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1000km을 찍고 출고 2주 약간 넘은 지금은 1200km 다 되어 갑니다.
1000km 길들이기 구간이 끝나 3000rpm 봉인은 끝냈고 이제 가속할땐 4000rpm이내까지 올려주고 있네요. (길들이기가 완전히 끝나도 4000rpm이상 올릴 일은 없을것 같은....)
무튼 아반떼 스포츠, 그것도 수동을 고민하시는 분들 께 도움이 되고자 1000km 시승기를 남겨 봅니다.
0. 왜 아반떼 스포츠, 수동이었나?
수동변속기가 점점 희귀해져가는 요즘 현대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로 아반떼 스포츠 수동을 내 줬습니다. 원래 몰던 차도 2L 디젤 수동차량이라 거부감도 없었고, 200마력 오버의 수동차량을 몰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 같았습니다. 시대적 흐름 상 다음 차는 전기차가 될 것 같았거든요.
세단형 보다는 웨건, 해치백 형 차량을 좋아하지만 i30에는 수동변속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방스를 골랐습니다.
게다가 2002만원에 HID헤드램프, 열선내장 천연가죽시트, 멀티링크 서스펜션, 블루투스 오디오, 204마력 1.6L T-GDi엔진이 포함된 패키징은 옵션의 현대를 여실히 보여줬고, 옵션으로 썬루프와 내비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혜자스러움을 보여줍니다. (이 차가 르노삼성에서 나왔으면 같은 가격에 직물시트, 깡통오디오, 할로겐 헤드램프, 토션빔 리어 서스펜션이었으리라 확신합니다. 클리오 얘기 아닙니다)
1. 기본기 (달리고, 서고, 돌고)
204마력에 1350kg의 공차중량은 시내 및 고속주행에서 아쉬움 없는 가속감과 고속주행능력을 보여줍니다. 악셀 지지면 지지는대로, 터보차저의 도움으로 고단 저RPM에서도 시원시원하게 밀어줍니다. 27kgm의 최대토크가 1500rpm부터 터지기 때문에 조용히 그러나 거센 가속이 가능하죠. 엔진성능에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터보렉은 좀 있는 편입니다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브레이크 역시 그동안 몰아봤던 어떤 현대차보다 리니어합니다. 딱 밟는만큼 섭니다. 쉐보레 차 만큼 직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직 풀브레이킹 할 일 없었지만 일상주행에서 브레이크 페달 반도 쓸 일이 없는걸로 미루어 볼 때 제동성능 역시 충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탑리뷰에서 아반떼스포츠에 미쉐린 PS4 끼우고 34m대의 100->0 제동거리를 보여준 적이 있지요.
회전 능력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지독한 언더 성향이라 아무리 날아다니면서 잡아돌려도 절대 뒤가 털리지 않습니다. 뒤가 털리기는 커녕 VDC개입도 한번도 못봤습니다. 얼라이먼트값 조정해도 오버성향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하네요. 구매 전 리뷰에서도 대체적으로 언더성향의 세팅을 언급했는데, 저같은 쫄보+초보운전자는 VDC 개입상황 만들기도 힘듭니다. 그만큼 안정적입니다. (사실 VDC달린 차를 처음 몰아봐요 ^^;) 단, 스톡타이어인 한국타이어 S1 노블2는 영 별로입니다. 서스도, 엔진도, 브레이크도, 운전자도, VDC도 아직 괜찮다고 할때 타이어가 먼저 GG를 칩니다. VDC개입은 한번도 못 겪어봤는데 타이어 비명소리는 많이 들어봤습니다.. 옵션으로라도 다른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줬으면 하지만 KSF 선수용 패키지를 골라도 타이어는 노블2입니다.
6단 수동변속기는 가속형 기어비로, 연비주행을 위해서는 60km/h에서 5단을 물립니다. 80km/h부터 6단으로 기어비를 앞으로 바짝 몰아놓은 탓에 시내주행에선 손이 좀 바쁩니다.
타이어 빼고 전반적으로 훌륭한 기본기이지만 제 기준으로는 치명적인, 아주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차가 직진을 못합니다. 엥? 시대가 어느땐데 차가 직진을 못한다고? 그거 MD시절 이야기 아니야?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기준으로 여전히 직진을 못합니다.
제가 그동안 몰아왔던 차들은 다 유압식 스티어링 휠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이었습니다. 핸들 잡고 안움직이면 차도 안움직입니다. 그런데 이놈의 아반떼 스포츠는 핸들 잡고 가만히 있는데도 차가 미세하게 경로를 이탈해서 자꾸 움찔움찔 스티어링휠을 조작하게 만들곤 합니다. '그정도 보타는 모든 차가 다 그렇다'고 하실 분들 계실텐데 유압식 차는 안그럽니다. 14년된 유압식 현대차도 그런일은 없었습니다 ^^ 전자식 시스템의 한계라고 보기엔 BMW나 쉐보레차는 안그럽니다. 최근에 몰아본 그랜저 IG도 그런건 못느꼈던 것 같은데, 아반떼 AD는 여전히 보타가 필요합니다. 이게 이 차의 기본기에서 유일하게 불만인 부분입니다. (궂이 하나 추가하자면 후진할때 민망할정도로 크게나는 평기어 소음?)
2. 서스펜션 (승차감)
서스펜션은 승차감 뿐만 아니라 차량의 선회운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선회운동에 관해서는 위에서 말씀 드렸다 시피 매우 안정적이므로 승차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달린 아반떼 스포츠는 출고할때 옵션으로 튜익스 서스펜션을 넣을 수 있습니다. (최상위 트림인 익스트림은 튜익스 서스펜션이 기본) 일단, 아반떼 스포츠 구매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 세컨으로 뽑는게 아니라면 튜익스 서스펜션은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반 서스펜션도 충분히 단단하고, 코너링에서 안정적이며, 데일리로 쓸 수 있는 승차감의 마지노선입니다. 과속방지턱 부드럽게 넘을 수 있는 마지막 한계가 노멀 서스펜션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더 단단해지면 동승자들한테 욕먹을것 같습니다. 지금도 노면 불규칙한 곳 지나가면 운전자에게 노면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합니다 ^^ 겉보기엔 잘 닦인것 같은 도로도 가끔 헤비롤러로 대충밀어서 완전 평탄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리듬이 있는곳이 있는데 아반떼 스포츠로 지나가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튜익스는 서킷용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익스테리어
뒷모습은 테일램프에 불들어오기 전에는 노멀 AD랑 비슷해 보이는데 앞모습은 노멀 AD보다 확실히 예쁩니다. 옆태는 i30이 예쁜데 앞모습은 아반떼 스포츠가 예쁜 것 같습니다. 제차는 스타게이징 블루 컬러인데요. 햇빛 아래에선 보라색도 돌고 지하주차장 같은데선 짙은 푸른색이고 오묘한 색입니다. 기스가 너무 잘보입니다. 1주일에 한번 세차하면서 도장상태를 확인하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스크래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차는 밝은색으로 가려고 합니다^^;)
18인치 순정휠은 참 예쁜에 역시 세차하기가 너무 어렵구요. 아반떼주제에 타이어 값이 너무 비쌉니다. (입문용 스포츠타이어만 해도 225-40-18사이즈 네 짝 거진 100만원)
자세 잡느라 노멀AD보다 차고가 좀 낮은데 앞범퍼 하단 프론트립이 자주 긁힙니다. 무엇보다 저희 집 주차장 진입로가 인도->차도 넘어오는 부분에서 차도가 높아 진출입 할때 마다 계속 긁힙니다. 각목이라도 구해다가 깔아놔야 하나 고민입니다. 다행히 프론트립 부품값이 만원도 안하고 범퍼 안내려도 탈부착 할 수 있어 그냥 주기적으로 갈아줘도 될 것 같습니다.
4. 인테리어
노멀 AD랑 비슷한데, 부분부분 카본트림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기어패널, 스티어링 휠 리모콘, 스티어링휠 하부 스포크 같은 부분이 블랙입니다.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티어링 휠이라 아이오닉과 같은 부품인데 스티치를 빨갛게, 플라스틱 파츠를 까맣게(아이오닉은 은색)해서 포인트를 줬구요, 군데군데 레드 포인트(안전벨트 등)가 들어가 있어 심심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단정한게 제 취향이긴 한데, 소재가 너무 싼티가 나서 불만입니다. 일례로 최상위트림인 익스트림에서는 도어트림이 빨간색 인조가죽으로 마감되는데, 그건 그거대로 또 싼티가 납니다. 대시보드 상부 재질은 좀 신경을 쓴 것 같은데, 각종 스위치, 도어트림, 윈도우패널 등의 소재가 05년식 SM3보다도 후져서 가끔 우울합니다만 이차는 2002만원 짜리니까요. 이해해야합니다.
시트는 무려 천연가죽입니다. 당연히 인조가죽일 줄 알았고 또 많은 분들이 당연히 인조가죽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심지어 자기 차인데도 인조가죽이라고 알고계신 차주분들도 상당수) 놀랍게도 천연가죽입니다. 최상위 트림에선 올 빨강 가죽시트, 그보다 낮은 트림에선 검정색에 사이드만 빨간색으로 포인트 들어간 시트인데 개인적으로는 새빨간 시트보단 지금 디자인이 좋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착좌감도 좋고 양쪽에서 든든하게 잡아주는 버킷형인것도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요추받침대가 아예 없습니다. 수동 조절식이라도 넣어줬으면 하는데 그마저도 없어서 장거리 운행하면 자세가 이상해집니다.
천정은 검정색으로 마감되어있는데 역시 빨+검 시트와 잘어울려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이 차는 병적으로 잡소리를 막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동안 오너들이 잡소리로 사업소를 얼마나 괴롭혔으면 이런 특단의 조치가 나올지 궁금할 지경..)
안전벨트 고정장치와 암레스트가 닿는 부분입니다. 부직포 스티커를 붙여 닿더라도 소리가 나지 않게 했습니다.
안전벨트 버클 스토퍼 부분입니다. 운전석과 뒷좌석 센터는 기존 차들처럼 검정 단추로 되어있는데, 조수석과 뒷좌석 양쪽은 저런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불량인가 싶을 정도로 이상했는데 동호회에 알아보니 안전벨트 버클이 B필러 기둥과 닿아 잡소리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저렇게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럼 다 똑같이 하던가..) 단정한걸 좋아하는 제겐 영 불만이지만, 포르쉐가 66만원 받고 달아주는 빨간 안전벨트를 2000만원짜리 차에 기본으로 넣어줬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변속기 노브 디자인과 촉감, 기어 꽂는 느낌도 몹시 마음에 듭니다. 이 차 몰다가 옛날 차 잠깐 몰아보니 기어 꽂는 맛이 영 구려서 고장난거 아닌가 싶을 정도더라구요. 미션오일을 교체하면 더 좋아진다는 후기가 동호회에 가득합니다.
단, 운전할때 오른쪽 무릎이 닿는 부분(위 사진상 풍량조절 노브 왼쪽패널)이 상당히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에 각이 져 있어서, 오래 운전하면 그쪽이 아픕니다. 예전에 클리앙에서 같은 불만을 토로하신 회원님의 글을 본 적이 있어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는데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뭔가 푹신한 재질로 감쌀까 고민중입니다. 오토.수동 무관하게 자주 닿게되는 부분인데 아반떼의 판매량을 생각하면 좀 이해하기 힘든 디자인입니다.
싼마이 소재와 더불어 이 차 인테리어의 최대 단점이, 수납공간이 없습니다. 전에 타던 차는 수납공간이 미덕인 MPV라 여기저기 수납공간이 많았는데요. 이 차는 변속기 앞의 시거잭 있는 공간, 변속기 뒤의 센터콘솔, 조수석 대시보드 서랍, 도어트림 하단 수납공간 제외하면 수납공간이 전무합니다. 일단 주유영수증 및 각종 멤버십카드, 세차장 카드를 보관할 작은 서랍이 없는게 제일 불만입니다. (썬바이저에 꽂아두면 열때문에 플라스틱 카드가 다 휘어서 거기엔 절대 두지 않습니다.) 일단은 종이봉투를 도어트림 하단에 두어 그곳에 넣어두고있긴 한데 비오는날 문 열면 젖는 부분이라 썩 만족스럽진 못하구요. 이전 차에서는 3단우산 놓던 공간이었는데 젖은우산을 두지 못하니 우산은 트렁크로 쫓겨났습니다. 그랜저 IG 렌트카를 타보니 그랜저도 마찬가지던데, 수납공간 많이 챙겨주는 브랜드는 어디가 있을까요..? 실내공간은 말도안되게 커졌는데 수납공간은 옛날차보다 더 줄어든 것 같습니다.
5. NVH
아반떼급인데 NVH에 신경을 꽤 썼습니다. 주행거리가 늘어나 카본이 축적됨에 따라 엔진소음이 증가한다고 하긴 합니다만, 지금은 시동걸어도 시동 걸린지 모를 정도로 소음진동이 없습니다. 문을 열거나 창문을 여는 순간 뒤쪽에서 부부부부붕 하는 배기음이 크게 들려오는걸 보니 NVH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2500rpm이상에서는 엔진소음도 잘 안들리고 NVH참 좋구나 싶은데 배기음도 안들리다 보니 배기작업 많이들 하십니다.
그런데 이 차 배기가 조용한게 아니라 소음차단이 잘 된 것이라는걸 기억해야하는게, 밖에서 들리는 배기음은 일반적인 차들보다 크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듣기엔 충분히 시끄럽습니다. 수동만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주차할때 등 후까시 넣어가면서 차를 조금씩 움직어야 할때 붕~ 붕~ 하면서 배기음이 좀 커서 사람 많은데선 좀 부끄럽습니다 ^^;
단, 엔진소음은 차단을 잘 했는데 고속주행 풍절음과 노면소음은 딱 차급만큼만 차단되어있으니 상위급의 정숙함을 기대하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랜저IG NVH장난 아니더군요..)
6. 연비
참고로 아방스 공인연비는 수동보다 7DCT모델이 더 높습니다. 수동의 경우 고속도로 100kph 항속주행하면 17~18km/L정도는 무난히 뽑아줍니다. 다만 시내주행에서는 7~8km/L정도로 휘발유차답게 시내-고속 연비차이가 큽니다. 트립상 평균연비는 14km/L. 마카롱을 이용한 풀투풀 평균연비는 12km/L정도로, 주행거리가 늘어나 차에 좀 적응이 되면 실연비 14km/L정도는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속:시내 주행거리비는 3:7정도 됩니다.
이상 일반인들이 보기엔 노멀 AD와 큰 차이 없어 흔해보이는게 불만인 아반떼 스포츠 1000km 길들이기 주행 후 소감 남깁니다.
6개월 뒤 10000km 후기 남길때도 만족스러운 평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궁금하신것 있으시면 답변드릴게요!
OET로 들어간 노블2는.. 제가 한타다니고 있지만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스포티한 에보2가 들어가야지 컴포트 노블2라니;;; 그냥 현대 OR 한타 현대 담당이 노블2 싸게
계약 ㄱㄱ 해서 집어넣은 느낌입니다.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아베오 렉타입은 보타 거의 없거든요.
Nexteer라는 회사꺼더군요
제가 본 정비교육자료엔 컬럼타입이라고 나와있던..
실제 제 차를 봐도 모터가 거기에 달려있었구요 ㄷㄷ
현대는 c-mdps 세팅을 못하는것인지 차종별로 차별을 두기위해 일부러 이렇게 세팅하는건지 궁금해 지는군요.
PD, IG가 3세대 MDPS같은데 3세대는 괜찮은건지 i30 PD 오너분들은 별말씀 없으시네요
다음차로 ad스포츠 수동으로 갈지 i30로 갈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네요 (물론 중고로...ㅋㅋ)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수입차경험상 아반테정도의 공간구성이면
잘 뽑은거라 생각합니다ㅎㄹ
개인적으로는 수동차가 시내에서 불편하다는 소리 하는사람 매우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일단 제가 둘다 몰아봤을땐 달랐습니다.
다시 아방스로 기울게 하는 주행기네요 ㅠㅠ
하지만 저는 DCT와 시트패키지가 필요합니다 아하하; 그러면 오히려 삼공이로..
직진성에 문제가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스티어링 유격면에서 유압식은 상당한 공차 (소위 말하는 데드존)가 존재합니다.
좌우로 1 cm정도는 기본적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때문에 직진성이 좋다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만 실제는 그저 데드존일 뿐입니다.
EPS 세팅의 실패이거나 혹은 시스템의 0점 조정이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도 아방스 스블 계약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