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습니다. 오랜 시간 교사 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조금 독특한 아이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동안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지닌 부정적 어감 때문에 이름 붙이긴 뭣하지만 폭력성이 강하고 선동을 잘하며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간혹 보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그 아이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100명 중 한 명꼴로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 사이코패스의 심리적, 신체적 특징(얼굴형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니요.) 2. 사이코패스의 뇌(일반인과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고, 사고 등으로 특정 부분이 손상될 경우 사고 이전과 완전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3. 사이코패스의 발견(역사) 4. 사이코패스의 진화(양심보다 본능에 충실) 5. 현대를 살아가는 사이코패스(언변이 좋고, 경력을 중시하며, 악플 달기를 좋아하는...) 6. 당신도 사이코패스(자가진단 척도표가 있습니다.)
100명 중 한 명이라니. 실제로 우리는 늘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가진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각과 다르게 오히려 성공한 이들도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들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담력이 필요한 익스트림 스포츠, 변호사, 외과의사들 중 그런 성향을 지닌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 책을 읽다가 자신이 사이코패스임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갑자기 섬뜩해집니다. 저는 가슴이 쉽게 벌렁거리고 기초 심박 수도 높아 아닌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런 성향을 지닌 분들은 심박 수도 일반인에 비해 적고, 특히 위기에 닥쳤을 때조차 빠르게 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막연하게 사이코패스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크고, 환경에 따라 발현되기도 한다는 것, 성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1:1 양심의 모델을 예로 보여준다면 범죄로부터는 떼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교육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주의할 점은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을 그 이름으로 낙인찍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믿습니다.
--- 본문 내 용 ---
- 캐나다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 “형무소 수감자의 평균 20%가 사이코패스, 재범률이 다른 범죄자의 2배, 폭력범죄는 다른 범죄자의 3배” (19쪽)
- 남성의 경우 얼굴이 옆으로 넓은 사람이 많은데 여성은 적용되지 않음(테스토스테론 분비량과 모종의 관계가 있음) (35쪽)
- 심박 수가 아주 낮고 잘 높아지지 않는 사람(어릴 때부터) (36쪽)
- 사이코패스 중에는 범죄자뿐 아니라 경영자나 변호사도 많다. 심박수가 낮다는 특징(냉정하게 행동 가능) (39쪽)
- 리버풀 대학교 심리학자 로널드 블랙번, J. 마이클리 에반스: “사이코패스의 행동은 ‘타인에게 사악한 의도가 느껴진다.’라는 인지 오류로 일어난다.”라고 주장(주위의 인간이 나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 말솜씨가 좋고 주장이나 태도를 잘 바꾸고, 자기중심적이고, 지배욕이 강하고, 자기 과실 책임은 100% 남 탓이라는 변명을 하고, 과대망상에 젖은 듯 보이는 사람(54쪽)
- [사이코패스-냉담한 뇌(제임스 블레어, 데릭 미첼 외)]-‘환경 스트레스를 받은 인간은 해마가 위축되고, 감정회로의 반응성이 증대한다. (감정적 공격)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원래 감정 반응이 약한데 공격적인 것이 문제가 되니까 후천적 요소는 관계가 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133쪽)
- 정신과학자 제임스 팰런 [괴물의 심연]에서 사이코패스 탄생에 대한 <삼각이론> 말함(133쪽)
1) 안와전두피질, 측두엽전부, 편도체의 비정상적 기능 저하
2) 몇몇 유전자의 위험성이 큰 변이체 (MADA 등)
3) 유소년기의 정신적, 신체적 혹은 성적 학대
→ 뇌의 기능에서 유전의 영향은 크다. 자라난 환경이 도화선이 되어 반사회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뇌의 기능에 유전적 영향이 크다는 것은 반사회적인 성향이 발현되기 쉬운 유전자를 가진 자를 색출하여 배제하자는 말이 아니다. 설사 유전적으로 반사회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뇌과학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환경에 따라 발현을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37쪽)
-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의 심리학, 군사사회학 교수를 맡았던 데이브 그로스먼의 지적에 의하면, “전장에서 망설이지 않고 적군을 쏠 수 있는 것은 100명 중 한두 명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한다. 적을 죽이고 아군이 살상당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면 PTSD(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되어 병사로서는 실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이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도 주저하지 않고 침착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고, 아군의 비참한 시체를 보아도 심리적 데미지를 입지 않는 인물이 전장에서는 용맹한 영웅으로 찬사받는다. 아마도 그러한 인간은 사이코패스일 것이다. … 사이코패스는 일반인들은 할 수 없을 법한 일을 받아들임으로써 인류 전체에 도움을 준 면도 있을 것이다. (143~144쪽)
- 사이코패스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나다. 상대가 기뻐할 말로 교묘하게 심리를 조종하고, 혹은 상대의 약한 부분을 발견해서 동요시킨다. 이러한 화술이야말로 사이코패스의 특기 중의 특기다. (169쪽)
- 바비악 [기업가인 척하는 사이코패스] (172쪽)
1) 변화에서 흥분을 느끼고 스릴을 추구한다. 새로운 상황에 기꺼이 빠져든다.
2) 규칙의 무법자인 사이코패스는 사풍에 빨리 익숙해지고 융통성을 중시한다. 러프한 의사결정을 허용하는 상황을 이용한다.
3) 자기 일을 해내기보다 스태프에게 시키는 능력이 중시되는 리더직은 타인 이용이 특기인 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언변이 좋은 그들에게 면접이나 국민참여재판과 같은 제도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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