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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당

게임정보 초보 보드게임 제작기(1) 5

1
2024-10-01 14:28:22 184.♡.156.143
fei228

안녕하세요, 지난 번 입당신청했지만 댓글이 하나도 안달린ㅠㅠ 신입입니다.


원래 이것저것 새로운 경험들을 기록하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다른 당에서도 글 몇개 남기고, 블로그도 운영하고 하는데,

이번에 보드게임을 처음 제작하게 되어서 아직 중간단계이지만 한 번 그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거나 보시기에 좋지 않다면 바로 자삭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가의 제작기라기보다는 초보의 경험기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여자친구가 보드게임을 엄청나게 좋아하고, 그래서 집에 계속 보드게임을 모으고 있어서 자주 보드게임을 하게 됐습니다.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평소 뚝딱거리며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는(목공같은 물리적인거 말고...) 성격이라 게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다른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보드게임을 하나 만들어보자”


보드게임은 혼자 만들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생산이나 디자인, 개발 등등 여러가지 일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게임을 직접 테스트하고, 여러 의견이 합쳐져서 밸런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최소 두 명 이상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근처에 적합한 지인이 있어서 합류하도록 설득했습니다. 


보드게임을 저보다 좋아하고, 게임 하나를 공략하기 위해 한 달 이상 잠수를 타버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만큼 진심으로 좋은 의견이 나올 수 있을것이라 판단했죠.


일주일에 한두번 만나서 길게 회의를 했습니다. 제가 가져온 아이디어는 “투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질 보드게임을 만들어보자”였다.


1. 목업을 만들어야 한다.

웹이나 앱 서비스를 만들 때에 목업을 기획에 끼워넣듯이, 보드게임도 실제 목업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봐야 합니다. 

실제로 회의를 해보면, 주로 의견이 대립하게 되는 구간은 이런 지점이었습니다.

“~~~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나?”

“아니, 그렇게 하면 오히려 ~~하게 되서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지점을 해결해줄 유일한 방법은 직접 플레이를 해보는 것이죠.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다소 미묘한 재미의 정도는 차이가 있어도 어느정도 판가름이 나니까요.


조금 짜치는(?) 느낌이 있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있지도 않은 게임을 미리 공장과 협의해 샘플링하는 바보짓은 할 수가 없으니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목업을 플레이하던 도중, 우리는 이런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뭐 나름 재미는 있는데, 팔릴 것 같은 느낌이 안든다.”


그래서 결국 첫번째 아이디어는 접고, 다른 아이디어를 모았죠.


사실, 다른 아이디어들도 꽤 많이 있었습니다. 현재 첫번째 게임을 작업하고 있지만, 이후에 두번째, 세번째 게임들도 테스트하며 준비중이긴 합니다.


몇 일동안 디스코드로 빡세게 회의를 하다가, 결국 제대로된 결론을 내리지 못할 무렵, 예전에 머리에 언뜻 스쳐간 조그만 아이디어를 내뱉게 되었습니다.


“그…고스톱을 다른 TCG 요소를 살짝 섞어서 만들어도 재미있지 않겠어요?”


이 이야기에 동료의 눈이 번쩍 뜨였나봅니다. 

갑자기 회의에 불이 붙었고, 바로 다음날 동료는 게임의 초안을 뚝딱 만들어서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길게 뭘 써서 보내줄 사람이 아닌데…


2. 테스트, 테스트, 테스트


그렇게 아이템을 선정한 뒤에는 약 일주일정도 틀을 잡았습니다.


구글 문서로 게임 전체의 기획서를 작성해 서로 공유하며 회의를 했죠.


기획서에는 게임에 들어갈 요소들과 내용, 그리고 룰을 작성한 후, 이를 보기 쉽게 다듬고, 큰 범위에서 게임의 내용을 회의하며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테스트 직전 단계까지 만든 다음, 다시 목업을 만든게 아래와 같습니다.

역시나 좀 어눌해보이지만, 이래뵈도 두 시간에 걸쳐서 작업을 했습니다ㅠㅠ


목업이 완성되자, 곧바로 근처 보드게임 까페에 모여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헌데, 일반적인 고스톱 게임룰로 테스트를 약 두시간 정도 플레이하고 나자, 곧바로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이거 돈이 안걸리니까 재미가 전혀 없는데?;;”


고스톱이 왜 설, 추석, 장례식장에서 인기가 많은지 생각해보자면,


딱히 모여서 세상사는 얘기만 하기는 심심하고, 동전 몇 개 깔아놓고 경쟁하기 좋기 때문이죠. 포커도 마찬가지로, 돈이 안걸리면 재미가 없습니다...


고스톱은 재미가 보장된 게임이니까, 당연히 재미있겠지…라고 생각한 저희는 계속해서 고심했고, 뭐, 결국엔 같은 결론에 도달해야 했습니다.


“결국 게임 자체로 재미있으려면 새로운 요소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 과정은 처음엔 다소 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게임의 스토리라인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죠. 

주인공과 악당의 대결구도가 있고, 고스톱은 카드를 모아서 점수를 만드는 만큼 “군단”의 컨셉으로 만드려고 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게임에 “건물 카드”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건물 카드는 게임을 진행하며 구입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다만, 이걸 생각해내기 위해 여러가지 방향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이걸 다른 카드랑 섞어서 처음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뭔가 재화를 넣어서 구매할 수 있게 해야 하나?”

“그것도 아니면 점수가 안나는 상황에서 하나 랜덤으로 가져올 수 있게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고, 저희는 여기에 “골드”의 개념까지 도입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턴의 시작에 골드를 분배받고, 이걸 모아서 사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게임의 요소를 추가하고, 계속해서 테스트를 이어나갔죠. 

약 3주 정도 주 1~2회 모여 5~6시간을 테스트하고, 테스트 결과를 메모하고, 이를 평일에 디스코드로 회의를 하며 수정하는 식으로 테스트를 계속했습니다.


게임이 점점 재미있어지니 굉장히 쾌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민의 요소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죠.


“밸런스 말인데, 이거 지는 사람이 계속 불리해지는 형국이라 재미가 끝까지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런 지점까지 오면 사실 보드게임 제작초보인 저희로써는 쉽게 답을 내릴수가 없었습니다;


센추리나 스플렌더와 같은 게임도 게임을 하다보면 중반즈음에는 승리의 윤곽이 점점 보이지 않나요?


즉, 누가 이기고 있고, 누가 지고 있는지 점점 명확해지죠.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계속해서 열심히 플레이한다. 이런 지점을 충분히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건물 카드는 아주 좋은 반전요소였습니다. 

내가 계속 이기고 있지만, 정작 게임이 끝났을 때, 건물카드의 점수가 상대편이 더 높아서 상대편이 이기는 상황도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게임 내내 ‘지고 있다’라는 느낌을 건물카드로는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게임 종반에 계산을 해야 깨달을 수 있는 승리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유닛 카드(용병 카드)와 건물카드 사이에 요소를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영웅카드가 됐죠.


영웅은 고스톱으로 따지자면 “쌍피와 삼피”정도의 역할을 가집니다.

다만, 쌍피나 삼피 말고도 열끗과 띠, 심지어 광까지도 구입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소 지고 있는 유저들도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골드로 영웅과 건물카드를 구입하고,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었습니다.


테스트와 수정의 단계는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재미있고, 무엇이 재미없는지 테스트를 통해 명확히 가려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희 둘은 서로의 성향이 확고했고, 그리고 조금씩 달라서 더욱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헬프를 요청했습니다. 

여자친구는 흔쾌히 자신의 주말을 반납하고 테스트에 한 달 정도를 어울려줬고, 우리가 필요한 피드백을 짚어줬습니다.


여기까지가 게임의 기획단계였습니다.

사실, 보드게임 제작 과정 중 이 단계가 제일 재미있는 알짜배기 부분인 것 같습니다. 

생각한 부분을 바로 목업에 반영하고,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고 하는 과정 자체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 파트부터는 디자인과 공장 선정, 펀딩과 킥스타터를 위한 법인 등등 다소 재미없지만 저처럼 처음 도전하는 분이라면 꽤 팁이 될지도 모르는 부분입니다만...보시는 분들의 의견을 보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나
fei228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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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5]
피니익스
IP 118.♡.73.151
10-03 2024-10-03 22:31:41
·
보드게임당에 처음와서 대단한 글을 봤습니다
룰을 보고 숙지 하는것도 힘든데
룰을 만든다... 대단한것 같습니다
fei228
IP 184.♡.173.251
10-04 2024-10-04 20:03:52
·
@피니익스님 댓글 감사합니다ㅠㅜ
피니익스
IP 118.♡.12.185
10-05 2024-10-05 21:23:49
·
혹시 게임을 개발하고 펀딩 혹은 판매 계획이 있나요?
fei228
IP 184.♡.173.251
10-06 2024-10-06 00:03:28
·
@피니익스님 아...사실 현재 텀블벅 펀딩중입니다 ㅎㅎ 홍보성이 짙어질까봐 따로 언급은 안했습니다;
피니익스
IP 14.♡.117.83
10-07 2024-10-07 11:58:19
·
쪽지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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