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신차 발표 직후 계약한 제네시스 G90 리무진을 지난주에 출고받아 간단한 소감을 써봅니다.
외형 :
유럽 명차들을 따라했다는 소리만은 이제 듣기 싫다는 굳은 의지가 보입니다.
적어도 외형은 독3사, 벤틀리, 롤즈로이스 등 더 비싼 대형 설룬들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디자인이 멋지냐 아니냐를 떠나 아이덴티티는 확실하네요.
내부 :
가죽시트를 렉서스도 즐겨 사용하는 버건디색으로 선택해서 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는데, 전체적으로 독일차 보다는 현행 렉서스LS 쪽을 지향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낭창낭창~폭신폭신~한 느낌, 자동차 보다는 집 거실 가구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Cozy한 느낌을 지향하다 보니 “탈것”으로서의 성능이나 속도감을 강조하지 않았다는 뜻이며 부정적으로 말하면 따분하고 늙은 분위기 입니다.
파워트레인 구성 상으로도 “달리겠다”라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고객들 입장에서도 진짜 달리려고 이 차를 사는 사람은 아마 없을테지만, 이 사이즈와 가격의 세단 치고 외형은 상당히 ‘날티’가 나서 내장과 외형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좀 걸립니다.
가죽 인테리어는 벤틀리급이라고 하기엔 가죽 등급이 좀 떨어져 보이지만 손톱을 세워 긁기만 해도 상처가 나는 벤틀리 가죽이 실용성 면에서 좋기만 한 건 아니니 이 가격대에 이 정도면 됐다 싶습니다. 박음질은 나무랄 데 없습니다. 마이바흐 급은 됩니다.
시트의 착좌감은 벤츠는 2열 VIP시트에 앉으면 탄탄한 시트의 굴곡 - 특히 사이드 볼스터가 확실히 허리에 느껴지는 반면, 제네시스는 침대에서 탄탄한 매트 위에 보드라운 타퍼를 한번 더 얹은 느낌입니다. 잡아주는 느낌보다는 떠있는 느낌이 강하네요.
앉았을 때 당장 배기는 부분이 없게 하는 데 역점을 둔 것 같은데, 독3사 대형설룬 시트들과 달리 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장단점이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장시간 착석에는 벤츠/아우디 스타일이 더 편하거든요. 고가의 사무용 의자들이 푹신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처럼.
이중접합유리+2열 측후면 프라이버시 글래스 :
리무진은 프라이버시글래스가 (아마도) 기본사양인 듯 합니다. 딱히 옵션을 넣은 기억이 없는데 2열이 출고 당시 투과율 30%정도로 어둡게 처리되어 있고, 틴팅 필름이 아니라 유리 자체에 색이 들어있습니다.
영업사원이 루마 버텍스 900으로 틴팅을 해준다기에 전면은 노틴팅, 측후방은 30%를 지정했는데 틴팅작업 후 차가 나와서 보니 2열이 5~10% 필름 시공 한 것처럼 어둡네요.
요즈음은 S클/마이바흐, 벤틀리 등 최고급 세단들을 50대~그 이하 젊은 오너들이 타고 다닐 경우 (2열은 자동 롤블라인드가 있으니) 틴팅 자체는 옅게 하는 추세이므로 순정 상태에서 이 정도로 아예 색이 들어간 유리가 끼워 나온다면 아예 노틴팅으로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렁크 :
트렁크리드가 아래로 처진 디자인이기도 하고 2열 시트 구동 부품 등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차 크기에 비해 개구부가 작고 (아마도) 에쿠스-제네시스 플래그쉽 모델 최초로 골프백이 4개가 안들어갑니다.
영업사원은 3셋트 까지는 어찌어찌 어거지로 넣을 수 있다는데 제가 테스트해본 바로는 3셋트를 실으려면 그중 최소 1개는 하프백 이어야 할듯 합니다. 풀사이즈 3개 + 보스턴백 3개는 제가 보기엔 어렵습니다.
그래픽 인터페이스 :
운전석의 계기판과 AVN화면은 디자인이 좋다고는 말 못해도 반응은 빠릿빠릿하긴 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운전자는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쓰면 되니 순정 avn이 구려도 별 상관 없습니다.
그런데 2열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은 카플레이도 안되고 설계부터 전혀 다른 하청업체가 대충 만들었는지 운전석쪽과의 일관성도 없고 조작도 불편합니다.
기본 메뉴도 참 가관(?)인데요.
일단 배경화면이 무슨 중국산 DVD플레이어같은 유치한 애니메이티드GIF화면(애니메이션 프레임 레이트가 초당 한자릿수로 뚝뚝 끊어지는 조악한 GIF)이고 제공하는 기능이라는 것이 (도대체 누가 쓰나 싶은) USB메모리를 꽂아 사진(!!)을 보라는 기능, (요즘 차에서 누가 DMB를 본다고) DMB, (휴대폰에서 검색하면 훨씬 잘 나와있는) 골프장 정보, 실시간 주변 부동산 시세 등, 취향이 아무리 봐도 60대말 이상에 스마트폰은 카톡 이외엔 쓸 줄 모르는 꼰대 할배 풍입니다.
외형 디자인을 그렇게 했듯이 다른 부분도 50대 이하 젊은 고객들을 지향했다면 제대로 작동하는 웹브라우저,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넣어주던지, 휴대폰 화면 무선 미러링 기능을 넣어주던지, 이도 저도 아니면 아예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그대로 달아주는게 나았을 뻔 했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차는 1열 조수석을 앞쪽으로 최대한 당겨놓게 되므로 크지도 않은 스크린이 승객 눈에서 너무 멀어지는데다가 등받이를 앞쪽으로 기울이면 스크린이 천장을 쳐다보게 됩니다. 사용하고 싶지도 않지만 어떻게든 써보려고 해도 사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2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옵션은 절대 절대 비추합니다. 예쁜 쓰레기도 아니고 그냥 허접쓰레기 입니다.
현대의 실내 설계팀은 2022년형이 아니라 2012년형에나 어울렸을 법 한 이런 쓰레기를 무려 1억 7천만원짜리 플래그쉽 차에 달아놓고 잠이 오고 밥이 입에 들어가는지 궁금합니다.
마이바흐도 결국 다 이렇게 생겼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으나, 이런 AV-IT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한국의 자동차 회사에서
앞으로 최소 6~7년은 기함(회사와 브랜드의 얼굴) 역할을 할 신차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드도 아닌 구닥다리 V6 가솔린엔진 1종만 덜렁 넣어놓은 것 만으로도 무성의하다, 실망이다 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을진데
주행안전과 별 상관이 없으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모험을 해볼 수 있는 후석 in-car entertainment 시스템 조차도 유행을 선도하는 최첨단 장비를 넣지 못하고 이런 구태의연한 물건을 달아놓은 것은 무척 아쉽습니다.
리무진의 차주(구매자)는 운전석이 아니라 뒷자리에 주로 앉습니다. 현대 내부 역량이 부족했다면 전문 외부 회사 외주를 줘서라도 후석 엔터테인먼트에 신경을 충분히 썼어야 합니다. 잘 달리는 차도 아니고 편안하게 뒤에서 휴식 하는게 목적인 차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기대치가 컸고, 그만큼 실망, 대실망 입니다.
주행 :
아직 “주행”이라고 할만한 운행을 못해봤습니다. 시내 막히는 도로를 30km 정도 2열에 타본 것이 전부입니다. 나중에 장거리 운행 (운전 안하고 2열 탑승) 해보고 나서 소감을 올려보겠습니다.
80km/h이하 저속에서의 부드러운 충격흡수 능력, NVH는 구 EQ900시절부터도 이미 훌륭했고 이 차도 그런 저속에서의 안락감은 롤즈로이스가 부럽지 않습니다. 빠르게 달려보면 물론 격차가 있겠지만요.
48V 마일드하이브리드라 신호대기, 가다 서다를 계속 해도 ISG 작동의 이질감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현재 48V는 리무진에만 들어가는데 이 등급의 고급 세단에 PHEV도 아닌 구식 내연기관을 넣을 거라면 48V시스템은 전체 기본사양으로 들어갔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족:
G90 구모델 포함, 최근 10년 내에 나온 다른 현기 차들은 이렇지 않은데 이번 G90은 이상하게 휠 옵셋이 좀 모자라서 바퀴가 차체 안으로 쑥 들어가 볼품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차체 크기와 휠 사이즈에 비해 타이어가 너무 얇아서 바퀴가 더 빈약해 보이고 휠아치 안이 너무 휑 하게 비어 보입니다.
현행 렉서스LS도 차체에 비해 바퀴가 휠만 엄청 크고 타이어는 체신머리 없어보이게 너무 얇은 스포츠카용 수준의 초-저편평율 타이어가 끼워져 있고 바퀴가 차체 안으로 쑥 들어가 보기가 이상한데, LS의 인테리어를 참고하면서 이 부분까지 그대로 가져온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휠이 바깥으로 10mm씩은 더 나오게 하고 타이어도 편평비를 5 이상은 높여서 타이어 사이드월을 더 두툼하게 해야 휠하우스가 비어보이지 않고 전체적으로 쇼퍼드리븐 플래그쉽 세단다운 프로포션이 될듯 합니다.
아래 사진은 저희 차가 아니고 참고 하시라고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제 눈에는 바디와 바퀴가 영 비율이 안맞아 보이네요. (물론 개인 취향입니다.)
..직접 운전할 일은 거의 없을듯한 차라 “시승기”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한두 달 타보고 탑승기를 제대로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진짜 계기판 AVN은 저도 시승해봤지만 아랫급 G80이 훨씬 낫던....
대체 왜 14.5인치 안쓰고 12.3인치 쓰고 별도의 이상한 그래픽을 쓰는건지....이해가 안갑니다
이전 EQ900도 업데이트도 안되고 AVN 완전 별로였는데 말이죠...
AVN, 특히 후석AVN 인터페이스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너무 실망입니다.
울 회장님이 바로 출고 하셨던데.
기사딸린.차라 더더욱 좋았습니다
후열 모니터는 수지에 가서 봤었는데
이걸로 도대체 뭘 하라는건지 도저히 이해 불가입니다.
요즘 나이먹은 사람들도 다 유튜브 넷플 본다고요..
넣을 계획은 있기나 한건지 모르겠네요.
/Vollago
인포테이먼트 개선 많이 해야할것 같고
young luxury를 표방한 브랜드 치고 인테리어가 너무 올드하더군요.
현행 G80도 그냥 달려있어 이뿐거 외에는 무쓸모에요
심지어, HDMI로 외부기기라도 연결 할 수 있게 해줬어야 해요
그래야 유튜브, 넷플릭스 등 시청 가능하죠~
요즘 싸고 좋은 기기들 얼마나 많은데
30cm 늘이고 리무진이라 이름 붙이기는 좀 그래보입니다.
자동차 제작 기준에 맞추느라 그만큼 밖에 못 늘이는 걸 수도 있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좀 아쉽네요.
에쿠스/체어맨 시절에는 B 필러가 늘었는데 이제는 2열 도어가 늘어났네요.
허리만 늘리는 건 애프터마켓 코치빌더들도 뚝딱뚝딱 많이들 하지만 뒤 도어를 확 늘리는 건 독3사+렉서스 본사에서 직접 내놓는 LWB버젼 외에는 사례가 드뭅니다.
G90의 경우 SWB도 이미 실제 2열 공간이 (S클 LWB를 한번 더 늘린) 마이바흐급에 가깝습니다. G90 리무진은 중간에 격벽을 쳐도 2열 승객이 발을 쭉 뻗을 수 있을 정도의 광활한 공간이 나와서 굳이 지금보다 더 늘릴 필요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B 필러를 늘이는 것보다 도어를 늘이는 게 설계적으로나, 원가적으로 비용이 많이든다는 건 압니다.
B 필러는 그냥 스트레치만 하면 되지만 도어는 고려해야 할 포인트가 훨씬 더 많죠.
제가 LWB가 좀 그렇다고 표현한 건 얼핏보면 LWB인지 확인하기 힘드니까
[나 LWB야!] 라는 의미에서 쓴 겁니다.
자동차에서 1~2cm 차이가 얼마나 크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궁금해서 스탠다드버젼 g90 시승도 했었거든요 ㅎ
너무 부럽네요 제 드림카 롱휠베이스g90♡
많이 부족해서 Eq900에 g90롱바디 휠만 끼웠어요 ^^
다음 시승기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