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밥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꽤 많으실 것 같아서 정리해봤습니다.
저도 처음 고양이 입양했을 때 건식만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수분 섭취가 너무 부족했더라고요. 고양이는 원래 먹이에서 수분을 대부분 섭취하는 동물이라, 건식 위주 식단이면 만성 탈수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장 질환이 고양이한테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이거라는 얘기도 있어요.
그렇다고 습식만 먹이는 게 정답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건식 사료의 역할
건식 사료는 칼로리 밀도가 높고 보관이 쉽습니다. 치석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 효과는 전용 덴탈 간식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보다는 자율 급여, 즉 밥그릇에 항상 채워두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게 실질적인 장점이에요. 다묘 가정이거나 집을 자주 비우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다만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제품이 많아서, 성분표 보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걸 고르는 게 좋습니다. 조단백 30% 이상, 가급적 35% 이상인 제품을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습식 사료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
고양이의 하루 수분 필요량은 체중 1kg당 약 40~60ml입니다. 4kg 고양이라면 하루 160~240ml 정도가 필요한 셈인데, 건식 사료만 먹으면 이걸 물로 다 채워야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원래 물을 잘 안 마셔요. 사막 기원 동물이라 갈증 감각 자체가 둔합니다.
습식 사료는 수분 함량이 70~80% 수준이라, 한 끼만 먹여도 수분 섭취에 상당히 기여합니다. 비뇨기 건강에 민감한 고양이라면 특히 습식 비중을 높이는 게 좋습니다.
고양이 영양 기준이나 수분 섭취 관련 내용은 아래 참고하셔도 됩니다.
https://www.zezelife.com/ko/a-comprehensive-guide-to-cat-health-and-nutrition/
혼합 급여, 비율은 어떻게 잡을까
정해진 황금 비율 같은 건 없습니다. 고양이 나이, 건강 상태, 활동량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방식은 아침에 건식, 저녁에 습식입니다. 또는 하루 두 끼 모두 습식을 주되 건식을 간식 개념으로 두는 방식도 있어요. 저는 후자로 바꾼 이후에 고양이 음수량이 확 줄었는데 수의사한테 얘기했더니 습식으로 수분을 충분히 채우고 있으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칼로리 계산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포장지에 적힌 급여량 기준을 일단 따르되, 체중이 늘거나 주는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중성화된 성묘 기준, 하루 칼로리는 체중(kg) × 30 + 70 공식으로 대략 추정합니다. 4kg 성묘라면 약 190kcal 전후입니다.
https://www.nias.go.kr/companion/new_petBoard.do?cmCode=M170718155223088
급여 방법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1. 밥그릇 위치
화장실과 멀리 두는 건 기본이고, 수염이 그릇 벽에 닿지 않는 넓고 얕은 그릇이 좋습니다. 수염이 자꾸 닿으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밥을 먹다 말기도 해요.
2. 온도
냉장 보관한 습식은 바로 주지 말고, 실온에 10~15분 두거나 살짝 데워서 주는 게 좋습니다. 고양이는 먹이 온도에 민감해서 차가운 걸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급여 횟수
성묘 기준 하루 2회가 일반적이지만, 어린 고양이(생후 6개월 미만)는 3~4회로 나눠주는 게 좋습니다. 위가 작아서 한 번에 많이 먹으면 토하는 경우가 생겨요.
4. 사료 전환 시 주의
새 사료로 바꿀 때 갑자기 바꾸면 소화 장애가 옵니다. 기존 사료에 새 사료를 20% 섞는 것부터 시작해서, 1~2주에 걸쳐 서서히 비율을 높여가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57930
사료 성분 볼 때 체크할 것
원재료 첫 번째 항목이 고기류(닭고기, 연어 등)인지 확인하세요. 첫 번째가 곡물이거나 부산물 위주면 단백질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타우린이 별도 첨가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양이는 타우린을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해서 반드시 식이로 섭취해야 하는데, 결핍되면 심장 질환이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존제는 천연 보존제(비타민 E, 로즈마리 추출물 등)를 쓰는 제품이 그나마 낫습니다. BHA, BHT, 에톡시퀸 같은 합성 보존제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간식 비중은 하루 칼로리의 10% 이내로 잡는 게 기본입니다. 간식을 많이 주다 보면 정작 주식을 안 먹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저도 이 실수를 한 번 했는데, 한동안 고생했습니다.
식단 구성이 막막하게 느껴지신다면, 아래 링크에 습식과 건식 혼합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둔 내용이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고양이 식단은 한 번 세팅하면 계속 같은 방식으로 가는 게 아니라, 나이 들면서 계속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 염두에 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