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소살리토(Sausalito)라는 마을에 있습니다.
여기가 꽤 부촌에 속하다보니 차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인데, 주차장을 거닐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차 중 하나인 E24 6시리즈를 만났습니다.


일명 샤크노즈라 불리는 역슬랜트 디자인의 전면부, 그리고 납작하고 늘씬하게 뻗은 측면과 단순하지만 정돈되고 세련된 후면.
바로 이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왜 이 차가 상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증거입니다.
이 아름다운 자태를 보고 있자면 차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200년, 300년 넘은 조각품들 말이죠.


차는 전반적인 상태는 A급이었으나 세월의 흔적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습니다.
클리어코트가 날아간 도장면, 빛바랜 1994년 이전의 구형 캘리포니아 번호판과 2020년에 이미 만료된 보험 스티커… 하지만 이마저도 30년이 넘는 세월을 꿋꿋이 버텨온 증거일 뿐, 전혀 지저분하거나 보기 싫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 차를 발견하고 한참 동안이나 주변을 떠나지 못했네요.
미국 여행중 찍은 차들은 이것 말고도 재미난 게 많으니 틈틈이 시간 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도 클래식카 보존에 관련된 법규 마련과 클래식카 문화가 정착하길 바래봅니다.
이런 것은 박물관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충분히 족하고 환경과 안전을 위해 저는 공도밖으로는 가급적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기계쪽 엔지니어다 보니 장비에 대해 관심도 많고 100년전쯤 나온 열구 엔진이나 성형 엔진을 보면 흐믓하긴 하지만 구경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수많은 선진국에서는 별도의 클래식카 보존 법령을 제정하여 국가 차원에서 보존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요?
오래된 차에 대한 세금이 저렴한 건 장점이죠.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아있는 몇 안되는 클래식카마저 어떻게든 폐차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도 역사이고, 문화입니다.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에서 엄청난 의미를 가지는 포니1이 공도주행 가능한 차량이 국내에 20대도 남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최근 현대에서 포니를 비롯한 예전 차들을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걸 보면 설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카를 박물관에서 구경하는 것으로도 족하다라… 글쎄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건 자동차의 본질에 대한 것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보여집니다. 1년 365일 가만히 서있기만 하면 그건 자동차가 아니죠. 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조각이나 그림은 원래의 목적이 시각적인 감상이니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동차의 본질은 엄연한 이동수단이고, 이동수단의 목적을 상실한 자동차는 자동차로 간주히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배기가스 문제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클래식카가 최신 차에 비해 배기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건 맞죠.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1년 연간 주행거리를 제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클래식카 오너들은 일상주행용 차를 따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이 정책을 시행 중이며, 세금 감면 혜택까지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차들은 자주 굴러다니지도 않기 때문에, 클래식카가 배출하는 배기가스의 총량은 전체 온실가스의 양과 비교했을 때 미미합니다. 유럽만 봐도 누구보다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게 유럽 애들인데, 올드카가 환경오염의 범인이라면 이미 싸그리 없애고도 남았겠죠. 최근 차량들의 환경규제를 미친 듯이 강화하면서도 올드카들은 그대로 냅두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말은 자동차에도 완벽하게 적용됩니다. 세계 4위 규모의 자동차 그룹을 가진 나라가 클래식카 문화가 없다는 건 심히 부끄러운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가 산업화가 늦였지만 지금 시대에 팔아 먹을 것 많이 만들고 발전 시킨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옛추억은 그냥 향수로 재미있게 간직하면 충분하다 생각해서 쓴 글이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부끄러운게 아니고 이분들이 계셨기에 우리가 있는 것이고 우린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줄것 많으니 자랑스럽게 여기면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들은 말로만 친환경 외치지만 우린 현시대에 맞는 자동차의 최첨단 장비를 직접 만들수 있고 우리들이 만든 설비들을 저들 나라에 열심히 깔아 놓고 생산품을 현지에서 만들고 있기에 전혀 부끄러울 일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이런 첨단 설비는 현지에서 정비가 안되어 국내에 들어와 재정비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