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 반 전에 시승 한 건데 이제야 정리를 해 보네요.
안그래도 제가 사는 일본에도 인스터라는 이름으로 캐스퍼 일렉트릭이 내년 중 정식 발매 된다는 소식도 공식적으로 발표되었고 해서, 지금에라도 올려 봅니다.
언제나처럼 인천 부평지점에서의 시승입니다.

전폭과 전장 모두 커졌지만, 디자인이 거의 같아서 그런가 주변에 캐스퍼가 없어서 그런가 여전히 작은 차라는 건 느껴집니다.

노래방 마이크 꼬다리 뜯으면 나오는 단자 모양인 후미등은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호였습니다.

타이어는 넥센 엔프리즈입니다.
저는 타이어 선택 폭 때문에라도 15인치보다 17인치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당장 교회 가야 할 것 같은 휠 디자인은 좀 미묘하네요.

열쇠는 카드 키가 되었습니다.
들리는 대로 인식률은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그 특유의 못생긴 현대 열쇠보다야 100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GV70과 싼타페와 비교하면 확실히 작은 차긴 하네요.

일단 탑승 후 가장 놀란 건 예상 주행 가능 거리였습니다.
10월 초중순 시점이었으니, 굳이 말하면 하절기에 가까운 시즌임을 감안해도 이 사이즈에 만충 하고 주행 가능 거리가 400km를 넘는 걸 보면...
일본에 파는 이 사이즈 전후의 전기차들은 만충 표기로 290km만 나와도 박수 갈채를 받는 거에 비하면 정말 놀랄 정도라고 생각해요.

내연 모델은 최상급에 가도 없던(페리엔 들어갔나요?) 서라운드 뷰도 좋습니다.
거꾸로 일본에서는 경차 모델에서도 상급 트림에 가면 들어가기 시작하는 옵션이긴 해서 놀랍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는 이 사이즈에 서라운드 뷰는 놀랍죠.

페리 전 가솔린 모델의 8인치보다 훨씬 일체감 있고 넓어진 인포테인먼트입니다.
아쉽게도 카플레이는 유선만 지원했습니다.

에어컨 버튼류는 경형 모델 상위 트림과 같다고 느꼈습니다.

계기판도 완전 전자식이 되어서 확실히 급 차이가 느껴지네요.
사이즈만 이렇다 뿐이지 전자장비적 급으로는 확실히 아반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듯 합니다.

운전석에서 찍은 사진은 이런 느낌입니다.
사이즈가 사이즈다 보니 계기판 화면과 인포테인먼트 화면 높낮이가 크게 달라서 일체감은 없지만, 이 사이즈에선 이게 한계 아닌가 싶네요.
가솔린 모델에선 잘 못 느꼈었는데, 다른 분들도 지적 해 주셨던 왼발을 두는 위치가 좁다는 건 저도 느꼈습니다.

일본의 경차들은 서라운드 뷰 까진 들어가도, 이런 측방 카메라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없는데, 측방 카메라까지 들어가서 놀랐습니다.
이거 아마 CN7 아반떼에도 페리부터 들어갔었죠...?

2열 중앙에서 찍은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상당히 당겨 앉는 제 1열 시트 포지션 기준으로 두고 2열에 앉은 모습입니다.
원래도 경차 치곤 넉넉한 차였는데, 전장이 길어져서 확실히 더 여유 있네요.

트렁크 역시 경형 모델을 벗어나서 그런지 한 단계 더 여유 있는 모습입니다.

충전구는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차라서 앞에 있던 옆에 있던 충전 스트레스는 적을 것 같네요.

의외로 V2L 단자는 2열이 아닌 1열 앞쪽 아래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이즈가 작은 차다 보니 2열보다는 1열에 타는 사람들을 위주로 설게 된 듯 합니다만, 은근히 운전석에서는 눈과 손이 잘 안 닿는 위치라, 뭐 하나 꼽아두고 붙박이로 써야지, 뺐다 꼈다 하기는 좀 불편해 보였습니다.

2열은 미약하지만 리클라이닝이 되긴 합니다. 가솔린 모델도 이건 됐었죠.

2열에서 찍은 전체적은 실내 사진입니다.

2열에서 찍은 2열 도어 트림입니다.
전체적으로 경형 캐스퍼의 적당히 싼(?) 내장재는 그대로 가져온 듯 합니다.
부평 시가지부터 인하대병원 주변까지 경인고속도로-인천대로 위주로 달려봤습니다.
싱글 모터 기준으로도 굉장히 마일드하게 세팅되어 있어서, 풀악셀을 밟으면 당연히 기존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는 빠르지만, 중형 이상의 가솔린 차량보다 빠르지는 않습니다.
에코 모드-스포츠 모드 간의 차이도 크지는 않고, 그래선지 실제 모드 변경을 해보면 예상 주행 거리 역시 거의 변함이 없었습니다.(타사나 현기 내에서도 차종에 따라서는 20%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의 경우는 10% 미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은 사이즈에서 나오는 거동의 경쾌함은 유지했고, 저는 지금 시장에 있는 전기차의 출력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편이라, '그래... 세상엔 이 정도 전기차면 충분하다...'라고 느꼈습니다.
가격까지 감안 해 봐도, 실구매가 2,500전후에서 많이들 구입하게 될 것 같은데,
기존 경형 인스피레이션 모델이 2,100정도라는 걸 생각하면 경차 혜택을 포기하는 대신 400 더 주고 자유로운 전장 이용과 더 넓은 차체, 경형 가솔린보다도 더 낮은 유지비를 얻어 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 같습니다.
솔직히 1인 가구인 제 입장에서 보면 한국에서 전기차를 사야 하면, 모델3까지 욕심 내지 않는 이상은 캐스퍼 일렉트릭 아니면 EV3 선에서 마무리 짓는게 좋다고 보였고, 가격 요인이 민감하다면 캐스퍼 일렉트릭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더욱이 사이즈나 가격에 맞지 않게 서라운드 뷰나 측방 카메라 등 초보 운전자들에게도 굉장히 친절한 옵션들이 들어 있어서, 큰 차는 무서워하는 초보/여성 운전자들에게도 경형 가솔린 모델보다도 훨씬 낫다고 느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캐스퍼 일렉트릭으로도 운전이나 주차가 힘들다면, 운전을 하지 않으시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스포츠 모드가 조금 더 폭발적이고 날렵하게 변했다면 BMW 미니를 감성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압도 할 수 있는 모델이라 생각했지만, 스포츠 모드가 영 약해서 그 부분은 아쉽네요. 운전의 재미는 미니 쿠퍼S부터는 그쪽이더 재미있는 듯 합니다.
서두에 언급 했듯, 일본에도 내년에 발매 될 예정인데 아무래도 일본 국내산 경형~소형 전기 모델에서는 그냥 적수가 없는 수준이고, 중국 BYD의 돌핀이 실질적 경쟁 상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산 경형 전기 모델인 닛산 사쿠라의 경우는 기아의 레이처럼 경형 사이즈에 맞추느라 주행거리가 처참한 수준이고(표기 주행거리 180km 미만, 실 주행거리 150km 미만), 그나마 사이즈적으로 비슷했던 혼다 E는 그 사이에 단종 되어버렸죠.(애초에 가격대나 전장을 보면 컨셉트카에 가까운 고가 모델입니다.)
현재 BYD의 돌핀의 경우는 일본 보조금을 받고 200만 엔 대 후반~300만 엔 대 초반을 마크하고 있는데, 이것도 참 애매한 가격대긴 합니다. 좀 중국 티(?) 나는 외장에 비해 내장은 굉장히 고급스럽다는게 돌핀의 강점이고, 그나마 좀 낫게 생긴 모양이지만 내장은 경차에 가깝다는 게 캐스퍼 일렉트릭의 단점인데...
아무래도 가격적으로 저 보조금 받고 200만 엔 대 후반 정도를 노리지 않으면 조금 힘들다 봅니다.
반면에 보조금 받고 200만 엔 대 후반(현재 한일 환율 감안해보면 한국과 비슷한 가격)이 된다면 의외로 좋게 생각하는 구매층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오닉5N 일본 발매 등으로 쇄신했지만, 여전히 일본에서 현대는 '한 번 도망 갔던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지요.
최근 재작년에 불매와 코로나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나가버린 일본의 유명 우동 체인 '마루가메세멘'도 이번에 다시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일본에 살며 일본 문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저 마저도 '한 번 한국 땅에서 나갔던 사람들 또 안풀리면 짐 싸고 나가겠지...'라고 생각이 드는 걸 보고 최근에서야 일본인들이 현대에 대해 불신의 시선을 보내는 걸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이번에 캐스퍼 일렉트릭-인스터로 그 오명을 완전히 씻어 낼 수 있기를 기원 해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전폭이 늘었길래 트레드를 넓힌 건가 했는데 연구원이 그냥 몰딩 때문에 그런 거라고... 어차피 전장 때문에 경차 혜택 못 받으니 부품 마음대로 컨버전 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