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활절 칸타타 때 성가대와 챔버 그리고 세션이 함께 공연을 했다. 다 같이 연습하는 날 기타를 치시는 강준우 님을 처음 보았다. 범상치 않은 헤어스타일이었지만 가수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가 주변 분들이 ‘육중완 밴드’라고 하셔서 알았다. TV를 잘 보지 않는 나는 육중한 밴드가 뭐지, 몸집이 큰 분들로 구성된 밴드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육중완과 강준우 두 분의 밴드였다. 원래 장미여관으로 활동하다 해체하고 두 분이 다시 만든 것인가 보았다. 영상을 찾아보니 노래 실력이 뛰어났고 퍼포먼스도 재미있고 독특해 계속 찾아보게 되었다. 육중완 님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개그 코드를 가지고 계셔서 결혼 전 옥탑방 여러 영상을 한참 보았다.
이상이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데리고 와 바로 읽은 이유이다. 끼인 세대라는 이분들의 이야기 중 라디오를 녹음한다거나 손등 사마귀 등 X세대인 나의 어릴 적 경험과 유사한 게 많아 신기했다. 끼인 세대는 거대한 세대, 아마도 X세대와 MZ세대 사이 덜 주목받은 세대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두 분은 지금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무명의 시절을 오래 겪었다. 부산에서 라이브 카페 가수로 활동하던 중 만났다가 서울에 올라와 다시 만나 음악을 함께했다. 약지 못해 돈을 떼이기도 하고 다른 이에게 속기도 하며 점점 단단해졌다.
옥탑방에서 홈 리코딩을 하고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TOP 밴드 2’와 ‘무한도전’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TV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새로운 어려움도 맞게 된다. 유명세가 다른 멤버끼리 서로 질투로 인해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더 좋은 곡을 만들 욕심과 다르게 반응이 시들할 때 겪는 고통도 컸으리라. 그 와중에 결혼을 하고 새로운 식구도 늘었다. 40대를 보내는 이들은 건강이나 새로운 작품이나 가족 친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이다. 첫 번째 책을 준비하며 창작의 고통도 겪었을 것 같다. 싱어송 라이터여서인지 글솜씨도 좋았다. 특히 준우 님의 글이 재미있었다. TV나 토크쇼보다는 글이 이분에게 맞는 모양이다. 어쨌든 두 분을 알게 되고 책도 읽은 이상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