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 여행 중에 타본 차량들입니다. 후기에 올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렌트카 좀 탄걸 후기라 하기엔 그렇고 심심해서 써보게 되었습니다.
각 CN7, DN8, IG(FL 이전)입니다.
- IG 그랜저 3.0
나름 풀옵 차량입니다. 무선충전 빼고 다 있습니다. 렌터카인데 이젠 연식도 있고 마일리지도 있는(6만) 차량이라 여기서 가장 평가가 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6기통은 다릅니다. 집에도 V6 3.3 현대차가 있고 과거에도 뮤 2.7을 꽤 오래 탔지만 언제나 6기통은 참 다릅니다. 힘도 넉넉하고 질감도 부드러우며 정숙하고 진동도 적습니다.
그랜저는 참 좋은 차량입니다. 방음도 잘 되어있고, 넓고, 편의기능도 많고(추운 날에 2열 열선은 최고였습니다), 18년식이지만 LFA도 있고, 승차감도 부드러우며, V6 3.0 엔진은 정숙한 저rpm으로 충분한 펀치력을 제공해줍니다. 연비도 썩 나쁘지 않습니다. 비슷한 연식의 G80이 고속 400km 달려야 겨우 10.1 나오는거 생각하면 제주 시내, 해안도로만 달리면서 11이 나오는건 꽤 마음에 듭니다.
물론 연식에 따라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가령 LFA는 정말 '죽진 않게 해주겠다' 느낌입니다. 제주도 자체가 60 이상 달릴 곳이 잘 없기도 하지만 있다 해도 딱 죽지만 않게 해줍니다. 자꾸 차선을 밟으려 하거나 코너를 돌다 말다 돌다 말다 합니다. 이걸 믿고 생각없이 가다간 조만간 '제주도 야자수를 차로 부수면 얼마를 보상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글을 써야 했을겁니다. 네비 역시 조금 느리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최고의 패밀리카"이자 베스트셀러인 이유는 있습니다. 나름 까오(중요)가 살면서도 패밀리 세단의 요건을 전부 다 갖추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넓고 편하고 달린거 많고 부드럽습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재미는 없지만 가족 이동수단으로는 정말 최고입니다.
잘 팔리는 것엔 언제나 이유가 있습니다. 그랜저가 그렇습니다.
- CN7 가솔린 1.6
자주 타봤지만 탈 때마다 놀랍니다. 연비며 트렁크 공간이며 실내 공간까지 흠잡을게 없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요철을 지날 때 2열은 차이가 납니다. 출력 역시 할배운전에 맞는 정도이지, 그리 넉넉한건 아닙니다.
내장재 품질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저렴하다는 느낌은 남아있을 수밖에 없네요. 트렁크 마감 등도 있고, 여러 부분에서 플라스틱이 드러나는게 많이 보입니다. 투싼도 그렇지만요. 다만 스포티지는 그런 플라스틱을 나름 하이그로시를 배합하는 등의 기교로 화려하게 갖췄는데 투싼과 아반떼는 그런 점에서 아쉽습니다.
또한 아반떼는 깡통 차량일수록 상급과 유독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렌터카 아반떼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에어컨과 네비, 스센 빼면 달린게 없는 깡통들이 많은데 별별 것들이 다 빠져있어 슬픕니다. 물론 저는 수동 다이얼 에어컨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이런 것들이 아쉽지 않습니다만, 이런 깡통을 중고로 판다면 사가고 싶은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모든게 납득됩니다. 1.6 아반떼에다 이런저런 옵션 넣고 뽑아도 2천 남짓인데 쏘나타/K5 대비 크게 처지는 구석이 없습니다.
이 점이 포지션으로는 생각보다 치명적입니다. 물론 저같이 깡통주의자에겐 아반떼 중옵이나 쏘나타 깡통이나 별 차이가 없다 느껴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하게 옵션을 넣을테고, 그렇게 하면 아반떼와 쏘나타의 가격은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그만한 값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아반떼가 크게 밀리는 점이 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반대로 그랜저는 (비록 GN7 들어서 고지식한 할배 디자인이 됐지만) 쏘나타 대비 우수한 점이 꽤 많습니다. 내장재 품질과 디자인, 6기통 엔진, 기본 옵션의 풍부함 등은 확실한 우위입니다.
무엇보다 연비가 너무 깡패입니다. 1.6+CVT 조합은 고속주행 20-22km/l를 매우 쉽게 만듭니다. 내륙에서 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계기판이 잘못되기라도 했나 놀랄 정도였습니다.
깡통 아반떼+15인치 휠+LPi 모델이라면 정말이지 극강의 가성비를 만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마음같아선 스센만 달린 노옵션+수동변속기로 하나 출고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정말 제가 죽는 날까지 안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시도를 못 하겠습니다.
뭐 어디서는 아반떼가 가성비남이다 뭐다 하는데, 퐁퐁남 소리 하는 것처럼 세상에 할 짓 없는 백수들이 또 방구석에서 만드는 이상한 혐오용어인가봅니다. 참 우스울 뿐입니다.
- 쏘나타 DN8 LPi 2.0
내륙에서 어느 날 갑자기 땡겨서 타봤습니다. 카셰어링으로 K5 1.6T와 하이브리드는 아주 흔해서 자주 타봤는데 쏘나타는 처음이라 궁금했습니다.
무엇보다 쏘나타 2.0의 악평이 자자해서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LPi 모델은 어떨까 궁금했고요.
그런데 이런, 빌리러 갔더니 메기가 아니라 좀 봐줄 만한 얼굴이 서있는겁니다. 띠-용 하여 확인해보니 제가 1.6터보를 빌렸더군요 ㅡㅡ
취소하고 다른 곳에 있는 LPi를 타러 갔습니다. 와중에 추워서 폰도 꺼지고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타본 DN8 LPi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니 사실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저조한 판매 실적이 아쉬울 정도로 참 좋은 차량이었습니다.
물론 CN7 이후 모델과 달리 고속도로 외 HDA 적용이 안 되는 점, 최초의 3세대 플랫폼이라서 네비 등이 약간 뒤쳐진 것 등의 아쉬움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주행질감도 좋고, 정숙함도 상당히 훌륭하며, 승차감도 아주 좋습니다. 저는 K5보다 쏘나타 승차감이 훨씬 좋았습니다.
이전에 타본 쏘나타는 사실 택시 LF 정도가 고작이었는데 택시와는 확연히 많이 다르더라고요. 세대가 다른 차는 맞다는걸 여러모로 느꼈습니다.
플라스틱 센터페시아이던 LF/뉴라이즈와 달리 실내도 나름 좋은 소재를 여러 곳에 덧대며 아반떼와는 급이 다름을 어필합니다. 렌터카 사양인데도 아반떼보다 여러모로 질감이 좋습니다.
게다가 LPi의 절대적으로 부족한 스펙 출력에도 불구하고, 변속기 세팅이 잘 된건지 일상 주행에선 전혀 아쉬움이 없었습니다.
시내 가감속은 당연히 평온하며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에도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추월 역시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이전에 타본 K5 2.0은 변속기 세팅 탓인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요. LPi 모델은 그런게 크지 않았습니다. 물론 rpm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그게 크게 거슬리는 수준까진 아닙니다.
다만 역시 못생겼습니다. 증말 못생기긴 했습니다. 중고 시세는 이를 명확히 반영해서, K5가 아무리 단순교환이력+렌트이력이어도 최소 1천 후반은 되는 반면 DN8은 기껏해야 3년 된 렌트이력이 1300만까지 내려와있습니다. 물론 저는 디자인 빼고 쏘나타가 더 좋다 생각합니다만 그 디자인이 좀 크긴 합니다.(...)
중고로 가성비는 최고라 생각합니다. 3세대 차량 중에서 심지어 웬만한 아반떼 깡통보다도 쌉니다. 아반떼 깡통은 센터페시아 버튼의 절반이 멍텅구리인데 쏘나타는 적어도 다 채워줬습니다. LPi는 연료비도 적게 들고요. 뉴라이즈가 이래저래 붙이면 중고로 1300이 넘어가는데 LFA가 들어간 DN8이 1300-1400입니다.
그랜저, K7 16-17년식이 비슷한 가격에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영업이력이 있는데다 사고/교환 차량이고 무엇보다 조향보조가 대부분 없습니다. 이 연식에는 HDA는 고사하고 LKAS도 없는 차가 절대다수입니다. 물론 플랫폼 역시 LF 기반이라 차이가 나고요.
3세대 플랫폼에 나름 최신 전장, LFA, 꽤 빵빵한 기본 옵션, 이런걸 모두 다 갖추고도 중고가는 1300선까지 내려오니 가성비는 정말이지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못생겼음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 번외 : 모닝 JA
평소 경차는 무조건 스파크만 타고 다녔는데 어쩌다 타봤습니다.
처음 탄건 작년 여름 2열에 탄건데, 좁은건 버틸만했지만 40도 폭염에서 2열 벤트가 없어 죽을 뻔했습니다.
이번에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제주 시내에서만 타고 다니니 4단 변속기도 60 이하에선 나름 쓸만 하더라고요. 현대 4단 변속기를 운전한건 캐스퍼 터보가 처음이었는데, 정작 캐텁은 힘에 비해 변속기가 너무 궁합이 안 맞아 시내에서도 가속이 한 박자 늦거나 빌빌대는 일을 자주 겪었습니다만 모닝은 꽤 쓸만했습니다.
물론 스파크의 CVT가 더 좋습니다. 연비도 좋고 성능도 좋고 가속도 좋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되었잖아요. 흑흑...
시티카로 모닝은 꽤 훌륭합니다. 레이보다 방음과 안정성도 낫고요. 자연흡기 1.0에 4단 변속기라 굼뜰 것 같지만 60 이하로 달리는데엔 문제 없습니다. 진동은 좀 있습니다만.
물론 스파크가 더 마음에 들기에 사게 되면 스파크를 사겠지만, 모닝 역시 나쁜 차는 아니더라고요.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 마무리
- 그랜저는 최고의 훼미리 세단이다. 정숙성, 공간, 출력 여유, 편의기능, 까오 등 모든걸 갖추고 있다. 40대가 되면 이만한 차가 없어보인다.
- 쏘나타 좋은 차다. 중고 가성비도 아주 좋아졌다. 2.0 LPi 나름 쓸만하다. 그런데 너무 못생긴건 사실이다...
- 아반떼 좋다. 연비 좋고 공간 부족함 없고 이쁘다. 다만 깡통이 너무 깡깡깡통이고 출력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쏘나타를 팀킬하기 충분하다.
- 모닝 시티카로 좋다. 근데 인상이 좀 화나보인다.
감사합니다.
사고대차로 2주가량 탔고
패밀리카로 쓰기에는 저는 충분 했었습니다
특히 인테리어가 K5보다 좋았거든요. 운전할 때는 인테리어를 많이 보는데 볼 때마다 이쁘다 생각했습니다.
새 차로 DN8 내장 인테리어 카멜로 해서 사고 싶다 생각 했었어요 ㅎㅎ
hg 오너 입장에서 ig 신차 나왔을 때 타보고 진짜 깜짝 놀랬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만든 차인줄 알았습니다.(좋은 의미로)
쏘나타는 진짜 그 판매량인게 아쉬울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요즘 suv가 인기라지만, 가격 생각하면 쏘나타는 매우 좋은 차라 생각합니다.
(전 메기 디자인도 싫지 않습니다. K5 디자인이 압도적이지만, 메기룩도 나쁘게 보는편은 아닙니다. 이전 LF 페리보다는...)
아반떼...괜히 사회 초년생한테 추천하는 차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빌릴 때마다 느끼지만 이 가격대에 이정도 차를 판다는게 진짜 놀랍습니다.
(이전에 아내차가 1570만원인 2017 모닝 풀옵(JA) 이었던지라 더 그렇습니다.)
그외 최근에 타본 현기차 대부분 만족했지만 1.6T + DCT 조합만은 너무 별로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이후 출시된 차 가격은 쉽게 납득되지 않네요.
DN8 실제로 타보면 정말 잘 만든 차 입니다.
다만 2열 딱딱함과 헤드룸은......(K5는 더하다는데 ㄷㄷ)
참 좋은글이네요 저도 DN8이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는데요,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사실 센슈어스 디자인인지라,
메기 디자인이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가성비를 생각해서 한번 고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추가로 CN7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