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4 20d
작년 6월에 기추한 X4의 마일리지가 어느덧 10,000km를 넘어서서 간단히(?) 글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므로 시승기라고 하기엔 조금 낯간지럽고, 차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할만한 능력도 없어 키워드 중심으로 구매 이유, 보유중의 감상 등에 대해 적어봅니다.
1. 기추의 이유
아내와 둘이 살 땐 차 한대로 충분했습니다. 직주근접을 극도로 중요시하는 아내 성향으로 주거지가 아내의 직장과 매우 가까웠기 때문에 저만 차로 출퇴근 하면 됐거든요.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제가 회사에 있는 사이 긴급한 일이 생길 경우 집에 있는 보육자의 교통수단을 택시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공간도 약간 문제였습니다. 보유중이었던 골프mk7이 작은 차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친구는 아반떼md로 애를 둘 기르고 있습니다. 평소에 사람들이 쓸데없이 큰 차 탄다고 생각하던 오만한 인간이 바로 접니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고, 트렁크에 유모차 구겨 넣다가 어느순간 현타가 진하게 왔습니다. 아 이래서 suv, suv 하는구나... 결국 '가족용 suv' 기추로 아내와 저의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2. 그런데 왜 X3가 아니라 X4?
아내의 취향입니다. 저는 취향에 좀 근본주의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suv는 목적에 맞게 공간감 있고 터프(?)한 느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취향 꼰대입니다. 사실 suv에 관심도 없었지만 멋있다고 생각한 건 지프 랭글러 루비콘 뭐 이런 차입니다. 근-본. 그런데 아내는 마음에 드는 suv로 GLC를 지목했습니다. 엉덩이가 너무 예쁘답니다. 저는 퓨전음식도 싫어하는 근본주의자라, suv가 쿠페모양이라고? 이 무슨 근본없는 디자인이란 말인가!! suv의 덕목인 공간도 희생되는데!!!!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저희 집은 아내가 가장이고 바깥양반이고 one above all 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흔히 부리시는 엄살이 아니라, 실제로 아내가 가정경제에 훨씬 많이 기여합니다. 자본주의란 뭐다? 많이 버는 사람이 왕이다.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GLC가 아니라 bmw인가? 다음 키워드로 이어집니다.
3. GLC vs XC60 vs X4
작년 무렵에 굴당에도 많이 등장한 vs입니다. 결국 요만한 가격대 요만한 사이즈에선 이 대결로 귀결되더군요. 처음엔 GLC를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실차를 보더니, GLC에 달린 도어스텝이 너무너무 눈에 거슬린다는 겁니다. 딜러분들에게 여쭤보니 탈착이 안된다고 하네요. 아내가 다른 후보도 고려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두 차량이 후보에 오릅니다. 아내가 BMW는 콧구멍이 맘에 안든다고 했는데 제가 엉덩이는 예쁘다고 설득해 후보에 등재시켰습니다. 볼보는 쏘쏘하답니다.
XC60을 구경도 하고 시승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v60cc가 나올 때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튜브 시승기도 여러번 봤을 정도입니다. 아내도 뭐 그럭저럭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네? 1년이요???? 1년을 기다리라구요???? 일단 포기. XC60은 좀 대기가 덜하답니다. 그래서 얼마나 걸리나요? 네? 6개월이요??? 애가 지금 기어댕기는데 6개월이요? 포기했습니다. 다만 잠깐 시승에서 느꼈던 B&W의 감동이 지금도 속쓰립니다. 저는 차에 있는 시간의 99%를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 그게 유일하게 아쉽네요. 귀가 막귀라 지금 차에도 적응해 다행입니다.
GLC는 사실 시승도 안해보고 혼자 차만 둘러봤습니다. 아내가 도어스텝이 극복이 안된다고 몇차례 얘길 해서... 생각보다 맥없이 후보에서 탈락했습니다.게다가 어느정도 옵션이 들어간 등급의 GLC는 가솔린 버전만 있고 가격도 나머지 모델 대비 500~1,000 만원 정도 더 비싸더군요. 엠블럼 값이겠죠. 벤츠 엠블럼에 그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분도 있고 없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저는 후자였습니다.
그래서, x4만 남았습니다. 내심 기추를 한다면 bmw 한번... 이란 마음이 있었기에 엉덩이를 빌미로 X4를 밀어넣은 제 큰그림(?)이 완성된 셈이랄까요. 아내도 전시장 가서 차를 보더니 괜찮다고 합니다. 트렁크도 쿠페형인것 치곤 괜찮았고, 무엇보다 골프보다 확연히 컸기 때문에 이만하면 됐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계약했습니다.
4. 20? d???
저는 처음부터 디젤을 원했습니다. 디젤차가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이시점에 왜? 일단, 수입 4기통 가솔린 터보 차량들은 고급유가 권장됩니다. 벤츠 딜러님은 상관없다, 고객님들 대부분 문제없이 타신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문제는 없어도 출력 및 연비에서 약간의 너프가 있다는 걸 굴당 회원님들께 배운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천년만년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늘 고급유를 신경써야 한다는 사실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더군요. 그걸 신경안쓰자니 출력 너프가 신경쓰이구요. 이게 성격이 그렇습니다. 제가 출력을 모두 쥐어짜는 주행스타일이 전혀 아니지만(T맵 97점입니다) 있는데 안쓰는거랑 못쓰는거랑은 되게 다르잖아요? 아아 신경쓰입니다. 제 경우 디젤의 진동 소음보다 그게 더 신경쓰입니다. 그래서 디젤입니다.
그런데 왜 30이 아니고 20? ... 돈이 부족하네요. ㅜㅠ 저도 6기통 디젤 타보고 싶네요... 사실 이것 때문에 아우디 Q5의 유혹이 있었지만... 한세대 전의 인테리어 레이아웃, 어딘가 결이 비슷한 폭스바겐 차량 보유 뭐 이런 이유로 시승도 안하고 배제했습니다. (아내가 결이 완전히 다른 차를 타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타보니 20d 엔진도 가족을 위한 suv의 일상주행으론 아무런 부족함이 없습니다. 50km 안팎 가속 구간의 엔진음은 좀 거슬립니다만, 그 이후부터 실용영역인 100km~120km 구간은 편안하게 가속됩니다. 굴당엔 빠른 차 타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 도로 위엔 고만고만한 차들이 더 많이 다니지요. 그 사이에 섞여 달리거나 잠시 추월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측정치가 아니라 체감이라 정확한진 모르겠으나, 제원상 제로백이 동일한 골프보다 묘하게 가속이 빠른 느낌입니다. BMW가 실제보다 제로백을 보수적으로 표시하는 경향이 있단 카더라를 들은바 있는데 진짜인지 걍 플라시보인진 모르겠네요. 여튼, 만족합니다.
디젤의 진동 소음은, 느끼는게 다 개인차가 있는것 같습니다. 어느날은 회사 후배를 태웠는데 후배가 그러더군요. '선배 이 차 하이브리드에요?' msg 아닙니다. 진짭니다. 굴당의 우주명차 그랜저 IG 하브가 동기 차라 종종 타는데, 저는 차이를 아주 크게 느끼진 못했습니다. 실제로 그렇다기보단 제가 별로 민감한 사람이 아니란 뜻으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5. BMW
BMW라는 브랜드는 팬도 많고 고객 충성도도 높은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이미지 때문에 타보고 싶었던 것도 있구요. 물론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벤츠는 구매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벤츠 산걸로 된거다. 그런데 BMW나 아우디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 설명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팬이 된다. 소위 인지부조화 이론과 연결되기도 하는, 뭐 그런 얘긴데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BMW라는 브랜드의 확연한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굴당에 어떤 분은 BMW라고 특별히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하셨고, 또 어떤 분은 엔트리급 모델, 엔트리 엔진에선 변별력 없는것도 맞다고 쓰셨기에 이것 또한 제 개인적인 의견 혹은 플라시보일수 있습니다. 다만 그걸 전제로 제 느낌을 적어보자면, 덩치가 두배는 되는 중형(한국 기준) SUV의 움직임이 C세그먼트 해치백의 거동과 유사하게 느껴질만큼 민첩합니다. 속도가 빠르다는게 아니라,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에 따라 운전자에게 피드백되는 차의 거동이 즉각적입니다.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 이게 재밌네요. '가족차'라고 그냥 느긋하게 돌고 서는거에만 만족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그런 감각을 주는 브랜드.
BMW가 소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고급감 같은걸 기대하면 그런거 없습니다. 적어도 5시리즈는 돼야 그 비슷한 냄새라도 나고, 그 밑으론 디자인도 사골이고 심심하고 고급스러운 느낌 따윈 1도 없습니다. 가격대비 럭셔리 이런 생각 하면 BMW 못삽니다. 그런데, BMW는 묘하게 남심을 자극하는 게 있어요. 제 경우는 그 포인트가 기어 노브입니다. 친구가 120d 를 보유했던 적이 있는데, 그거 구경할 때부터 기어봉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실제로 소유하고 잡아보니 더 마음에 듭니다. 굵고 긴 놈을 한손에 꽉차게 쥐는 느낌이란... 아 아닙니다... 그... 뭐랄까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하면 조종스틱 갖고 싶잖아요. 파일럿 아니지만 파일럿 느낌 받고 싶고 막 그렇잖아요. 요놈이 그런 욕망을 만족시켜줍니다. 사실 운전중에 만질일이 거의 없음에도 괜히 한 번씩 굵고 실한 놈을 쥐어 봅니다. 그래서 버튼 기어 싫습니다. 다이얼 기어 싫습니다. 컬럼식도 싫습니다. 영원히 있었으면 좋겠어요 bmw 기어 노브. 아내는 이걸 손으로 쥐는게 아니라 버튼 부분만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손끝으로 까딱까딱 하는데, 속으로 외칩니다. 아냐!! 그건 그렇게 움직이는 물건이 아니라고!!
6. 여담
가볍게 시작한 글이 겁나 길어졌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이야기입니다...
6-1. 세단과 SUV
아내가 싫다고 해서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으나, 저는 5시리즈가 아쉬웠습니다. 당시 무이자 할부도 있었고, 더 낮은 가격에 더 나은 고급스러움. suv는 가격에 꽤 많은 프리미엄이 붙어있더군요. 아내가 E클은 고려할수 있다고 했는데(벤츠의 위엄!) 페리 앞두고 있어서 제가 거부했습니다. 지금은 SUV의 프리미엄을 어느정도 납득합니다. 제가 올해 마흔 하나입니다. 카시트에 아이 앉힐 때 SUV의 위엄을 느낍니다. 골프에 아이 넣을 땐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6-2. X4의 이상한 점
아까 분명히 차가 타이트하고 민첩하다고 적었는데, 이상하게 정차하는 순간엔 차가 앞뒤로 꿀렁~ 합니다. 그리고 이건 명백한 단점인데, 도어의 내측 손잡이 마감이 아주 이상합니다. 마감이 된것도 아니고 안된것도 아닌 느낌. 가죽과 플라스틱이 맞닿는 부분이 매우 거슬립니다.
6-3. 주행보조장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내가 운전할때 도와주는 장치로 볼 것이냐, 내가 감시만 하고 차가 운전하게 만드는 장치로 볼 것이냐. 결국 현 단계에서 모든 브랜드가 핸들에서 손을 놓으면 안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저는 전자에 방점을 두고, 그런 측면에서 저는 x4의 주행보조장치에 만족합니다. 장거리 갈 때 핸들 잡고 약간의 긴장만 유지한 채 우등버스에 앉은 기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네요.
6-4. 통풍시트
없으니 너무 슬프네요. 아기용 통풍시트 비슷한거라도 달아볼까말까 고민하다 이렇게 여름이 지나갑니다...
뭐 근데 요즘엔 유튜브든 리뷰든 하도 "통풍시트 있어요 없어요"를 강조하고 실제로 사람에 따라선 그게 구입여부를 가르기 때문에.. 살짝살짝 넣어주고는 합니다.
하나씩 갈아도 되요
센터 스피커 갈기가 제일 쉬운거 같아요.
저도 차사면서 갈아야지 했는데...
육아하다보니 계속 후순위 후순위....
eton시공샵 가셔서 청음해보시면 좋을듯요.
저는 여의도가서 청음해봤는데, 성남에도 있는 거 같았습니다.
저도 X4꿀렁임 덕에 마나님 눈치가 보이는데, 최대한 1~2km/h로 오래 유지하고 멈추면 그나마 덜하더라구요
그래도 이 편한 오토홀드를 끌 수는 없습니다 ㅎㅎㅎ
브레이크 밟다가 진짜 마지막에 살짝 답력을 낮추면서 감속 스피드를 낮추는 그 테크닉(?)을 좋아하는데..
오토홀드와 오토스탑, 이 2가지 옵션이 부드러운 정차를 방해합니다. ^^;
이젠 크리스탈(?) 기어봉에 적응하니 전자식 기어봉이 그닥 안떙기네요. ㅎㅎㅎ
그리고 통풍시트 하나도 부러워하실거 없습니다.
켜놓으면 이게 정말 작동하는거 맞아? 싶은 정도입니다.
매제의 K7은 틀자마자 X랄이 시원해지는 느낌인데 말이쥬.. ^^;
전 19년 9월식 x3 20d m팩 운행 중입니다^^
전 첨부터 마냥 bmw가 좋아서 x3과 x4 만 고민 했었네요.
x3를 만족하며 잘타고 있지만 가끔 길에서 x4보면 살짝 맘이 흔들릴때도 있어요 ㅎ
글의 내용들이 대부분 고개가 끄덕여 지는 내용들이네요. 잘읽었습니다 ㅎ
타고 싶네요!!
그렇게 조용한가요 땡기네요 중고라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