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집사람과 같이 딸아이를 기차역에서 기차를 태워 보내고 역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차를 후진해서 빼다가 접촉사고가 났습니다. 천천히 후진해서 뒤로 빼는데, 예상보다 빠른 지점에서 "탁!"소리가 나서, 멈췄습니다. 후방 카메라를 보니 뭔가 닿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전진해서 원 주차칸으로 돌아온 후 내려서 확인했습니다.
제 바로 뒤 주차칸에 있던 차와 제가 동시에 차를 빼는 바람에 뒤를 정면으로 부딪쳤습니다. 둘 다 뒤를 주시하며 후진하지 않았던 것이죠. 저는 집사람과 언쟁을 끝내고 차를 빼던 중이라서 머리속에 잡념이 있었던 것이, 후진하며 백미러나 뒤를 보지 않고 후진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제 차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상대편 차입니다. 번호판 왼쪽 범퍼가 조금 우그러졌고, 번호판등이 하나 깨졌으며 번호판등 코너에서 시작되는 균열이 보이지요. 도색이 없는 범퍼네요.

제가 차에서 내려서 그쪽으로 걸어가며 "죄송합니다"로 시작했습니다. 그 남자도 가족을 기차역에 내려주고 출발하던 중이 분명했습니다. 둘이 몇 초동안 이걸 어쩐다...하며 생각하다가 어떻게 처리할지 제가 먼저 물어봤습니다. 그 사람도 생각을 하더니, 내부에 파손이 심각하지 않은지 좀 살펴보고, 제 차의 파손 상태를 살펴보니 두 차가 비슷하게 손상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뒤를 못 봤습니다 라고 말하니 그 남자도 자기도 못 봤다고 하네요. 바로 뒤 차가 동시에 후진할 확률은 낮지만, 이렇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저도 마트 주차장에서 서로 후진하다가 뒷머리를 부딪칠뻔한 차들을 보고 제 경적을 울려 멈추게 한 적이 있었거든요.
제가 보니 두 차 모두 범퍼 커버만 교체하면 되는 손상입니다. 충돌할 때 속력이 아주 느렸거든요. 그래서 서로 각자 수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제 차는 자차 보험을 쓰지 않고 현금으로 교체할 생각이었습니다. 상대 남자도 조금 생각하더니, 그렇게 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만일을 대비해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고, 서로 상대편 차의 손상 정도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그 남자가 차에 탈 때 저는 "좋은 주말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라고 인사했지요. 그 남자는 "이번에는 당신이 먼저 후진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한 번 사고면 충분하지, 똑같은 형태로 두 번 부딫치지 않아야겠지요?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폐차에서 떼어낸 범퍼 커버를 새로 도색해서 파는 것이 500불 정도 하네요. 그것을 구입해서 교체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범퍼 커버 탈거는 유튜브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범퍼 커버는 몇 년전에 공항 주차장에 장기 주차했다가 모서리가 긁혀서 판금도색 집에서 붓펜으로 고쳐준 적이 있는 고물입니다. 그래서 굳이 새것으로 바꿀 것이 아니라 찢어진 곳만 안쪽에서 플라스틱 용접으로 수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변형된 은색 가니시는 바꿔야 하겠지만요.

그래서 날이 따뜻해지면 (=플라스틱이 연해지면) 범퍼 커버를 탈거하고 용접하려고 합니다.
사고가 나도 어떻게 고치면 될지 대충 알고 있으니 상대방과 협상하기가 수월하네요. 상대방도 자동차에 대해 어느정도 아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날 오후에 집을 고치면서, 식당 천정에 뭔가 음료수가 팍 튄 자국이 연하게 남은 것을 보고 집사람에게 물어보니, 둘째 딸 초등학교 때 생일잔치를 친구들을 집에 불러 할 때 친한 친구 누구가 음료수를 팍 열어서 천청에 솟구친 것이라고 하네요. 집사람과 저는 집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써 버리는 것이라고 서로를 보며 이야기했습니다. 차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써 버리는 것이라고 둘이 거의 동시에 이야기했습니다. 위 접촉사고 이야기입니다. 2025년 가을, 추수감사절을 엄마, 아빠와 함께 지내려고 타지에 살지만 기차를 타고 집에 와서 일주일간 지냈던 딸을 바래다 주면서 써 버리는 차의 흔적이네요.
그 날의 두번째 이야기는, 고속도로에서 양보해주고 손흔듦을 받았습니다.
오른쪽에서 진입하는 파란 차보다 제가 약간 빠른 속력이었습니다. 이 고속도로 진입로는, 저는 600m쯤 가서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며, 저렇게 오른쪽에서 진입하는 차는 직진하기 위해 제 차로에 진입하려고 하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제가 속력을 좀 줄여서 파란 차가 제 차로에 확실하게 끼어들 수 있게 거리를 벌려줬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손을 2~3번 흔들어주네요.

세번째 이야기는 고속도로의 다른 지점에서 있었습니다. 이 지점은 1년 이상 공사를 하는 곳인데, 2주 전 공사 1단계가 끝나면서 예전에 우회전이 2개 차로가 허용되던 것이 1개 차로만 우회전이 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이 곳을 매일 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바뀐 것을 몰라서, 당황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 곳입니다.
아래 흰 트럭도 2개 차로 모두 오른쪽으로 진출할 수 있는 줄 알았다가 실선이 금방 나와버려서 우측 깜빡이를 켜고 당황하는 중입니다.

이럴 때 안 끼워주면 흰 트럭은 끼어들지 못하고 갈라지는 지점까지 다 가 버리면서 속력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속력이 많이 줄어든 트럭은 고속도로 상에서 끼워주기가 더욱 힘들어집니다. 속력 차이가 너무 커서 끼워주기가 위험해지거든요.
그래서 이 흰 트럭이 속력을 많이 줄여가면서 눈치를 보지 않도록 차간거리를 화끈하게 띄워서 속력을 떨구지 않으면서도 들어올 수 있도록 합니다.

끼워주니까 비상 깜빡이를 네 번 정도 켜는군요. 확실히 K-운전문화가 미국에도 유행입니다.

2번, 3번 이야기처럼 내 의도를 상대방이 딱 알아채고 행동하면, 거기에 더해서 손을 흔들거나 비상깜빡이를 켜주면 기분이 좋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범퍼 커버 수리기 (또는 실패기)를 올리겠습니다.
행복한 연말되세요
제가 사는 동네는 독일 아우토반같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운전 문화는 없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주변에 신경을 쓰며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용도로인데 진출입이 서울 강변북로처럼 좌우에 빈번히 나타나는 구간에 차들 드나들고 빠지는거보니 서로 유기적으로 착착 가감속하거나 해서 빈공간만들어주고 그런걸 확실히 잘해요
제가 본 바로는 비상깜빡이로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은 뒷 차가 앞 차 운전석을 볼 수 없는 대형 트럭들 뿐이었습니다. 뒷유리가 있는 자동차 (픽업트럭 포함)는 아직 모두 손을 흔드는 식으로 감사의 표현을 합니다. 유리창 틴팅을 진하게 한 차는 유리창을 내리고 팔이 쑥 나와서 흔드는 것도 보았습니다.
4fifty5님 범퍼 커버 정도는 대충 플라스틱 퍼티 바르고 부분 도색해도 될 것 같긴 합니다만.
저 정도는 뉴욕 씨티에서는 그냥 자주 일어나는 정도라 아마 그냥 그저 그러려니 하고 타고다닐 것 같기도 합니다.
(뉴욕 씨티에 차 몰고 스트릿 파킹하면 범퍼에 상처나는 건 일상이 다반사라.)
따뜻한 연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그런데 상대방 신사는 자기도 못 봤다고 했는데, 그 차가 센서가 울렸는데도 오다가 둘이 동시에 받은 것인지, 아니면 그 차는 멈췄는데 제가 보지 못하고 계속 후진하다 받은 것인지 진실은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던 각자 해결하기로 했으니 잘 되었죠.
뉴욕 시내와 뉴저지에 가 보니 주차된 차들이 앞 뒤 범퍼에 보호용 두툼한 검정 비닐 담요(!)를 덮어놓은 차들이 많더군요. 저는 탈거해서 히트건으로 말랑하게 하여 변형을 편 후, 안쪽에서 보강 철망을 매립하면서 플라스틱 용접을 해서 사용할 계획입니다. 외부는 용접이나 퍼티, 연마같은 것 없이 갭만 최소화해서 눈에 거의 띄지 않게 만들어서 사용하려고요.
플라스틱 용접은 납땝 인두로 하기도 했고 (금년 초 뒷범퍼 밑에 부착하는 머드가드 수리한 글이 굴러간당에 있습니다), 이번에 이 핑계로 그럴싸한 플라스틱 용접 키트를 장만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6일 뒤인 지난 금요일 USAA 보험사에서 전화가 와서, 상대방이 자차 사고를 접수한 건에 대해 경위를 학인하더군요. 이 사고는 경찰을 부르지 않았기 때문에 police report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 보험수리 경험으로도 사슴을 쳤을 때, 경찰을 불러서 제가 사슴을 쳤다는 사실이 police report에 남겨져야만 보험사가 그것을 가지고 제 차를 수리해줬거든요.
상대 보험사 직원은 녹음에 대한 제 동의를 받아 사고 경위에 대한 진술을 녹음했습니다. 녹음이 끝난 후 상호 과실이므로 (fault), 50% 과실로 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사고 현장에서 상대방과도 그렇게 하기로 했으므로 보험사 직원의 50% 과실 설명에 혼쾌히 동의했습니다.
이제 저는 같은 방식으로 자차 보험수리를 할지(아뇨, 안 할겁니다), 제가 자비로 수리할지 알아서 결정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