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적어 봅니다. 최근 클리앙은 눈팅만 2년째 하다가.
집사람이 잔 묵묵히 몰고 다녔던 푸조 508 SW 2세대.
어느덧 계기판이 10만 킬로미터를 가리키기 시작하면서, 차체 곳곳에는 세월의 풍파를 맞은 흔적들이 하나둘 남기 시작했습니다. 왼쪽 앞 범퍼 앞은 언제 긁었는지 모르는 페인트 자국.. 왼쪽 사이드컷은 언제 부딛쳤는지도 모르게 들어가 있고. 오른족 뒤쪽도 음주운전 오토바이에 부딛치고. 후진 하다 어디에 긁혔는지도 모르는 뒤쪽 자국들..
싹 고쳐서 더 탈까 고민도 했지만, 이제 뒷자리를 채우는 아들도 제법 덩치가 커졌고 이참에 가족의 발이 되어줄 차를 바꿔보자 라고 집사람이랑 합의를 봤습니다.
일단 먼저 후보군에 오른 녀석들은 벤츠 GLC, BMW X3, 그리고 아우디 Q5
원래 왜건이라 또 왜건을 타자라고 했지만 3시리즈 왜건은 작고.. 지난세대의 향기를 풀풀 남겨서 각하.. 내 맘속에는 RS6가 있지만 이건또 나만 타고 다닐거 같은 느낌에 8기통 기름값은 감당이 안되어 말도 못 꺼냄..
가장 먼저 살펴본 벤츠 GLC는 기대와 달리 실내에서 묘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물론 GLC 쿠페의 유려한 선은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지만, 그에 비례하는 다른 후보에 비해 비싼 가격표가 지갑의 문을 굳게 닫게 만들더군요.
다음 타자인 BMW X3는 전반적인 완성도나 최신 차량다운 실내 분위기가 훌륭했습니다. 쿠페형에 맘이 빼앗겨 버린지라 내친김에 쿠페형인 X4까지 눈을 돌려봤지만, 이전 세대에 머물러 있는 실내 레이아웃을 마주하고는 조용히 전시장을 나왔습니다.
결국 발길이 머문 곳은 아우디 전시장이었습니다. 세 후보 중 Q5, 특히 스포트백 모델의 유려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작년 풀체인지를 거치며 다듬어진 실내 역시 집사람의 기준을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디자인이 트렁크가 작은건 그냥 눈에 안보이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시승을 해봤습니다. 시승 차가 있는건 40 TFSI
운전대를 잡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답답해지더군요. 엉? 200마력인데 왜 이렇게 가속이 답답할까.. 집사람도 지금 타는 푸조보다 가속이 더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가솔린인데? 디젤보다 왜 안나가지? 라고.. 처음 차를 A45 amg 로 타고 다니던 집사람이라 가속 기준이 좀 올라가 있지만 , 저도 타 봤지만 가속이 많이 더딘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는 45 TFSI를 타보고 싶었으나 시승차가 없어, 아쉬운 대로 같은 심장을 품은 A6 45 TFSI를 몰아봤습니다. 아까보다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지만, 여전히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었습니다. 이전에 타던 428i가 더 가속적인 면에서 빠릿하고. 지금 타는 미니컨버 JCW 가 빠릿한 느낌이 납니다.. 그래고 좋더군요 신형 A6 45TSFI 인데 후륜조향이 있다 보니 회전반경이 확실히 작고. HUD도 좋고. 네비도 넓고. 앞자리 엉뜨 , 통풍다 있고 최신 차량 답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다 연동되고. 조수석 모니터도 있고..
그리고 25년식 Q5의 제원표를 찬찬히 뜯어보며 다시 한번 고개가 갸우뚱해졌습니다. 요즘 웬만한 차에는 다 있다는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빠져 있더군요. 게다가 최신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가 적용된 줄 알았건만, 그저 평범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거는 디젤에게만 있다는 집사람이 푸조도 좋았지만 최대의 단점 디젤 때문에 다음차는 무조건 가솔린이다 라고 했는데.
출력과 옵션, 두 마리 토끼가 다 조금씩 빗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성적인 분석과 단점을 무력화시킨 강력한 변수가 있었으니, "연쇄 할인마....아우디" 이른바 '폭풍 할인'이 더해진 견적서를 받아드는 순간, 가속의 답답함과 옵션의 부재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소소한 특징으로 둔갑했습니다. 결국 유려한 디자인과 자본주의의 달콤함에 설득당해 조용히 계약금을 받고 왔습니다.
조만간 출시될 26년식 모델부터는 아쉬웠던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들어간다고는 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기다리는 게 맞지 않나 싶겠지만, 신형의 특권답게 차값이 오르고 할인은 대폭 줄어든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먼저 계약은 했지만, 만약 지금의 파격적인 프로모션 조건으로 25년식 배정을 받지 못한다면?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려 푸조 508 SW를 고쳐탈려고 합니다.. 깨끗하게 판금하고 도색해서 20만 킬로미터까지 달리면 그만이니까요. 차선 유지는 푸조가 훨씬 잘해주고 ACC로 고속도로에서는 엄청 편한 차량인데.
과연 결국 우리 집 주차장에 아우디의 네 개의 링이 걸릴지, 아니면 새 옷을 입은 사자가 계속 자리를 지킬지, 모든 것은 자본본주의 논리에 맡기고 기다려 보겠습니다. ^^:
클러스터에 현재 차선 인식이 뜨는데요. 집 근처 애매한 구간이 있는데, 여기서 테슬라 오파는 차선 인식을 못하는데 Q6는 하거든요...
Q5가 내연기관이지만 SDV구요. :)
차선 유지는 안되고 차선이탈방지만 있는데.. 그냥 급할때 조금 넣어주는 정도 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