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며칠전에 적었던 자가정비 글의 댓글중에 정격 체결 토크에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댓글에서 4eon님과 Harugun님이 과토크로 체결했던 볼트와 너트는 정격토크로 체결하면 풀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체결 토크를 높인다고 적으셨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 지식 밖의 흥미있는 경험담이라서 탐구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첫째 찾아낸 자료는 미국에서 볼트/너트에 대해 상담과 판매를 하는 전문 취급상 패스날의 것인데, 볼트와 너트를 재사용할 때마다 너트의 나사산이 영구 변형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체결할 때는 너트의 첫째 나사산에 34%의 체결력이 걸리고, 두번째, 세번째로 갈수록 힘이 적게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이 많이 걸리는 첫째 또는 둘째 나사산이 힘에 의해 영구 변형되는 것입니다.

그 나사산의 영구 변형때문에, 수차례 재사용한 너트는 볼트와 설계 공차대로 맞물리지 않고, 간섭이 생기면서 돌기 때문에 원래 설계보다 마찰력을 더 많이 발생합니다. 체결 토크는 일부는 나사산의 마찰력으로 허비되고, 일부만 볼트/너트를 죄어붙이는 유효한 힘으로 발휘되는데, 반복 사용한 너트는 허비되는 쪽 비율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다르게 표현해서, 새 너트를 약한 토크로 죈 것과 같은 결과입니다.
이 회사의 실험에서는 1/2인치(12.5mm) 굵기 볼트를 70파운드-피트(95N-m)로 체결하면 죄어붙이는 힘 9000파운드(4100kg)가 발휘되는데, 2회째에서는 토크를 95파운트-피트로 증가해야 압착력 9000파운드가 얻어졌습니다. 4회째에서는 145파운드-피트까지 올려줘야 같은 압착력이 얻어졌고요.
https://www.fastenal.com/en/77/reuse-of-fasteners
두번째로 찾은 볼트/너트 컨설팅 업을 하는 볼트 사이언스 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볼트/너트를 재사용할수록 나사산의 표면처리가 망가져서 거칠어지기 때문에 마찰계수가 높아지고, 체결 토크중에서 나사산의 마찰력으로 허비되는 비율이 증가합니다. 이것은 똑같은 체결 토크라도 대상물을 죄어붙이는 압착력이 적어지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아래 사진은 10회 재사용한 볼트의 나사산이 거칠어진 현미경 사진입니다. 힘을 받는 아래쪽 면은, 힘을 받지 않아 사실상 새것인 위쪽면에 비해 많이 거칠어졌습니다.

이 자료에서는 널리 사용되는 전기 아연도금으로 처리한 시편에서 10회 재사용후에 마찰계수는 신품의 2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https://www.boltscience.com/pages/the-re-use-of-threaded-fasteners.pdf
아래 그래프를 보면 똑같은 압착력 6kN(612kgf)를 얻기 위해 최초에는 23N-m로 체결하면 되었지만, 10회 재체결후에는 52N-m이상으로 돌려줘야 같은 압착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10회 재사용후 압착력이 얼마나 적어지는지, 여러가지 나사 윤활제를 사용해서 실험한 것입니다. 무윤활(unlubricated)는 42%, 기름(oiled)는 45%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그리스(grease)는 18%, 이황화몰리브덴(Moly...)는 7%만 감소했습니다. 자료에서는 적절한 윤활제를 사용하여 나사산 표면처리가 망가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짜고짜 내일부터 그리스나 이황화몰리브덴을 바르기 전에, 그래프에서 똑같은 토크 50N-m로 체결했을 때 무윤활은 압착력이 12kN정도밖에 발생하지 않지만 이황화몰리브덴은 35kN정도로 3배나 압착력이 높아지는 것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큰 압착력이 발휘되면서 볼트가 늘어나거나 끊어질 수 있거든요. 또는 과다한 압착력이 모재의 볼트구멍 주변으로 균열을 유발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4eon님과 Harugun님이 경험하신 내용은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특히 볼트와 너트를 체결할 때 규정 토크보다도 더 강하게 죈 적이 있어서 첫째 또는 둘째 나사산이 많이 변형되었거나, 높은 나사산 접촉압으로 나사산 표면이 많이 손상된 부품은 체결 토크 중에서 나사산의 마찰로 허비되는 비율이 더 높을 것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저도 앞으로 10회 재사용했을 때 체결토크를 2배 높일거냐? 하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인용한 자료와 제 실제 사용조건은 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볼트-너트의 조합은 첫번 자료 실험 시편의 SAE J995 그레이드 5보다는 항복강도가 높습니다. 종종 사용되는 ISO 898 클라스 10이라면 항복강도가 위 시험에서는 827N/mm², 제가 쓰는 볼트-너트는 1050N/mm²니까, 제 경우가 영구변형이 일어나기 더 어렵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은 데이터가 없기는 합니다. 제가 자동차 회사에서 휠 스터드와 휠 너트에 정확히 어떤 재질을 지정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휠을 10회 탈거했었으니까 토크를 2배로 올리기가 기분상 찜찜하다는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정비소에서 임팩으로 조져놨으니 규정토크로 쪼매면 문제생기겠는데요
그런데 임팩트 렌치로 세게 조져(!) 놓았으니 앞으로도 계속 임팩트 렌치로 체결한다는 발상은, 임팩트 렌치로 체결하는 것이 브레이크 로터의 불평등한 변형을 야기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거든요.
그냥 볼트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여의치 않을때가 아니라면 주기적으로 그냥 새걸 쓰는게 맞지 싶습니다. ㄷㄷㄷ
볼트 1개 가격 vs 오일팬 가격
볼트 1개 가격 vs 휠 허브 가격
등등으로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혹은 풀리는게 문제라면 록타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https://www.henkel-adhesives.com/kr/ko/products/industrial-adhesives/threadlockers.html
다만, 휠 스터드가 허브에 압입된 구조인 현대차들은 휠 스터드를 교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폭스바겐처럼 휠 볼트를 허브에 돌려서 박는 구조는 휠 볼트를 교체하기가 용이하고요.
규정토크는 신품기준이고, 규정값으로 조이면 진동에 의해서 풀립니다.
좀 타다 손으로 돌리면 돌아가요.
다만, 임팩트 렌치의 사용은 반대합니다. 처음 gurizuma님 댓글에도 달았지만, 임팩트로 체결하면 높기는 하지만 얼나마 높은지 관리하기 힘듭니다. 토크 렌치로 좀 높은 토크로 관리해가며 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임팩트 렌치로 체결할때는 4개, 또는 5개 너트를 한번 중간 토크로 체결하고 다시 돌아가며 정격 토크로 체결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하나 풀로 체결, 다음것 또 풀로 체결 하는 식으로 작업하는데, 그런 체결 작업방법은 브레이크 로터의 변형을 유발합니다.
그외에는 거의 볼트를 풀일이 없어서 그런지 수십년뒤 폐차때까지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볼트와 너트 체결은 충격과 진동에 매우 약하기에 오늘날의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와셔나 이중너트 혹은 댐핑 재질과의 조합으로 설계가 매우 꼼꼼히 잘 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의 정밀 가공쪽에서 오랫동안 종사하는 입장에서 자동차를 만든 설계를 볼때마다 말도 안되는 가격에 이정도 퀄리티가 인상적인데 저희같은 분야쪽에서는 10배 이상은 더 받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들긴하여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2번째 출처 사이트의 다른 주제인 체결 순서와 preload reduction에서 설명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 글에서는 말씀하신 예처럼 1개를 다 죄어놓고 인접한 볼트를 체결하면 앞서 체결한 볼트의 preload (모재를 눌러주고 있는 힘)이 줄어든다고 하였습니다. 수압장비의 경우 일부 볼트의 preload가 적은 상태에서 압력을 걸어주면 preload가 적은 볼트 부분에서 압력이 preload를 이겨서 결합부가 들뜨게 되어 누설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자료에서도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체결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https://www.boltscience.com/pages/tsequence.htm
그리고 토크렌치는 싼 것도 좀 정밀도가 떨어질 뿐,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정밀도 1%짜리하고 5%짜리하고 실생활에서는 차이가 없거든요. 제가 사용하는 것은 이 중국산 렌치입니다. 몇년전에는 10불 (12,000원)이라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팔던 물건인데 이 집이 최근 값을 많이 올려서 20불 초반 (약 27,000원)이 되었습니다. https://www.harborfreight.com/38-in-drive-click-type-torque-wrench-63880.html
휠볼트를 다 풀렀다가 적당한 토크로 다시 조여주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
아우디 A5의 타이어 로테이션을 서비스센터에 의뢰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즈음부터 이상하게 열이 조금 오르면 저더 현상이 크게 증가하더라고요.
이리저리 원인을 찾다가 관련 글을 보고, 휠볼트를 풀러서 다시 조이기 위해 수공구를 댔는데
제 힘으로 푸는데 실패했습니다.
결국 1m길이의 장대를 연결해서 체중을 실..어도 안풀려서, 사람이 점프해서 밟는 식으로 해서 풀었습니다.
1.2m * 70kg * 9.8... 하면 토크가 800Nm이 넘는데.. 이걸로도 잘 안풀릴 정도였으니,
화물차 조이는 하이임팩으로 조였나 싶습니다. ㅋㅋㅋ
이거 풀고 120Nm으로 다시 조이니 저더 현상이 사라진..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업으로 하다보니 토크렌치 쓰는것들이 개당 돈백 넘는것만 3-4가지에 저렴이 까지 합치면 한 7-8개 가지고 있는데요(스타빌레, 스냅온, 토네, 기어렌치 등).
휠볼트 쪼을때
브레이킹 시 떨림 또는 휠허브가 안맞는 문제가 있는 차를 제외하고는 조금 약한 임팩(400Nm급)으로 쪼입니다. 그정도가 볼트가 풀리는데 대한 스트레스도 없으면서 자가정비용 수공구로도 풀리는, 제가 타협한 선이었습니다.
자가정비 좋지만 대한민국 땅에서 자가정비 하는 오너는 5%도 안될거 같고 그냥 안풀리고 안전한게 가장 중요합니다.
타이어집 또는 정비소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대부분 800-1200Nm 정도 나오는 에어 임팩으로 쏴놓는데.
이걸 120-160Nm수준의 규정토크로 쪼여놓으면 말씀하신 자료에서만 봐도 실제 받는 압력이 많이 낮아져서 풀릴 리스크가 생기죠.
아 휠볼트들은 일반적으로 강도가 class 10.9로 제작되구요.
bmw 벤츠 기준으로 보통 체결되는 나사산이 4-6개 정도 됩니다.
또한 단순히 세게 조으면서 늘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범프를 잘못 밟아서 굴절이 생길 정도라면 휠볼트도 갈아줘야될 정도로 몇몇 볼트들이 늘어나구요.
bmw기준으로 서비스 매뉴얼에 휠볼트에 테이퍼진 부분이 1/3이상 도금이 벗겨졌으면(기본적으로 bmw는 검정색 도금되어있습니다.) 휠볼트 교환하라고 되어있는 소모품인 거죠.
그 심리적 갈등과 별개로, 미국에서 코스트코 타이어 센터에서 정비받은 차를 수리할 때 휠 볼트를 풀어보면 제가 토크렌치로 체결하는 것 정도로 잘 풀립니다. 즉 제가 토크렌치로 체결하는 정도로만 체결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코스트코는 고객에게 다시 방문해서 토크를 체크하라고 요청하니까 그 재방문 때 규정 토크로 체결해도 적당했는지 확인하는 듯 합니다.
의외로 해외가 국내보다 휠타이어 체결하는 것에는 토크렌치를 훨씬 더 많이 씁니다.
제 경우에도 규정토크대로 쪼으는데 풀린 차는 1년간 단 2대 밖에 없었지만 그 경험은 제 정비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