 하면 될줄 알았습니다. 지금은 예열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전도열만 사용하면 겉은 타고 속은 안익는 일이 벌어지는 것 같네요. 위에 조금 부정적으로 적었지만... 통돌이 오븐을 경험하며 배운 것이 많습니다. 생두가 열을 충분히 받으면 어느 순간 수분 증발이 많아진다는 것, 이 때 냄새는 비릿하며 달콤하다는 것. 1차 크랙이 올 때 다시 수분 증발이 많아진다는 것, 이 때 냄새는 신 맛(?)이 난다는 것. 2차 크랙이 올 때 연기가 많아진다는 것, 이 때 냄새는 탄내가 많아진다는 것.
통돌이 오븐은 배기가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특성을 이용합니다. 수분을 품은 공기가 통 안에 갇혀있습니다. 수분은 열을 보존합니다. 통 안에서 교반을 하면 수분과 섞인 뜨거운 공기를 통해 열이 전달됩니다. 복사열이나 대류열은 전도열에 비해 생두 안쪽까지 깊이 침투합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겉은 예쁘게 보이는데 속은 다 타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팬 로스팅은 이와 반대로 겉은 타버렸는데 속이 안익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요. 균형을 맞추는 일이 어렵고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만, 복사열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면... 그러기 위해서 얇은 팬 보다 두꺼운 팬이 유리한 것 같습니다.
웍에 뚜껑을 덮어 흔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이때는 통돌이 오븐과 비슷한 효과가 일어날것 같습니다. 이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벼워야 되니 앏은 팬이 유리하겠네요^^.
제가 처음 로스팅 연습해서 사업 시작했을때가 마지막 사진 같은 로스터기로 집에서 연습했는데요. 그때 생각이 막 나네요~~ㅎ집에서 연기 뺀다고 쌩쑈를 다 했었는데...^^
공감 누르고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