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를 튜닝하던 거인의 거대한 변신, 창립자를 향한 순수한 V12 헌사: '브라부스 보도(Brabus Bodo)'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모델들을 가져와 세상에서 가장 흉포하고 강력한 괴물로 튜닝하던 브라부스(Brabus)가 이제는 단순한 튜너의 영역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독립 코치빌더(Coachbuilder)로의 진화를 선언했습니다. 얼마 전 선보였던 SL63 기반의 'GTS 쿠페'에 이어, 이번에는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할 만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독자적인 하이퍼 GT를 세상에 공개했는데요.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자동차 축제인 '푸오리콩코르소(FuoriConcorso)' 무대에서 베일을 벗은 이 차량의 이름은 바로 '브라부스 보도(Brabus Bodo)'입니다.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 이 특별한 모델은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브라부스의 전설적인 창립자 보도 부슈만(Bodo Buschmann)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엄숙하고도 화려한 헌정 모델입니다. 브라부스가 무려 20년 가까이 마음속으로 품고 다듬어왔던 원대한 그랜드 투어러 아이디어가 마침내 현실로 구현된 결과물이기도 하지요. 창립자의 이름과 브라부스가 설립된 해인 1977년을 기념하여 전 세계 딱 77대만 한정 생산되는 만큼, 브랜드의 역사적인 헤리티지와 최첨단 기술력이 공존하는 마스터피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최신 배트맨 영화 속 다크나이트가 타고 등장할 법한 소품 차량처럼 보일 정도로 온통 새까맣게 칠해진 차체는 마치 슈퍼 빌런의 비밀 차고에서 탈출한 듯한 강렬한 아우라를 풍깁니다. 기술적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그 어떤 색상으로도 커스텀 주문을 할 수 있지만, 공개된 섀시 넘버 1번 차량은 브라부스의 시그니처인 '올 블랙' 테마를 극한까지 밀어붙였습니다. 다운사이징과 하이브리드가 지배하는 현대 자동차 시장에서, 오직 순수한 내연기관의 정점과 극도의 사치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태어난 이 괴물 같은 GT의 디테일을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애스턴 마틴 뱅퀴시를 완벽히 지워버린 파격적인 외관과 차체 구성
브라부스 보도는 영국의 고품격 그랜드 투어러인 '애스턴 마틴 뱅퀴시'의 뼈대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지만, 유심히 조명해 보지 않으면 원작의 흔적을 찾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외모를 자랑합니다. 차체 크기부터 대폭 키웠는데요, 전장이 5,062mm에 달해 베이스 모델인 뱅퀴시보다 무려 207mm나 길어졌습니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알루미늄 구조 위에 블랙 카본파이버로 정교하게 빚어낸 독자적인 보디워크를 입혀, 한층 더 근육질이고 스포티한 실루엣을 완성했습니다.
전면부는 대담하게 빛나는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 콘셉트카의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과 머스탱 RTR의 공격적인 감성이 기묘하게 섞여 있습니다. 길게 뻗은 보닛 끝단에는 공기를 사정없이 빨아들일 듯한 두 개의 램 에어 인테이크가 전면 그릴을 호위하듯 배치되었고, 브라부스만의 독창적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와 거대한 프론트 스플리터가 도로를 집어삼킬 듯한 인상을 줍니다. 매끄러운 앞유리 라인을 따라 흐르는 루프에는 고정식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적용되어 시각적인 개방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측면과 후면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클래식과 현대의 극적인 조화를 보여줍니다. 1971년부터 이어져 온 브라부스의 상징적인 21인치 모노블록 휠에는 콘티넨탈과 공동 개발한 스포츠컨택트 7 포스 타이어가 매칭되었으며, 그 안쪽으로는 전륜 410mm, 후륜 360mm 크기의 거대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가 든든하게 자리합니다. 후면부는 완만하게 떨어지는 보트 테일 디자인을 채택했는데, 차곡차곡 쌓아 올린 형태의 배기 팁과 함께 140km/h 이상에서 급제동 시 에어브레이크 역할을 수행하는 전동식 팝업 스포일러가 탑재되어 2005년의 전설적인 '마이바흐 엑셀레로' 같은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다운사이징 흐름을 거스르는 1,000마력 V12 트윈터보의 포효

이 거대한 괴물의 롱 노즈 보닛 아래에는 친환경이라는 트렌드를 비웃기라도 하듯 거대한 5.2리터 V12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브라부스의 손길을 거친 이 심장은 최고출력 986마력(1,000PS)과 최대토크 1,200Nm라는 가공할 만한 성능을 뿜어내는데요, 이는 순정 뱅퀴시의 성능(824마력, 1,000Nm)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심지어 엔진룸 내부의 에어박스와 캠 커버에는 실제 금 입자를 혼합한 카본파이버 소재를 사용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극단적인 사치를 부렸습니다.
이 엄청난 파워는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 전달되며, 약 1,774kg의 건조 중량을 가진 차체를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0초 만에 밀어붙입니다. 정지 상태에서 3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고작 23.9초에 불과하며, 탁 트인 아우토반을 만난다면 최고속도 360km/h까지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무지막지한 출력에도 불구하고 전후 무게 배분을 50.2 : 49.8이라는 거의 완벽한 균형으로 맞춰내어 정교한 핸들링 성능까지 확보했다는 사실입니다.
브라부스는 보도가 단순히 직선만 빨리 달리는 드래그 머신이 아니라, 장거리를 아늑하게 달릴 수 있는 '정통 그랜드 투어러'의 본질을 유지하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하체에는 서스펜션의 명가 KW와 협업하여 개발한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시스템을 탑재해 안락한 승차감과 탄탄한 선회 능력을 동시에 잡아냈습니다. 또한 노면이 좋지 않은 곳이나 주차장 진입로에서 전면 범퍼가 긁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고를 25mm 높여주는 프론트 리프트 시스템까지 기본으로 갖추어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실용성까지 세심하게 배려했습니다.
영국의 하이테크 뼈대 위에 수놓은 독일 장인의 초호화 실내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면 베이스 모델인 애스턴 마틴의 하이테크 인프라와 브라부스 장인들의 고급스러운 터치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각종 스위치기어, 그리고 안정적인 연결성을 자랑하는 애플 카플레이 울트라 등은 뱅퀴시의 검증된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받아 조작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대시보드 주변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고유의 원형 에어 벤트를 배치했으며, 스티어링 휠 중앙에는 애스턴 마틴의 날개 엠블럼 대신 브라부스의 당당한 'B' 로고를 새겨 넣었습니다.
인테리어를 채운 소재들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알프스 지역의 최고급 공급업체로부터 엄선한 부드러운 천연 가죽과 정교하게 가공된 카본파이버 트림이 실내 전체를 감싸고 있으며, 곳곳에 섀도 그레이(Shadow Gray)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차분하면서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냈습니다. 탑승객의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인체공학적 시트는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도 완벽한 측면 지지력을 제공하며, 시트 등받이에는 이 차량의 아름다운 외관 실루엣을 정밀한 자수로 새겨 넣어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이 특별한 하이퍼 GT의 시작 가격은 무려 100만 유로로, 현재 환율을 반영하면 한국 돈으로 약 17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하지만 이 엄청난 금액을 지불한 77명의 행운아들에게는 특별한 소장품이 추가로 주어지는데요, 차량 실내와 동일한 최고급 가죽으로 제작된 전용 위켄더 여행용 가방과 맞춤형 차량 키가 함께 제공됩니다. 또한 트렁크 공간에는 차량의 정품 인증, 소유권 이력, 그리고 상세 사양을 위조 불가능한 형태로 증명해 주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이 장착되어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굳건히 지켜줍니다.
[Verdict: 총평]
자동차 산업이 온통 전동화와 친환경이라는 효율적이고 획일화된 기준으로 흘러가는 지금, 브라부스 보도는 우리가 왜 자동차라는 기계를 뜨겁게 사랑했는지 그 근원적인 열정을 일깨워주는 기념비적인 마스터피스입니다. 1,000마력에 육박하는 V12 엔진의 포효, 금가루를 섞은 엔진룸 카본, 그리고 자동으로 솟아오르는 크리스탈 잔 같은 디테일은 이성적으로는 전혀 불필요해 보이지만 감성적으로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사치이니까요. 전설적인 창립자 보도 부슈만 역시 하늘에서 이 완벽하고도 흉포한 헌정 모델을 보며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 [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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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부스가 세상을 떠난 창립자 보도 부슈만을 기리며 애스턴 마틴 뱅퀴시를 기반으로 전 세계 77대 한정 제작한 1,000마력급 하이퍼 GT '보도(Bodo)'를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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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규제 흐름을 거스르는 5.2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속도 360km/h, 제로백 3.0초의 괴물 같은 성능을 발휘하며 완벽한 50.2:49.8 무게 배분을 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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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카본파이버 차체와 블록체인 정품 인증서, 최고급 알프스 가죽 인테리어를 갖춘 이 차량의 가격은 약 17억 4,000만 원(100만 유로)부터 시작합니다.
출처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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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abus Bodo Makes Aston’s Vanquish Look Underpowered And Cheap (2026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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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bus Just Built The Wildest V12 Grand Tourer You'll See This Year (2026년 5월 1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