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azz 입니다.
9월초부터 약 3주간 일정으로 노르웨이 거의 전체를 캠핑카를 빌려서 일주하고 왔습니다.
총 주행거리는 5800Km 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차를 빌리면 비싸다고 해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캠핑카를 렌트한다음 북쪽으로 올라가서 노르웨이로 넘어간다음 센야섬과 로포텐 제도, 그리고 남쪽으로 내려와서 웬만한 포인트는 다 찍고 온거 같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주행거리가 꽤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캠핑카 크기는 4인 승차/취침되는 모델로 길이 7.7미터, 폭 2.3미터, 높이 3.1미터였습니다. 렌트는 Touring Cars 에서 했고, 캠핑카의 베이스 차량 메이커는 피아트였습니다. 디젤 2.2엔진을 가지고 있고 주행거리가 2만km정도밖에 안되는 거의 새차를 받았는데 중간에 엔진오일 감소로 엔진 오일 보충을 하고 (노르웨이 정비소에서 1.5L 오일 보충하고 점검하는데 대략 40만원정도 청구되더군요.. 물론 나중에 렌트카 반납시 이 비용은 돌려 받았습니다) 중간에 체크엔진 등이 간헐적으로 뜨는 등 피아트 차량의 품질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네비게이션도 너무 허접해서 핸드폰의 구글맵을 메인 네비게이션으로 사용했습니다. 차선유지나 어댑티브 크루즈 같은 기능도 없어서 운전이 더 불편했습니다.
해외에서 캠핑카 여행을 해본게 여러번이라 경험이 없지는 않았지만, 노르웨이의 도로 사정이 만만치 않다보니 이번에는 유독 운전이 힘들긴 했습니다.
노르웨이는 인구가 6백만이 안되지만 땅덩이는 큰 나라이다 보니 길들이 기본적으로 아주 좁습니다. 2차선 이상의 도로도 대도시 근교 빼고는 보기 힘들고, 우리나라 국도정도 되면 보통은 2차선이 안되고 1.5차선 정도로 중앙선도 없는 도로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차가 오면 교행하기도 힘든 이런 도로의 제한속도가 80Km/h 정도이고, 마을 근처에서만 60이나 50Km/h 로 떨어집니다. 1.5차선 정도의 폭이 매우 좁은 도로이기 때문에 앞에서 차가 오면 중간 중간 도로폭이 넓어지는 부분이 수십미터 단위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걸 잘 활용해야 합니다.
서로 눈치를 보면서 교행이 도로폭이 넓어지는 부분에서 일어나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죠. 도로폭이 넓어진다고 해도 큰 차 두대가 교행하면 정말 아찔 합니다. 넓어진 부분이라고 해봐야 큰 차 두대가 교행하면 정말 여유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저는 앞에서 차가 오면 일단 우측 백밀러를 보면서 우측 바퀴는 최대한 도로 옆으로 붙여주었는데, 그래도 상대차와 백밀러가 닿을까봐 아찔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네요. 또 도로 옆에 낭떨어지인 경우도 많았고 가드레일같은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정말 운전하면서 식은땀이 난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승용차라면 큰 문제 안되겠지만 커다란 캠핑카를 몰고 좁은 도로를 지나간다는건 또 다른 일이니까요.
그리고 노르웨이는 자연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도로를 깐다는 철학(?)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길들이 다 엄청나게 구불구불 합니다. 관광지가 주로 많이 몰려 있는 서부 해안의 피요로드 지형은 진짜 높은 산과 깊은 바다 골짜기들이 연속으로 놓여있는데 여기다가 길을 뚫었으니 길들이 산 허리를 감싸고 구불구불한건 기본이고 터널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노르웨이 전체에 도로터널이 1200개라고 합니다. 인구 6백만이 안되는 나라에 터널을 엄청 깔았으니 비용이 문제가 되었겠죠. 그래서 노르웨이 터널 공법이라는걸 만들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터널 건설 비용이 다른나라의 일반적인 터널 건설비용대비 1/3 이하라고 합니다. 노르웨이 지역의 지반들이 다 단단해서 터널을 뚫을때 폭파공법으로 터널을 뚫고 전진하면서 상황에 따라 따로 보강이나 표면 처리를 안하고 터널을 뚫어버리는게 기본입니다. 그래서 터널을 지나가다보면 어떤 터널은 그냥 벽에 암석들이 울퉁불퉁 다 나와있는게 보입니다. 중간중간 지하수가 새어나오는 부분에는 방수포를 벽에 꼬매듯이 붙여 놓았구요. 마치 공사를 하다 만 터널처럼 보입니다. ㅎㅎ 그리고 터널 내에 조명이 없거나 있어도 간단히 달려 있고 별다른 시설이 없습니다. 다 공사비 때문이겠죠.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뭐 이런 터널이 있나.. 할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지니 이런 공사 기법들이 참 합리적으로 보였습니다.
도로에 터널이 얼마나 많냐면, 한시간을 달려도 차 한대 마주치기 어려운 오지의 도로를 달리는데 한시간동안 터널만 한 20개넘게 통과한적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경제성 평가 통과가 불가능했을것 같습니다.
물론 오지의 저런 터널들도 있지만 최근에 건설한 교통량이 어느정도 되는 최신식 터널들은 정말 잘 만든 것들도 있습니다. 벽 표면도 다 콘크리트로 처리를 잘 했고 중간 중간 대피소나 쉼터도 잘 만들어 놓았구요.노르웨이에 세계 최고 길이의 도로교통용 터널도 있다고 하네요. 길이가 24.5km 짜리인데 저는 통과는 못했고 입구 앞을 지나가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터널중에 바다를 건너기 위해 해저로 들어가는 터널들도 꽤 많았습니다. 바다를 건널때는 해저터널, 교량, 선박 3가지 방법으로 바다를 건너는데요, 교량의 경우 배가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각도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해저 터널도 피요르드 특성상 바다가 급격히 깊어지기 때문에 입구부터 높은 각도로 해저로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오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운전을 하다보면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할수 있습니다. 터널 입구부터 터널 중간까지 엔진브레이크를 써야 할정도로 급하게 내려가다가 중간부터는 엑셀을 깊게 밟으면서 올라가야 바깥 세상이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할수 있습니다. 터널 중간은 해저로 얼마나 깊게 팠으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압력이 높아집니다. 제가 넘어갔던 해저 터널중 하나는 해저 400미터까지 내려간다고 하네요. 또 어떤 터널은 안에 원형 교차로가 있어서 터널이 여러갈래로 나누어지는 터널도 있었고요.
터널이야기만 잔뜩 했는데, 노르웨이는 캠핑카 천국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금지 구역만 아니라면 어디서든지 차박을 할수 있는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길을 가다 보면 정말 자연 곳곳에 차를 주차하고 차박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캠핑장이 있어서 차를 대고 캠핑하기도 쉽고요. 사실 캠핑장의 샤워시설을 이용하거나 청수 보충, 오수 처리 등만 아니라면 캠핑장을 갈 이유도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적당한곳에 차를 대고 차박을 하면 되니까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때 차박이 자유롭다는건 좀 부럽긴 했습니다.
캠핑카의 경우 일반 차량을 렌트하는것과 상당히 다릅니다. 일단 빌릴때와 반납시 한두시간 이상 시간을 잡아야 하고, 정말 철저하게 차량 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모든 부분은 사진으로 찍고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기스나 파손 흔적이 있으면 차량을 가지고 나오기 전에 미리 회사측에 이야기해서 계약서에 표시를 해두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캠핑카는 완전 면책 프로그램이 잘 없고, 사소한 파손이 발생하더라도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물론 보험을 어떻게 드느냐에 따라 자기부담금이 백만원 수준에서 수백만원 수준인데, 저같은 경우 캠핑카 운행 경험상 3주정도 운행하는데 사소한 실기스 하나 없이 운행하는게 쉽지 않음을 알고 있어서 자기부담금이 최고 백만원정도 되는 제일 비싼 보험으로 가입했습니다.(이것도 사고당 백만원이라 여러번 사고가 생기면 횟수만큼 늘어납니다) 캠핑카가 넓고 높기 때문에 운행하다보면 나무가지에 윗부분에 기스가 나거나 도로옆 장애물에 옆구리가 긁히거나 휠에 기스가 생긴다거나.. 진짜 별일이 다 생깁니다.
저는 자기부담금 백만원도 부담하기 싫어서 3rd party 보험인 rentalcover.com 에서 완전 면책을 또 신청했고요. 25만원정도면 3주 여정 전체가 커버되었던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중으로 보험을 들어두면 웬만큼 사고가 나도 대부분의 수리비는 피할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가 보험료만 백만원넘게 내고 들었는데 실기스 하나 안생기고 반납한건... 뭐 좋은 일이겠죠? ㅎㅎ
캠핑카를 빌려서 타고 다니면 아무데서나 서서 차박을 하고, 밥을 해먹고.. 이런 상상을 하시죠. 물론 그렇게 할려고 캠핑카를 빌리는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성인 4명이 좁은 캠핑카에서 몇날 며칠을 잠자고 씻고 한다는게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일단 물을 채우거나 화장실을 비우거나 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고요. 그래서 밥은 캠핑카에서 다 해먹되, 잠은 어쩔수 없는 며칠을 제외하고는 히떼라는 독립된 작은 가옥형태의 렌트하우스를 빌려서 숙박을 했습니다. 여정이 어떻게될지 모르기 때문에 당일날 오후에 저녁쯤 도착할 예정지 근처의 하우스를 booking.com 이나 airbnb 같은 앱을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독립 가옥 형태이기 때문에 출입구 바로 앞에 캠핑카를 대고 물건 옮기기도 좋고요 (저희 가족들은 본인들 베게까지 다 가져갔습니다.. 아무베게나 못밴다고 해서.. ㅋㅋ 까다로운 가족들이라.. ) 일부 인원만 히떼에서 자고 일부 인원은 차에서 자고. 여러가지 형태로 숙박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공유하고 또 생각하는 이야기거리가 있으면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