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봤을 땐 비만에 대한 얘기같았지만 사실은 비만이 아니더라도 과식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얘기한다. 저자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고 부추기는 소비주의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과식하는 심리가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선택의 폭이 넓고 제품이 다양할 수 록 구매/소비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지만 시장은 경쟁적으로 비슷한 카피품들을 만들어내고 광고 또한 증가하게 된다. '이건 좋은거야', '더 가져라' 등의 메시지로 가득한 광고, SNS를 통해 경험하는 (부유한) 타인들과의 비교는 더욱 소비에 몰입하는 세태를 만들고 결국 음식에 대한 탐닉도 초래한다는 것이다.
'... 이제 우리는 훨씬 높은 수준의 부유함에 익숙해졌을 뿐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우리보다 소득이 세 배, 네 배, 다섯 배, 심지어 스무 배 많은 사람의 생활방식을 갈수록 많이 접한다. 그 결과 국가 전체적으로 상향소비 문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우리와 비슷한 사회경제 계층에 속하는 '준거집단'이 친구와 이웃들이었다. 그러나 미디어 노출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준거집단이 이상하게 달라졌다. 한 마디로 힐튼 가문을 따라할 수 있는데 왜 옆집 존스네를 따라하겠는가?'
식품회사는 제품 이름에 붙은 '자연', '순수' 등의 단어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과식 이후 죄책감을 희석시키려 (주로 당분이 많은) 저런 음식을 추가로 먹지만 결과적으론 칼로리 섭취만 늘리게 된다. 저자의 분석은 식품산업 뿐 아니라 제약산업, 건강기능식품 분야까지 확장되고 FDA를 성토하기에 이른다. 기존 약 보다 효능이 덜 해도 특허만료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약, 무분별한 현혹 광고로 포장된 건강기능식품도 꼬집는다. 특히 '효능이 있을 수도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비판이 인상깊었는데 이 대목에서 '인사돌','이가탄' 등이 떠올랐다. (어느 약사가 절대 사먹지 말라던, 광고는 끊이지 않는 제품이다)
저자가 권하는 행동은 단순 명료하다.
"적게 소비하고 적게 먹어라"
이 간단한 진리는 직관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뭔가 대단한 비법을 기대하고 찾으려 하기에 시시하게 느낀다.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에서 국수를 팔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비법소스(Secret ingredient)'가 있다는 거짓홍보로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루던 딱 그 수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