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하이브리드를 출고한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작년 봄에 출고했으니 1년 조금 넘었네요.
출고 때만 해도 투싼은 4달, 싼타페는 4주라던 납기표는 어느샌가 14개월이 되어버렸고요.
제 차량은 아니고 아버지의 차량입니다. 출퇴근 거리가 길고 출장이 많아 이제 1년차인데 거진 5만 km를 운행했습니다. 엔카에서도 저희 차량보다 더 많이 주행한 차량은 단 1대밖에 없네요;
조만간 보증이 끝나는 차량이지만 특별히 문제가 되는건 없고, 창문 버그(1열 파워 윈도우를 동시에 올리면 하나가 갑자기 멈추거나 내려가버리는 버그) 정도 외에는 사소한 잔고장도 한 번 없었습니다.
그동안 디젤 차량을 계속 운행하시다가 국산 SUV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가 나온 터라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는 스포티지 출시 전이라 고려 대상에 없었고 쏘렌토는 홀로 운전하시기엔 너무 큰 차량이라 투싼으로 택하게 되었습니다.
옵션은 아마 중간급에서 스센 등 필수 옵션을 추가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출고가는 3천 중반이었고요. 비슷한 옵션으로 쏘렌토는 더 멋진 실내인데 500만 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서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사실 제가 주행한건 1만 km가 안 되기도 하고 아직 보증기간 내라서 특별한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닙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잘 만든 차량이라고 생각하고요.
간단하게 생각나는대로 주행기를 써보려 합니다.
1. 출력이 넘칩니다.
투싼 NX4의 공차중량은 1.5톤 정도입니다. 출력은 230마력이고요.
세단인 DN8 쏘나타와 무게는 큰 차이 없으면서도 DN8 N line과 60마력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비를 포기하고 스포츠 모드로 두면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차량의 세팅 자체가 현대의 SUV 대중차 성향, 즉 가벼운 핸들과 부드러운 서스펜션이기 때문에 스포츠 주행에 적합하지는 않습니다만 직빨만큼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다만 그만큼 어느 정도 출렁임은 감안해야 합니다.
스포츠 모드로 밟으면 하이브리드가 가솔린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기적을 행사하십니다만 어쩔 수 없습니다.
덕분에 연비주행 외에도 출력에서 전혀 모자람이 없다는게 큰 장점입니다.
다만 가끔 변속기가 댕청할 때가 있어서, 오르막에서 저단으로 달리느라 엔진이 비명을 지르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2. 연비는 기대 이하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고속주행을 주로 하기 때문에 연비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시내 연비는 훌륭합니다. 특히 정체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데, 40km를 2시간 동안 운전하면서 30km/L까지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80마력의 모터임에도 40km/h를 넘어가면 여지없이 엔진이 시동하는데다 고속에서 EV모드로 주행하다가도 조금만 오르막을 만나면 다시 시동하기 때문에 표정속도가 약간 높다면 저속보다 연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고속 연비는 SUV의 한계와 모터의 이점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 만큼 아반떼보다도 떨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17-18km/L, 봄~가을에는 20-22km/L 정도가 평균인 것 같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배터리가 유독 빨리 닳아 노상주차된 차량을 운행할 경우 EV 모드로 주행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물론 SUV임을 생각하면 연비는 꽤 좋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단형인 K5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연비가 떨어지는 편이고, 아무리 밟아도 20km/L 이하로 내려가기 어려운 니로 등과 달리 투싼 하브의 연비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스스로 연비주행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동이 걸릴 때 불쾌함이나 이질감은 크게 없습니다. 단지 '걸렸구나' 정도의 생각이 드는 정도입니다. 진동이나 소음은 꽤 억제된 편입니다. 2.4 NA의 그랜저 하브에 비하면 조금 이질적이지만 급 차이를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돈이면 그랜저 하브가... 역시 가성비는 세단입니다)
3. 넓습니다. 그런데 스포티지가 더 낫지 않나?
실내는 분명히 넓습니다. 전에 타던 싼타페 CM보다 2열이 넓은 것 같습니다. 폭도 넓고요.
트렁크 역시 넓습니다. 높이만 되면 3열 넣어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넓어요.
2열은 아반떼는 물론이고 쏘나타와 비교해도 전혀 모자람 없을 정도로 넓습니다. 고속 안정성이 조금 아쉬움이 있어 2열에 잘 안 타긴 하지만요.
문제는 센터페시아가 불편합니다. 버튼형 변속기는 항상 보고 눌러야 한단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공조장치까지 전부 터치란 점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운전 중에도 춥거나 덥다 싶으면 센터페시아를 보지 않고는 조작하기 어렵습니다. 버튼과 달리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까요.
그나마 아이오닉처럼 통풍 시트까지 네비에 넣어버리진 않아서 감사해야 할까요?
그렇지만 하이그로시로 도배한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범죄입니다. 검찰개혁 시급합니다.
전에 스포티지를 운행해본 적이 있는데요. 난해한 디자인이란 평을 듣긴 해도 스포티지가 더 나은 점이 많아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깡통 계기판이 바늘인(심지어 하브는 RPM도 없어요!) 투싼과 달리 일체감 있어보이게 나름 디스플레이처럼 만든데다 공조장치에 다이얼이라도 달려있거든요. 적어도 온도는 바꿀 수 있습니다.
수출형 투싼은 변속기도 기어봉이고 공조기에도 나름 버튼이 있던데, 기어봉은 몰라도 공조기 버튼은 갖고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실내 공간도 그렇고 스포티지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HDA도 조금 더 개선된 것 같고요.
4. 나머지 여담들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사실상 중형의 SUV라 생각합니다. 쏘렌토가 워낙 커지면서 준대형에 가까워진 만큼 투싼과 스포티지는 이젠 중형에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실내 거주성은 이미 그 정도 수준이고요.
대중차에 맞춰진, 즉 고속에서 비교적 떨어지는 안정감과 110km/h부터 들려오는 풍절음은 아쉽습니다만 이 정도는 차급을 생각할 때 괜찮다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실내는 쏘렌토에 비해 처진단 느낌을 받습니다. 하이그로시를 제하더라도 플라스틱 재질이 많고 디자인에서도 고급스러움은 없습니다. 아반떼 급 정도라고 생각해야겠네요.
기회가 생겨 풀옵션 투싼 하브도 타본 적이 있습니다만, 전동시트와 뒷좌석 열선 정도를 제외하면 큰 메리트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족이 있다면 장점일 수 있지만 500만 원 정도를 더 지불하고(즉 상급 차량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을 지불해서) 구입할 만큼의 메리트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이브리드가 되며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가격 대비 좋은 차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티지라는 약간의 상위호환이 있지만 옵션질과 출고기간, 중고가 등을 고려하면 투싼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못생긴 스포티지와 달리 귀엽습니다. 마치 저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껏 상당한 주행거리를 달렸지만 한 번도 문제 없이 잘 달려준걸 보면 큰 문제점이랄건 없는 차량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기름값이 날뛰는 시국에 연비까지 훌륭하다는 점은 큰 메리트입니다.
다만 고속안정성, 고속 연비, 내장재 품질 등은 아쉬운 점입니다. 이런 점들은 '하이브리드 SUV'가 아닌 '하이브리드 차량'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단점일 수 있고, 이 경우엔 K5 혹은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 형상이 특이한데 그래서 문콕시 판금이 안 됩니다. 교체입니다.(...) 형제차 싼타크루즈는 평평한 형상인데 얘는 국산차가 아니죠.
5. 그래서 다음 차는?
사실 세단을 사고 싶습니다.
이미 G80이 있어 그랜저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가격대에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보인다는 점은 분명 큰 메리트입니다.
내장재 품질도 훨씬 좋고 옵션도 풍부하며 파워트레인 역시 정숙합니다.(세금은 비싸지만)
무엇보다 고속안정성에서 뛰어나단 점이 가장 메리트입니다. 연간 5만 km를 주행하는데 더 안정적인 차량이 좋겠지요.
투싼 하브가 없었다면 디젤을 샀을텐데, 디젤의 진동과 저유가에 힘입어 하이브리드를 처음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쓰고 보니 긴 주행거리에 비해 생각보다 특별한 글은 아니게 된 것 같네요.
다만 주행거리가 상당히 길었음에도 단 한 번의 트러블이 없었던 만큼,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차량입니다.
고유가와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뜨거운 지금 디젤도 전기차도 메리트가 없다 느껴 한동안 기변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비운전을 위해 맘먹고 하거나 고속주행 시에는 연비가 떨어진다니까 고민이 됩니다..고유가 시대라...
저나 와이프나 출퇴근 왕복 100키로가 넘어서 한 달에 유류비만 100만원이 넘어가는데,
오늘 아침에 유류비 많이 나온다고 와이프가 불만을 토로해서 팰리에서 바꾼다면 SUV 하브로 하고 싶다, 그 중에서는 투싼 하브가 예뻐 보인다고 그걸 원하는 눈치더라구요.
그래서 정말로 기변을 하게 된다면, 투싼 하브로 알아봐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소중한 후기를 남겨주셨네요.
정독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나저나 저는 세단파라서 세단 하브로는 k5, 아반떼, k7프리미어, ig초기형 하브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k5 하브가 평이 괜찮은가 보네요.
2.4 하브보단 정숙성?, 연비, 운용비 생각하면 1.6 하브가 여러모로 나을 수도 있겠네요.
새차 출고가 늦어지니 앞서 언급한 후보군 차량들로만 중고를 구경하고 있는데, 중고차 가격도 올라가다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그나저나 기변하지 않고 그냥 타는 게 제일 돈 아끼는 방법인데, 이 참에 제 차를 바꾸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