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께서 카플레이의 HUD 지원이 iOS 13부터 시작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왜 '내 차'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한지, BMW 특정 모델에서만 되는지, 내비 개발사가 문제인지 애플이 문제인지 혹은 제조사의 의지 문제인지에 대하여 갑론을박을 펼치신 글을 얼마 전 봤습니다.
대부분,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서 정확한 내용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본 내용은 작년에 제가 신차를 구매하면서 향후 지원 여부에 대해 조사하다가 알게 된 내용이며, 애플에서 제공하는 Developer Guide 문서에 기반한 사실이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1. CarPlay HUD 지원은 2nd Video Stream 형태
카플레이 관련 개발 문서에서 HUD 기능에 대해 비디오 스트림 형태로 제공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HUD 내 표시되는 화면은 어떠한 인터렉션이 필요하지 않은 - 터치 입력과 같은 - 내용이기에 이를 비디오 스트림 형태로 전달하는 것인데요. 따라서, 일단 HUD 하드웨어 자체가 이를 지원하느냐의 여부가 우선적으로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이를 2nd Video Stream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제조사가 이를 HUD 용도로 쓰던, 혹은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하든 편한 대로 사용하라고 선택권을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일반적인 HUD처럼 단순 TBT 정보만을 전달하여 HUD 내부에 저장된 이미지를 표시하는 형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실시간 비디오를 스트리밍하는 형태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보기에 따라 과할 수도, 하지만 꽤나 효율적으로도 볼 수 있는 지원 방식입니다.
2. 하드웨어 지원 문제 : CAN 통신 기반 단순 TBT HUD or 고용량 데이터(비디오) 전송 가능한 HUD
현기차 기준, 신형 G80 이후 제네시스급 이상, 혹은 K8이나 아이오닉 등에 장착된 최신형 HUD의 경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HUD에 정보를 보내는 배선 자체가 UTP 형태로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직전까지의 HUD 하드웨어는 CAN 통신에 기반하여 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하고, 이를 바탕으로 HUD 하드웨어 내에 저장된 이미지를 표시하는 형태였습니다. G80 이전 더뉴그랜저, 소나타 DN8 등도 이 HUD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기차 기준 최신 HUD는 일단 대역폭 기준으로는 비디오 스트림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만한 사양입니다만, 그 이전의 HUD는 최대 1Mbps 정도의 전송률이 최대인 CAN 통신을 기반으로 하기에 지원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뭐, 1Mbps 정도면 현재의 비디오 압축률로 비춰봤을 때 가능하지 않느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하드웨어 자체가 비디오 스트림과 관련된 코덱조차도 탑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 하드웨어가 이를 지원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제조사가 CarPlay의 2nd Video Stream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에 대하여 - HUD 혹은 클러스터, 혹은 제 3의 디스플레이에? - 확정하고 적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곧 출시될 BMW i4의 경우 메인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 CarPlay 화면을 표시함과 동시에, HUD에 카플레이 기반의 Turn by Turn 정보를 표시하고, 거기에 더해 디지털 클러스터에도 동시에 맵 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https://www.macrumors.com/2021/09/03/bmw-i4-integrated-carplay-instrument-cluster/
상기 링크를 확인해 보시면 이미지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최근 출시된 BMW 모델의 경우에는 애플 맵을 사용 시 HUD가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텐데요, BMW의 HUD 하드웨어는 이미 이전부터 비디오 스트림 형태로 HUD 화면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특별한 변경 없이도 카플레이의 2nd Video Stream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합니다만, 카플레이 초창기부터 이를 잘 지원했었던 BMW이니 만큼, 어느 정도 협력이 있지 않았을까 예상합니다.)
정리하면, 일단 제조사 차원에서도, 탑재된 혹은 탑재할 HUD 하드웨어의 사양을 이에 맞춰주어야 합니다. 현 시점 현기차 기준, 가장 최신의 차량만이 지원 가능하긴 하지만 제조사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지는 않으며, 특별한 계획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BMW 만이 가장 빠르게 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3. 내비 개발사들이 성실히 일하지 않는 것인가?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카플레이 내부 시스템은 의외로 꽤나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OS 단에서 차량이 제공하는 정보와 아이폰의 정보를 적절히 믹스하여 처리하고, 이 정보를 요구하는 앱에게 사전 정의된 형태로 제공합니다. 반대의 경우에도, 예를 들면 TBT와 같은 정보를 앱이 OS에 실시간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주 쉬운 예로, 카플레이 대시보드에 실행된 내비 앱의 지도와 TBT 정보가 카플레이 대시보드 레이아웃에 기반하여 표시되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애플 카플레이 개발 문서 상 2nd Video Stream을 사용하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 전무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어차피 OS와 앱이 관련 정보를 이미 쉐어하고 있으므로 OS가 이 부분을 알아서 처리한다는 것이 될텐데, 의아하게도 BMW에서도 애플 맵을 제외한 타 내비의 TBT 정보는 HUD로 표시해주지 않고 있네요. 이를 바탕으로 유추한다면, 어차피 2nd Video Stream에 대해 앱 개발사들은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없으므로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OS 단에서는 이미 관련 정보를 받고 있으므로 OS 단에서 이 기능을 애플 맵에서만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보입니다.
4. 결론
일단, iOS 13때 발표된 기능이므로 약 2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이를 지원하는 차량 제조사가 극히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제조사 입장에서도 차량의 킬러 앱으로 보이진 않을 테니까요. 게다가,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지원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애플도 누가 애플 아니랠까봐 아직까지 이 기능에 대한 개발 리소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기도 하구요.
비디오 스트림 형태로 2nd Display를 지원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적이고 우수한 방식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CAN 통신 기반의 기존 장비는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문제로 보입니다. 다만, 어차피 카플레이 OS 단에서 TBT 정보를 잘 처리하고 있으므로, 이를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전달하고, 이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체 형식으로 HUD에 전달할 수 있다면 기존 HUD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할텐데 - 기술적으로는 - 애플이 이를 지원해줄 지는 의문입니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현기차 기준 최소 신형 G80 이후 차량이시라면 실낱 같은 희망이, 그 이전 차량이라면 현재 애플 카플레이의 HUD 가능은 사용 불가로 정리할 수 있겠고, BMW i4를 보자면 결국 제조사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 내비 개발사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그리고 애플은 제조사에 선택권을 넘겼음과 동시에 아직까지는 애플 맵으로만 2nd Video Stream을 전달 가능하게끔 해두었다는 것.. 이렇게 정리되겠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미 HUD가 탑재된 차량 소유주시라면, 일단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포기하시는 게 나을 것 같고, 그나마 신형 차종 소유주시라면 앞으로 어느 정도는 기다려야만 한다.. (기다려도 제조사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답 없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글이 꽤 길어졌는데 참고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Vollago
/Vollago
그런데 안드로이드 오토놈은 언제쯤 카플레이 발톱 때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ㅜㅜㅜ
알려주신 내용대로라면 현재 특정 차량 모델이 애플 car play의 2nd display 스펙을 지원하는지 여부는 카플레이에서 애플맵으로 내비 실행했을 때 HUD에 정보가 표시되는지로 확인해볼 수 있겠네요?
애플맵은 되는데 타사 내비는 HUD에 정보 표시를 못한다.. 이런 경우라면 애플에서 타 내비 제작사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 안하고 있기에 (또한 내비 제작사에서도 큰 필요성을 못 느껴서) 타사 맵에서 구현 안되고 있다고 봐야하겠군요.
그리고 타사 내비가 HUD에 정보를 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관련 개발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인것도 맞지만 현 상태에서 애플이 애플 맵에 대한 정보만 차량 시스템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OS 단에서는 이미 타사 내비의 TBT 정보를 받아 대시보드에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사실상 기기 디스플레이에 출력할 영상을 그대로 쏴줘야하니 제약이 많겠군요...
올해 제네시스에 아이폰 디지털 키 내놓는다는 언플을 연초에, 9월에 주기적으로 해대는데
그 약속이나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포기하고 디지털키를 사서 쓰긴하는데
못하면 그냥 못한다고 하면 되는데
주기적으로 언플하는건 더 신뢰를 깍아먹는거 아닌가 싶네요.
2021.0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69753#home
2021.0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92210361464321
저는 더뉴인데.. 앞문짝을 안 바꾸는 바람에 해당 기능은 지원되지 않네요ㅠ 그래서 아차키를 주문할까 말까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긴 합니다만, 카키 레트로핏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다만, 추이를 보다 보면, 최초 카플레이가 등장했을 때, 타사 내비 개발은 불가능했습니다. 애플 맵만 활용 가능했기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만 활용성이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타사 내비 개발 지원이 풀렸고, 얼마 안되어 국내 현존 대부분의 스마트폰 기반 내비가 카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이폰에서 동작하는 내비 앱을 기반으로, 화면에 표시되는 부분을 카플레이 개발 가이드라인에 맞춰 추가만 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심지어 정해진 인터페이스 내에서만 개발 가능하도록 해두었기에 어려운 작업이 전혀 아니었거든요.
그러므로, 또 다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HUD나 클러스터에 카플레이를 동작시키는 것이 당연한 시점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클러스터는 필수품이지만 HUD는 현재에도 일종의 고가 '옵션', 선택사양이기에 제조사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