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 책을 읽었는데 그 때는 이상하게 판타지가 별로여서인지 다른 이들이 그렇게 좋다고 하는 것에 비해 큰 감흥을 받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내용을 거의 잊고 있었는데 며칠 전 반 학생 한 명이 이 책을 읽고 있는 걸 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어져 구입했다. (도서관 대출이 쉽지 않아 자꾸 사게 된다. 빨리 정상화되어 서가를 누비고 싶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는데 내려놓을 수가 없어 하루만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벽돌 같은 두께였는데도 술술 넘어가는 게 작가의 능력 대문인지 내지가 두꺼워서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너무 재미있게 읽고, 영화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처음이다.) 중국에서 만든 것도 있었는데 일단 원작이 일본 소설이니 일본 영화를 틀었다. 나미야 잡화점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2층이 가정집, 1층이 상가인 전형적인 일본 주택이다. 영화와 책이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지만 주인공의 이름부터 주된 이야기들의 뼈대는 책에 충실히 따랐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 영화에서 조금 첨가된 부분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보기에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꿈을 찾지 못하고 나쁜 일을 일삼으며 자신을 망치고 있던 세 명의 젊은이가 얼떨결에 고민 편지의 답장을 쓰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설정이 너무나 좋았다. 어제 오늘 등교한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주면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것 때문에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원래 추리소설 작가이고, 정말 다작하는 작가이다. 사실 그의 책을 몇 권 읽어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초등학교 때,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중학교 때 섭렵하고 이후로는 즐겨 읽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유명한 작품들부터 하나씩 만나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