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심심해서 페북에 적어 본 글인데..
이왕 쓴거, 같이 나누자 싶어서 굴러간당에도 올려 봅니다. ^^;;
요약 :
1. 포드 모델 T는 값싼 차 라는 개념으로 세상을 바꿔 버림.
2. 테슬라는 전기차의 약점인 충전시간, 주행거리, 비싼 가격을 모두 새로운 개념으로 극복해 버림. 테슬라의 미래가 매우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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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모델 T 와 테슬라
1. 세계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를 고르라면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고, 가장 좋은 차를 고르라고 해도 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차를 딱 하나만 고르라면 누구나 '포드 모델 T' 를 고를 것이다.
미국에 자동차시대를 열었다 (put America on wheels)라는 표현이 있지만, 사실은 전세계에 자동차 시대를 연 모델이다. 이 차 덕분에 세계는 다시한번 과거와 절연하게 되었다. 다시는 자동차 없는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이 놀라운 차의 놀라운 특징은 사실은 딱 하나 뿐이다. 이 차보다 빠른 차도 많았고, 이 차보다 크고 고급인 차도 많았다. 그러나 이 차는 값싼 차이다. 그것도 놀랍게 값싼 차이다.
가격이 싸다라는 단 하나의 특징으로 세상을 바꾼 것이다. 얼마나 쌌냐고? 당시 미국에서 고급 자동차 가격은 약 3,000불 정도로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차는 처음 800불로 시작하여 나중에는 300불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요즘의 화폐가치로는 약 3500불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우리 돈으로 400만원 짜리 차라는 소리이다.
차의 가격이 싸다는 이 단하나의 특징 아래에는 수많은 인간의 노력이 담겨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생산방식이 고려되었고,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이 시도되었고, 단일모델을 통한 비용절감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로 이 차는 20여년의 세월동안 무려 1,500만대를 판매할 수 있었다.
2. 현대 경영학의 모든 학문은 포드 모델 T의 탄생에 빚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산관리, 인사노무관리, 마케팅 등등이 전부 이 모델의 탄생과 관련이 있다. 사실 경영학이라고 하는 학문 자체도 테일러 시스템에서 탄생한 것이 아닌가. 테일러 시스템은 실제로는 포드에서 완성된 것이다.
지금도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원칙!은 도요타에 의해 충실히 승계되고 있다. "양품염가" 얼마나 확고하고도 알기 쉬운 원칙인가? 도요타의 철학은 '싸고 좋은 차'라는 슬로건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었다가 개피를 보고 있는 코롤라의 경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기록되어 있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별 특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잔고장 날 게 없도록 단순화 되어 있고, 정비성이 좋고, 저렴하다는 것이다. 정말로 재미없게 생긴 이 차는 아반떼 HD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개피를 본 것은 코롤라보다 훨씬 멋지게 생긴 아반떼 MD가 무려 천만원이나 싸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반떼라는 경쟁자가 힘을 못 쓰는 곳에서는 코롤라가 왕이다.
대량생산에 의한 원가절감! 이것은 사실은 자본주의 혁명의 가장 정수라 할 만 하다. 거의 모든 기업들은 이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이를 가장 성공적으로 실행해 낸 것은 포드이다. 이를 위해 컨베이어 시스템을 만들고, 고통스런 노동강도를 인내하도록 높은 임금을 주고, 국가를 조정하여 자동차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만들어 판매를 보장받았다.
이것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보다 수천만배 더 어려운 일이다. 포드는 그것을 이루어낸 기업이었다.
여담으로 gm은 포드가 하는 걸 정반대로 해서 포드를 만년 2등으로 끌어 내렸다. 원가절감을 위해 똑같은 모델을 20년간 똑같이 생산하는 걸 비웃으면서, '의도적 진부화 전략'을 통해 2년마다 모델체인지를 해대었다. 오로지 검은색 딱 하나만 있던 모델 T를 비웃으면서 온갖 컬러와 디자인을 통해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GM은 지금 말로 하자면 진정한 마케팅 기업인 것이다.
3. 최근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이다. 배출가스 제로, 소음진동 제로, 초경량화, 놀라운 에너지 효율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기차는 절대적인 약점이 있다. 첫째로는 배터리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배터리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정말로 힘들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현재 출시된 전기차의 현실은 참으로 비참하다. 무려 8시간을 충전해서 겨우 150키로를 갈 수 있다. 휘발유 자동차는 3분 주유해서 700키로를 갈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가격은 눈물나게 비싸다. 휘발유를 태우는 경차 레이가 1500만원이 안되지만, 전기차 레이는 5천만원에 육박한다. (처음 4500만원에서 지금은 3500만원으로 가격 인하)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가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닛산 리프, 미쓰비시 아이미브는 모두 참담한 실패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나왔다. 테슬라는 한마디로 자동차 업계의 벤처기업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최대의 벤처기업은 '삼성자동차'라는 농담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벤처는 결국 실패하여 르노에 매각되어 있다.
자동차처럼 대량의 자본투자가 필수적인 업계에서도 벤처가 탄생했다. 물론 차고에서 뚝딱거려서 만드는 수준의 가난한 벤처는 아니지만, 기존 자동차 회사의 규모에 비하자면야 정말로 귀여운 벤처 수준이 아닌가.
그런데도 그런 벤처가 탄생했다. 벤처는 기존 업계의 약점을 공격하고, 기존 업계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했고, 테슬라는 그런 역할을 정말 훌륭하게 이루어 내고 있는 중이다. 워낙 어려운 도전이기에 최종적인 성공여부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그러나 테슬라의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해 내는 능력은 참으로 놀랍다.
4. 전기차의 약점을 하나씩 짚어 보자.
1) 충전시간이 무려 8시간이다. 급속충전이라 하더라도 1시간 이상이며, 이는 배터리에 큰 무리를 준다.
--> 테슬라는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로 이를 극복한다. 배터리 충전소에서 전기 플러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다쓴 배터를 주면 다충전된 배터리를 끼워준다는 것이다.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시간과 똑같은 시간 안에 풀 충전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첫번째 치명적인 약점을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이미 캘리포니아에 200개의 배터리 교환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충전소 대신 교환소를 만들면 된다.
2) 주행거리가 겨우 150킬로이다. 이걸로는 그야말로 동네 마실용으로만 쓸 수 있다. 매일 저녁마다 반드시 충전해야 한다. 까먹으면 다음날 아침 차는 쓸 수 없다.
-->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배터리를 아주 큰걸로 넣는 것이다. 그럼 전기용량이 커지고,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 두번째는 배터리 충전을 시키기 위한 전용엔진을 넣는 것이다. 그래서 휘발유 엔진으로 전기를 만들어서 충전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첫번째 방식을 모두 쓴다. 테슬라의 배터리 용량은 닛산이나 미쓰비시의 두배 이상이다. 두번째 방식을 쓰는 업체는 gm의 볼트이다.
3) 동급 차량에 비해 거의 3배나 비싸다.
--> 여기에 바로 전기차 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업계가 다 망해 버렸다. 휘발유차에 비해 엄청난 약점을 지닌 차인데 가격은 눈이 튀어나도록 비싸다는 건데..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업체는 두가지 방법을 쓴다. 첫번째는 원가절감이고 두번째는 정부 보조금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기존 차체를 활용한다. 전기차 전용 차체를 만들려면 돈 들자나. 얼마나 팔릴 거라고 새로운 차체를 개발하겠는가? 거기다 정부를 졸라서 각종 세제혜택을 받아서 최대한 차값을 낮춘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래도 엄청나게 비싸다든 것이다. 그렇게 아껴서 5천만원짜리 경차이다.
전기차의 원가는 엄청나게 단순하다. 배터리가 모든 것이다. 원가의 80%가 배터리에 집중된다. 전기차는 미션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미션이 필요없고 각종 동력전달장치도 매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전기차가 팔리면 차 회사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회사가 돈을 번다.
테슬라는 전혀 다른 접근방식을 통했다. 그냥 비싸게 받는 것이다. 대신 비싸게 만드는 것이다. 어차피 비싼 배터리, 왕창 넣어서 왕창 비싸게 받는다. 대신 정말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전기차는 rpm 개념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토크가 최대토크로 나오는 특성이 있다. 그러니 제로백이 엄청나게 빠르다. 굉장히 박력있는 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엄청나게 조용하면서도 엄청나게 빠른 차라니!
이건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의 마트용 차가 아니다. 호쾌한 주행을 즐길 수 있는 부자들의 장난감이라는 것이다. 그걸로 눈 튀어 나오게 비싼 값을 부르고, 그만큼의 성능을 제공한다. 어차피 그걸 위한 기술이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에 비한다면야 전기차의 주행성능 개선은 오히려 매우 쉽다. 모터를 빨리 돌리면 그만이 아닌가.)
비싼 전기차의 가격을 싸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기존 업계에 비해 테슬라는 비싼 전기차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어서 더 비싸게 팔아 버리는 전략을 취했다. 이것은 전기차 업계의 개념을 다시한번 바꾸는 것이다.
5. 포드는 값싼 차 라는 '개념'으로 자동차 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100년이 흐른 지금, 테슬라는 비싼 전기차 라는 '개념'을 들고 다시 자동차 업계에 등장했다.
이런 새로운 '개념'들로 인해, 세상은 진화해 간다.
둘을 서로 비교는 할 수 있겠지만 동등한 파급력이라고 볼 수는 없는게 아니냐는 거지요.
그런데 '귀여운 벤처 수준'이라고 하기엔 사장이 ㅎㄷㄷ한 분이죠..
이분 보면, 오클리 사장과 현실의 아이언맨이 떠오릅니다.
주로 캘리포니아에서만 판매됨에도 불구하고 S클래스의 판매량을 훌쩍넘어섰고 A8과 7시리즈를 합친것보다 많이 팔리고있습니다.
고급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죠.
이런 변화를 무시한다면 기성 자동차 메이커들은 살아남기 힘들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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