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언제, 왜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제법 최근에 사서 꽂아만 두었다가 이번에 꺼내 읽었다. 또래가 쓴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반가웠고, 피아노를 늦게 시작했다는 것도 남 일 같지 않았다.
그가 살아온 삶은 사실 나와는 너무 다르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직장에 들어가 지금까지 같은 일을 해 오고 있는 나와 달리 그는 여러 번의 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그 때는 우연, 지나고 보면 필연인 듯한 여러 사건들을 통해 그는 전업 작가가 되어,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면서 음악도 즐긴다.
다소 엉뚱해 보이기도 하는 그의 삶, 하루종일 글을 쓰고, 여행을 밥 먹듯 다니고 게다가 나는 상상할 수 없는 한 달 동안 살아보는 것까지 너무 부러웠다. 전업으로 글을 쓴다는 사실도 내가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의 일이 소중하지 않거나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게으른 듯 오롯한 나만의 시간들을 가꾸어보고 싶기도 하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뭐든 시도하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대학원 선배 중에 퇴직할 나이에 바이올린을 배운 분도 계셨는데 그분이 점점 발전하시는 모습을 보는 건 우리들에게 도전이자 희망이었다. 비단 악기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평생 배우는 삶을 사는 것은 값진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