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기자 정의 사제 - 주진우, 함세웅
2015년 11월 13일부터 12월 12일까지 있었던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의 토크 콘서트의 내용을 정리하여 출판한 책이다. 한국의 현대사를 함세웅 신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 정치, 민주, 통일, 신념이라는 주제로 엮어낸다. 형식도 토크 콘서트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잘 읽힌다. 그러나 진보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현대사는 우리가 쉽게 접하던 역사의 이면을 이야기해주고 그로 인해 느끼는 충격이 사람에 따라 크게 다가올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배우고 들어왔던 한국 현대사는 주로 발전의 역사였다. 이렇게 경제가 발전하고 이렇게 정치가 발전해 왔다는.. 그런데 그런 발전의 이면에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회는 그냥 발전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이들의 희생은 알려지지 않는다. 우리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배워왔다. 그러다보니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은 박정희의 공이고, 민주화를 이룩한 것은 양김의 공인것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피땀흘려 일한 노동자가 있고 목소리 높여 민주화를 부르짖던 국민이 있다. 그들이 소리 높여 외치게 만든 고난의 길을 용기있게 택하고 걸어갔던 이들이 있다.
함세웅 신부는 그런 이들중 한사람이다. 낮은 이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나라 현대사 가운데에서 온몸을 던저 실천하신 분인것 같다. 권력에 저항하고 어려운 이의 편에서 앞장서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속되고 감옥에 수감되면서도 어려운 이들을 외면하지 않은 그의 삶을 통해 이야기하는 한국 현대사의 모습은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 속에서 실천하는 하나의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왜 이런 역사는 쉽게 접할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과 과를 지도자가 모두 가져가는 역사가 과연 바른 역사인가 의문이다. 실제로 그 역사를 이루어낸 이들의 피와 땀은 알려지지 않고 지도자의 자리에서 말 몇마디로 지시하는 것이 더 높게 평가가 되는게 맞는 것인가? 물론 그 말 몇마디를 위해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만큼 고난을 견뎌온 이들의 이야기도 무시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 그럼 어떻게 그들의 이야기를 잘 전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 마땅히 방법은 없는것 같고... 함세웅 신부의 이야기도 결국은 국민들의 앞에서 깃발은 든 자의 이야기일 뿐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는 될 수 없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하나의 공동체로 다루어지고 지도자는 개인으로 다루어 짐으로써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보다 개인으로써 지도자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책도 기울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배우고 들어왔던 이야기에 비하면 이정도 기울어짐은 새발의 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이보다 더 많이 들어야 어느정도 균형을 갖출것 같기도 하다.
한편, 이 책의 가장 큰 불만은 제목이었다. 악마 기자 정의 사제는 각각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함세웅 신부를 정의 사제로 부르는 것은 책과 맞아 떨어지지만, 주진우 기자를 악마 기자로 부르기에 이 책에서 주진우는 악마 기자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악마 기자가 주진우 기자의 별명이라고 할수도 있고 정의 사제와 대비시키는 의도가 있는것 같긴 한데, 너무 자극적인 제목이고 책의 내용과는 좀 맞지 않는 느낌이다. 주진우 팬들만을 타게팅 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토크 콘서트가 열린 장소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의 순서로 열렸다. 개인적으로는 광주가 1번이고 서울이 마지막인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 하지만, 서울에서 시작해서 광주까지 가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광주에서 이야기하는 신념의 이야기는 광주 시민에게 큰 울림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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