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 프레드 울만
프레드 울만의 중편소설이다. 1차세계대전 이후 주인공인 유대인 한스와 독일의 귀족인 콘라딘이 1년여동안 우정을 쌓고 삶을 나누며 반 유대인 정서가 격해짐으로 인해 헤어지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한스가 콘라딘의 소식을 접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한스가 다니는 학교에 콘라딘이 전학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명한 귀족인 콘라딘은 그동안 한스가 꿈꾸던 친구의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 품위가 있고 다른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않는 콘라딘과 친해지기 위해 한스는 노력하고 결국 둘은 단짝 친구가 된다. 한스와 콘라딘은 종교, 사회, 과학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교제를 나누고, 또한 한스는 자신의 보물을 보여주기 위해 콘라딘을 초대하기도 하고 콘라딘의 집에 초대받아 가기도 한다. 유대인이지만 유대인보다는 독일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한스와 한스의 집안이지만, 유대인을 싫어하는 콘라딘의 어머니로 인해 한스가 콘라딘에게 외면당하는 사건이 생기고, 그 후로 조금씩 멀어진다. 그러던 중 나치가 독일을 장악하면서 점점 유대인 혐오가 커지고 결국 한스의 부모는 한스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한스와 콘라딘은 헤어진다. 그리고 30년 후, 한스는 콘라딘을 포함흔 친구들의 소식을 듣게 된다.
한스는 콘라딘과 친구가 된 후 이웃에 화재가 나서 그집의 아이들이 사망하는 것을 본 후에 신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신정론이라고 하는 신의 정의를 찾는다. 그리고 콘라딘과 그 이야기를 나누지만 콘라딘은 목사님께 여쭤보고 그냥 덮어버린다. 그 후 한스의 삶은 공허해진다. 게다가 콘라딘과 사이가 조금씩 틀어지고 유대인에 대한 혐오까지 겪었으니.. 한스는 미국에서 사회적으로는 성공하지만 허무함 속에서 자신의 용기없음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쫓지 못한채로 살아가고 콘라딘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스의 작은 용기로 살펴본 마지막 한문장으로 그 모든것은 회복된다. 그 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한스는 분명히 용기를 찾고 신의 정의를 엿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허무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자신있게 걸어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소설이 1인칭 시점으로 씌여진 것이 그 증거가 된다.
크게 긴장시키지도 않고, 그렇다고 긴장이 전혀 없지도 않아서 좀 편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의 충격은 30분간 다른 일을 멈추고 깊이 묵상하게 만들었다. 단연코 최고의 한문장으로 꼽을 수 있을 것같다. 그 한문장이 주는 메시지가 그렇게 강렬하다니.. 그리고 그 한문장을 위해 쌓아온 소설의 내용이 갑자기 생생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신이 어디있는가 의문을 자꾸 던진다. 세상의 악을 보면서, 신을 믿는다고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세상을 선하게 인도하는 신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러다 보니 불가지론자나 무신론자들이 많이 생기는 것같다. 한스도 이웃집의 화재와 친한 이상적인 친구에게 느낀 소외감, 같은반 친구들에게서 느낀 분노를 통해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한 한스의 삶은 공허하고 허무하다. 그러나 신은 마지막에 그 모든 한스의 삶을 돌이킨다. 자신을 콘라딘의 희생을 통해 드러낸다. 한스의 삶으로 들어와 변화시킨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한순간 우리의 삶을 돌이키시는 순간이 있다. 우리의 삶으로 들어와 우리를 변화시킨다.
한편, 그 뒤에는 콘라딘의 희생이 있다. 그 희생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떠들썩한 이 시점에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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