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자주 가는 철물점에 가는데, 길 좌우에 아이들이 동네 고등학교 세차 행사 광고를 하네요. 이 철물점은 고등학교 세차 행사에 장소를 종종 빌려줍니다. 코로나 전에는 미식축구부 세차 행사도 봤었지요. 이번에는 수영부입니다.

일단 철물점에 들러서 원래 목적했던 물건을 산 뒤에 세차 코너(?)로 갑니다.

세차비는 5불입니다. 저는 팁 5불을 얹어서 10불짜리 지폐를 주고 keep the change (잔돈은 가지세요)라고 했습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제 앞에 어떤 할아버지는 철물점에 걸어 들어가면서 저 아이들에게 무슨 행사인지 물어보고는 칭찬 후 즉석에서 돈만 주고 세차는 하지 않고 가기도 했습니다.
비교를 위해서, 제가 이용하는 터널식 세차장의 세차비는 물왁스 없는 가장 싼 것이 10불입니다. 물론 세차의 질은 터널식 세차장이 우수하겠지만요.

세차는 철물점 건물 뒤에서 합니다. 철물점에서 수도를 제공해 줘서 호스로 물을 뿌려가면서 합니다.
이 수영 서클은 전원 여자들만 있네요. 몇년 전 미식축구부는 세차를 남자들이 했습니다. 그런데 미식축구부의 가두 호객은 여자들이 했습니다. 그 여자들은 다른 서클과 연합으로 계획한건지, 미식축구 선수들의 친구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건장한 청년이 호객하는 것보다는 맨 위의 사진처럼 여자들이 발랄하게 호객하는 것이 호응이 좋지요.
그리고 세차는 사실 남자들이 더 잘 합니다. 순서를 기다리며 앞에 보이는 차를 닦는 행위를 보니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몇명을 제외하고는 깨작깨작하고 세차를 직접 해본 적이 없는 솜씨들이었습니다. 당장 제 딸들만 해도 고등학교를 다닐 때 제가 사준 차를 스스로 세차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하지만 고등학교 서클 모금 행사가 뭐 서비스의 품질을 바라고 가는 것이겠습니까? 마치 손녀들이 할아버지 집에 와서 "할부지, 차 세차해 드릴께요!"라고 하고 용돈을 받아가는 것과 같지요.

제 차에 수도로 물을 뿌린 후 세제 스폰지로 문지릅니다.

뒤쪽도 세제 스폰지질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간식시간에 와서 어떤 아이들은 한 손에 하드를 들고 있습니다.

이런 기금모금 행사는 빡빡하게 돈을 얼마나 많이 모으는지 여러 팀에게 목표를 주고 경쟁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이 행사는 팀 의식 고취 반, 모금 반의 의미로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여름방학에 팀원들을 모아서 즐겁게 활동하고, 간식으로 하드도 먹어가면서 덤으로 돈도 모아서 나중에 원정경기를 갈 때 운영비용에 보태고요 충당하고요.
이런 행사는 주로 해당 학생들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미리 광고를 해 놓으면 그것을 보고 오는 학부모 및 지역 주민이 주된 대상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저처럼 우연히 가두 광고를 보고 오는 사람도 있고요.
세제 스폰지질이 다 끝났으니 다음 단계로 가라고 신호합니다.

다음 단계는 수도물을 뿌려 헹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극세사 걸레로 건조.

유리창은 밀대로 물을 밀어내네요. 차에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여고생 세차니까 봐 줍니다.

그런데 저 검은 옷을 입은 학생은 유리 밀대의 스폰지 부분으로 후드의 물기를 닦습니다. 유리 밀대의 스폰지 부분은 세제 물에 적셔서 유리창을 문질러서 때를 불리는 용도지, 저렇게 페인트면을 닦아서 물기를 없애는 용도가 아닌데 말이죠. 차를 아끼는 사람은 이렇게 기금 모금 행사를 이용하면 안 됩니다. 제가 앞에서 (컨버터블을 몰고 온) 어떤 할아버지가 세차는 하지 않고 돈만 줬다고 했지요...

세차 결과를 보면 이 정도입니다. 문의 아래쪽을 잘 봐 주세요.

결과물과 상관없이 아이들이 스스로 돈을 벌어서 서클 운영기금을 충당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하는 것은 장려되어야 합니다. 저에게는 이런 모금행사 광고가 오지 않는데, 이 철물점은 거의 매주 이용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어떤 다른 서클이 세차 행사를 할 때 알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저런거 하면
학부모들 반응 볼만하겠군요
감히 우리집 귀한 자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하면서 ㅋㅋㅋ
다만 제 동네가 주민들이 고인물이 많고, 저 포함 대부분의 주민들이 아이들을 저 고등학교에 보냈던 사람들이라서 고등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행사에 우호적인 사람들만 고객이 되므로 운영이 매끄럽게 되지요. 저처럼 세차 결과에 토를 달지 않지요.
??? : 아니 우리 귀한 애들한테 이런 일을 시키다니. 집에서 손에 행주도 못쥐게 하는데! 운영비는 우리 학부모들이 모을테니까 애들은 그 시간에 공부하게 해요!
가 대한민국의 현실이죠...
그 철물점은 불편함도 있을텐데 아이들에게 계속 장소도 내 주고 기특합니다.
한국 교육의 가장 아쉬운게 이런 문화를 못배우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동영상을 첨부하지 않았지만 첫 사진에서 도로변에서 호객하는 호객꾼(?)들의 함성과 율동도 발랄합니다.
우리나라는 자소서도 컨설팅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동네 쇼핑몰 돌아다니면서
크리스마스나 할로윈에 간단한 연주와 합창 등 공연하고 다녔던 거네요.
공연으로 기부를 받지는 않았고, 쇼핑몰에서 시간당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었어요.
왜 영화보면 열댓명 모여서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하는 사람들 배경에 나오잖아요?
딱 그거 했습니다 ㅎㅎ 길거리 공연하다가 아는사람들 마주치면 열렬한 환호도 받고요 ㅎ
진짜 이거 한다고 캐롤송 악보를 외우고 1년치 활동금액을 모은다고 미친듯이 공연하고 다녔었습니다.
그거 모아서 미국 서부지역 대회도 몇몇개 나가고 학교팀이 입상도 하고 했었습니다 ㅎ
타주에 비행기 타고 대회나가는데 비행기 처음 타본다고 신났었던 미국촌놈(??)들 ㅎㅎ 그립네요.
지금 생각하면 즐거운 추억입니다.
80년대 후반쯤이었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