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 들으며 덩실덩실 거리다가 미친듯이 클래식을 듣게 만든 몇 곡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이었습니다.
1번 소나타의 첫 음을 활이 긁는 순간의 그 섬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외계의 소리 같았습니다. 가늠할 수 없는 낯선 음악 앞에 혼이 팔려 한 장의 시디가 다 돌 때까지 꼼짝 없이 들었었습니다.
일상에서 늘 확인하듯, 내부가 소진되면 새로운 힘은 늘 외부로부터 옵니다. 젊은 날, 세상을 보는 매개였던 음악의 장르가 내게서 힘을 다 하던 날, 느닷없이 날아와 창처럼 꽂혔던 외계의 소리!
돌이켜 보니 그 때 얻어 들었던 음반의 연주자가 밀슈타인이었습니다. 마지막 실황 음반이 재발매 되었다길래 궁금하여 받아 놓고 식구들 깰까 소리를 낮추고 듣고 있는데 마침 샤콘느를 긁어 대는 군요.
새삼, 고마워, 영감!
w.Cli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