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작은 집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부, 저는 감히 상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가끔 TV에서 산 속에 혼자 사시는 분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20대 부부가 아이까지 낳아 키울 수 있는 곳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원래 환경운동을 하던 분들이긴 합니다. 선진국의 발달된 문명으로 인해 지구가 점점 파괴되어 결국 어렵게 사는 나라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거나 고통에 시달리는 부조리함을 보고 문명을 뒤로 한 채 유유히 산으로 들어가 불편하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온 부부. 사실 생각해 보면 몸을 많이 써야 하고 위험이 도사리는 생활이기도 합니다. 밥 해 먹는 것이 하루 일과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빨래도 개울에서 맨손으로 세제 없이 하며, 가끔은 야생동물을 마주치기도 합니다.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까지 머나먼 길을 가야하고, 전기가 없으니 인터넷도 할 수 없고 둘이 하나 사용한다는 핸드폰 충전도 어렵습니다. 2000년대에 그런 생활을 우리나라에서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느리게 밥을 해서 깎아 만든 나무 숟가락으로 먹고, 지천으로 자라는 산나물을 뜯어 반찬을 만들고, 열매와 잎차를 따고, 된장을 만들어 장을 담그는 일들이 부부에게 그리 괴로운 일만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힘들게 빨래를 하는 중에 머리 위를 나는 비행기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산에 물이 마르는 때는 친구네 집을 전전하는 고행을 겪기도 합니다. 아이를 병원이 아닌 집에서 직접 낳은 것이 그중 놀랍습니다. 긴 가진통으로 병원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발걸음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산에서 태어난 두 아이는 지금도 건강히 잘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면 6년이라는 시간을 버티지 못했을 텐데 마음이 참 잘 맞았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리한 문명 생활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 생활하는 것이 20대 젊은이들에게는 큰 결단이었을 것입니다. 솔직하게도 지금은 그전의 불편하기만 했던 생활에서는 좀 멀어졌다고 고백합니다. 아무래도 아이 둘을 키우기 위해서는 집안일을 거들어줄 전자기구들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학교에라도 가기 시작하면 아이들이 친구들과 비교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래 전 산에서 자란 아이가 인터넷 강의로 수능을 훌륭히 쳤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신문에 났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뜻이겠지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하게 됩니다. 부부는 화려한 젊음의 시간들을 포기한 대신 숲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하며 소박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게 보냈는지 모릅니다. 자연으로 돌아갈 물건만을 사용하고, 자급자족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말은 쉽지만 실제로 나에게 그런 생활을 하라고 하면 1주일도 채 버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구에 조그만 짐이라도 지워 주지 않으려는 마음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분리수거도 좋지만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우리 집에서 일 주일동안 나오는 플라스틱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모두가 이렇게 썩지 않을 쓰레기들을 대량으로 버린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속상합니다. 남들도 다 하니 해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 부부처럼 나부터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팟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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