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데이비드 헬펀드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항상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비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합리적이고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과학자처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과학은 10가지의 특성을 갖는다. 그런 과학의 특성을 바탕으로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지 이 책은 다양한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숫자를 우리의 실생활에 맞춰서 상상해봄으로써 피부에 와닿게 생각할수 있다. 또한 어림해서 계산함으로써 어처구니 없는 숫자에 대한 실수를 방지하기도 하고, 그래프를 통해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또한 확률과 통계의 허와 실을 이야기하고 실제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예를 통해 어떻게 과학적으로 사고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의 비합리적인 모습도 살펴보고 과학의 한계도 인정한다.
나도 이과이고 학부 전공이 지구과학이기에 상당히 과학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객관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안에서 인과관계를 찾아내고, 과학의 한계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과연 합리적이었는지, 데이터나 객관적인 자료보다 직관에 의지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과학적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부분에서 이야기하듯이 우리는 온전히 과학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온전히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것은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 사고가 만능처럼 보이는게 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점점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또한 사회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과학은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선 과학의 이야기를 계속 자연과학으로 한정짓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은 자연과학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그리고 사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보았을 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과학적 사고는 그 한계가 명확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한편으로는 개개인이 온전히 과학적인 사고를 한다면 저런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나 사회도 온전히 과학적으로 분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게임이론의 내쉬 평형은 계산 가능하다. 참여자가 모두 합리적이라는 전제 하에서... 즉 개개인이 합리적이라면 사회도 그만큼 합리적이거나 충분히 예측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확신한다.
그래도 좀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과연 얼마나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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