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충전소에서 오랜만에 인상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충전 중인 레이 전기차 한 대가 있길래, 평소처럼 정중하게 문자를 드렸습니다.
“실례합니다, 충전 완료하신 것 같아 이동 부탁드려도 될까요?”
늘 그렇듯 차에 있는 책을 꺼내 읽고 있었는데,
5분쯤 지나자 차주분이 헐레벌떡 뛰어오시더군요.
심지어 뛰어오시면서 “문자를 늦게 봤다, 지금 뛰어가고 있다”는 메시지까지…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모습이라,
괜히 제가 더 뭉클해졌습니다.
반면, 요즘 자주 겪는 또 다른 모습도 있습니다.
충전이 끝난 지 한참 지난 차량,
연락을 드리면 돌아오는 답이 이렇습니다.
“저 몇 시쯤 나갈 건데, 그때 뺄게요.”
이게 맞는 건지, 순간 멍해질 때가 많습니다.
EV Infra 에서 충전 완료된 지 1시간은 지나 보이는 차량.
연락처는 없고, 구석에 작게 붙어 있는 QR 코드 하나.
스캔해서 연락을 시도해보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고,
이동 주차 연락 했다는 카톡 알림만 뜰 뿐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시도해봐도 역시 묵묵부답. 차를 빼서 다른 충전소 찾아 나섭니다.
이제는 익숙한 루틴이 되어버렸네요.
전기차를 탄 지 벌써 8년이 됐습니다.
무료 급속 충전 시절,
그때는 지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 “저 20분만 충전하고 뺄게요” 하고 먼저 양보해주시던 분들
- 대기 차량 있으면 자연스럽게 순서 배려하던 문화
- 떨어진 휴지 주워가며 충전소 정리하시던 분들
- 비 맞지 않게 충전기 정리해두던 모습들
그때 충전소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작은 커뮤니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충전 하시는 차주님들도 충전 하시면서 기다리시고
전기차 만나면 괜히 비상등으로 인사하고,
바이커들처럼 손 한 번 들어주는 그런 분위기.
나름의 동지애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그런 모습이 많이 사라진 것 같네요.
충전 인프라는 분명 좋아졌는데,
충전소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오히려 더 각박해진 느낌입니다.
길에서 만나는 전기차도 예전만큼 반갑지 않고,
충전 매너도 점점 아쉬워지고요.
저도 예전에는
충전 끝났다는 연락 받으면 정말 뛰어가서 차를 뺐던 기억이 납니다.
큰일 난 것처럼,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니던 그때가
문득 떠오르네요.
기술은 분명 좋아졌습니다.
차도 좋아졌고, 충전도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배려는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오늘,
충전소에서 예전 생각이 나서
한 번 적어봤습니다.
필리핀도 오토바이 정지선 과태료 크게 올리니 확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충전완료한 차에 대해 1분에 천원 정도면 많이 줄지 않을까요?
여행을 좋아해서 마일리지가 많이 늘어났는데 국토 중심에 있다보니 대부분 충전 없이 왕복 가능했고 1박을 하면 숙소에는 항상 의도하지 않게도 충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외부에서 충전할 일이 5%도 안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충전 빌런을 만날 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수도권에 살았다면 외부 충전할 일이 많았을 것 같고 빌런 만날 확률도 높아졌겠죠.
이번에는 새로운 iX3를 예약해서 비약적으로 늘어난 주행거리로 더욱더 외부 충전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공유 인프라를 사유화해서 쓰는 사람들.
2020년 초 였네요
제차는 80%쯤 충전됬고
20분 남았는데
구형 차데모 레이가 오시는데
제차를 보고는 떠나려 하시는걸
차에서 후다닥 내려서 붙잡았습니다
역시나 ㅎㅎ 배터리 10km 남으셨더군요
기분좋은 감사인사 듣고 떠났습니다
진짜 전우애가 넘치던 시절이었는데
ㅎㅎ..
동병상련 마음으로 돕고 돕던 시절이 있었는데
악만 남았네요 이젠
전기차를 말하는건 아닌데 요즘 사회가.
아. 그거참 안쓰럽네요. 뭐근데 저보고 어쩌라고요.
이런 느낌이 좀 깔리는듯합니다.
곧 죽어도 내가 손해 안보겠다는 느낌.
인터넷 채팅으로 결혼하는 커플이 늘어나니 그때 그 원인을 분석한 신문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었죠.
'인터넷이라는것을 사용할 정도면 이 사람은 똑똑한 엘리트다.'
그런 인식이 깔려있었기에 인터넷 채팅에서 커플-결혼한 부부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었더라는거죠... 그런데 그게 사실입니다.
전 7년째 전기차 끌면서 충전 관련 다른 사람과 엮이면 유쾌한 일이 적었었는데, 99%는 비공용 완속충전기 혼자서 사용가능해서 그래도 잘 끌고 다니고 있습니다. 몇년 더 지나면 충전 스트레스가 더 적어질 것 같긴 해요 ㅎㅎ
누군가 그 큼직한 차데모 커넥터를 충전기에다 걸어놓기가 싫었던건지.... 진흙탕에 쳐박아둔걸 발견해 아주 빡c 던게 생각나네요.
그려려니 하고 타시면 됩니다.
마찬가지라 봅니다.
소수만 타던 차에서 이젠 접근성도 좋아지고 시각적으로도 많아진
누구나 탈 수 있는 자동차가 되었는데 그만큼 위에 있던 기준도 아래로 내려온거라 봐요
안타까운건 본인들이 평균치 깎아먹는다는걸 모르는 사람들이겠죠.
외국으로 나가면 아예 한국인들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세계들이 있죠.
전기차와 기름차 구분 없이 주차하는 날이 와야대지 않나 싶네요
아직도 숫자가 충분하지 않다보니..
저는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전기차 사기에 가장 꺼려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
불특정 다수의 검증되지 않은 인간과 얽힐 일이 충전 때문에 인생에 하나 더 추가된다는 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전기차 운용한것이 거의 6~7년 가량 되다보니 똑같은걸 많이 느끼는데 예전 충전소에서 다른분들의 최신전기차들 많이 구경했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전기택시 초창기라 전기차 잘 모르는 택시기사들도 오곤 했었는데 이런것 저런것 알려드리면 굉장히 많이 고마워하곤 했었죠. 안좋은 일도 없는건 아니었지만 이래저래 추억입니다.
한층에 줄서 있는 테슬라들 ㅎㅎ
그런데 어휴 입니다
진짜 진상이 많아졌구나 피부로 느껴집니다
그냥 어떻게든 자기 편리한 보겠다는 인간들이 늘었는데 이 인간들 상당수가 젊은 사람들이더군요
기본적인 매너라는 것 자체를 못 배운 인간들이 많구나 싶더군요
충전 할때 주차 정위치 안하고 45도 비스듬히 세워서 바로 세우라고 이야기 하면 짜증부터 내는 인간 부터 남의 아파트 들어오지 말라는데도 어떻게든 몰래 들어오는 인간등 참 다양한 인간들이 많구나 싶더군요
사람이 늘면서 점점 무관심, 무정보 해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런 여유가 있는 분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할 확율도 대단히 높기에, 초기에는 이런분들이 주류를 이루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밤중에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당시는 무료충전소가 줄어들기 시작하던때라 새로 생기는 신규 충전소만 몇개월 무료로 유지되다가 유료로 바뀌어가는 그 시기였는데.
부산 도착 얼마 안남겨놓고 어느 휴게소에 들렀는데 마침 그 휴게소의 충전기가 무료더군요. 그래서 제 차에 꼽기 직전...
바로 이전 휴게소에서 잠깐 옆에 얼굴봤던 포터EV 가 막 도착한 것이었습니다. 먹고사니즘에 바쁘신지 짐칸에 이것저것 공사장비들이 있던 차였는데 제가 간발의 차이로 먼저 도착하니 시원섭섭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저는 그 휴게소에서 아예 차박하고 내일 아침에 부산으로 들어가려고 하던 참이라 그냥 먼저 충전하고 가시라 했습니다.
얼굴이 아주 해맑게 밝아지시더니
차 충전하면서 부산의 무료충전소가 어디어디 있는지 샅샅이 정보들을 알려주시더군요.................
암튼 그래서 부산에서 계속 무료충전하며 돌아다니다가 서울로 갈때도 무료충전하고 출발했습니다 ㅎㅎ
다수가 되면 이상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