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후기를 안 쓸까 하다가 브레베 참가하신다는 분도 계시고 란도글이 많아지길 바라면서
늦었지만 간단한 천안300k 후기 적어 봅니다.
처음부터 천안300k 갈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울서200k를 하면서 출발시간이 대중교통을 타고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출발점 근처 차를 대고 참가했습니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이렇게 차를 가지고 갈 바에는 차 스트레스 덜 받는 지방에 가서
브레베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천안 300k를 선택했습니다.
서울이 아닌 코스는 지금까지 항상 저에게 행복주고
특히나 이번 천안코스가 저에게 기억에 남는 보령, 서천을 지나가게 되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날씨를 보니 해지고 나서는 많이 추울 것 같아서 가장 이른 시간에 출발하여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오고 싶었지만
아침밥도 먹고 차 몰고 내려가다 보니 제일 마지막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 와서 익숙한 천안 바이크팩토리입니다.천안 시내에서 외곽을 나갈 때는 서울 못지않게 스트레스 받습니다.
다만, 거리가 짧아서 참을 만 합니다.
한적한 시골을 달리 수 있어서 란도의 재미를 느껴봅니다.
다만, 날씨가 추워서 찬바람 알러지 때문에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이 콧물이 흐릅니다.
숨쉬기도 불편하고, 브레베 내내 훌쩍훌쩍 거리면서 달렸네요.
첫번째 CP를 가기 전에 덕산면을 지나는 데 거기가 매헌 윤봉길의사의 고향이라고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서울 양재에 매헌공원이 있습니다.
항상 거기를 지나가면서 무슨 이유로 여기에 매헌 공원을 만들어 놓았을까 궁금했는데
본관은 파평(현 파주) 이고, 고향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이네요.
아무 연관이 없는 곳에 공원을 만들어 두었군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좀.
첫번째 cp는 남당항입니다. 나름 예쁘게 꾸며 놓아 안구가 정화가 됩니다.

지나다 보니 예전부터 달려보고 싶은 퍼머넌트 충남맛집투어 코스와 겹치네요.
우유창고, 천북굴단지 등등. 반갑더군요. 나중에 이 코스는 꼭 달려봐야겠습니다.
점심은 작은 시골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제가 들어갈 때 동네 어르신들 다수가 같이 들어오시더군요.
제 음식은 늦게 나와 시간 손해 좀 봤습니다. 빠르게 먹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네요.
점심 먹고 나오는 데 시마노Di2 low 배터리 알람이 옵니다. 분명히 전날 충전을 다 했는데 왜 뜨지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Di2가 배터리가 총 3개더군요. 케이블로 충전하는 것은 뒷 변속기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고
좌우 레버에 각각 2개씩 CR1632 동전배터리가 들어가더군요. Di2 초보라서 잘 몰랐습니다.
우측레버 배터리 알람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최대한 변속을 줄이면서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언덕이 나오면 그냥 좌측레버를 눌러 앞 크랭크를 바꾸면서 달렸습니다.
이 날은 안개가 많이 낀 날이었는데 어떤 다리를 하나 건너는 데 매우 몽환적인 분위기 였습니다.

CP2 대천해수욕장을 지나면서 작년에 보령에 묵었던 근처 호텔도 가 봤습니다.
기억에 남은 게 거기 호텔리어가 동남아 사람이더군요. 바리스타도 겸했던 같은데. 우리나라 인구절벽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거기를 지나 군산으로 갈 수 있는 다리까지 와서 다시 북쪽으로 턴했습니다.
천안 400이나 600을 하면 군산을 지나가는 데 그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자동차 전용 다리는 아닌데 좀 무섭습니다.
인도와 분리되어 있어서 중간에 인도로 들어갈 수도 없고, 처음에 선택하고 건너야 합니다.
좁은 인도로 갈 것인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차도로 갈것인지. 바다를 건너는 다리라서 상당히 긴 다리입니다.
여하튼 서천시내를 지나 반가운 흥림저수지와 멋진 한 카페를 지납니다.

저 카페는 제가 2023년 처음 600k를 할 때 지친 두번째 밤에 갔던 카페입니다.
그 때는 처음이다 보니 자당 모회원 붙잡고 가던 시절이라서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지금도 그 간판을 보면 많은 추억이 생각납니다.
청양으로 가고 있는데 해가 집니다.
AI에게 코스파일과 평소 300k 완주시간을 알려주면서 내가 어디 쯤 가면 해가 질 것 같으냐고
물어보니 청양시내에서 일몰이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시작이 예상시간보다 늦어서 청양가기전에
일몰을 맞이 했습니다.
gpx파일을 던져주면서 바람 방향 맞추어 코스공략법을 물어보니 잘 알려주더군요. 꽤나 쓸만 합니다.
해가 지니 영하로 기온이 떨어집니다. 일회용 우비를 사서 입고 조금이라도 체온을 올려봅니다.
2~3시간 정도는 따뜻하지만, 그 이상 지나가면 땀에 젖어서 더 춥습니다.
그 시간이 오기 전에 비옷을 벗어서 땀을 말려야 합니다.
청양 랜드마크를 지나면 거의 다 온 겁니다.

간신히 완주점에 도착하여 운영자분에게 물어보니 아직 8명이 안 들어왔다고 합니다.
거의 문닫고 나올 뻔 했습니다.
겨울에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달리지 못하다 보니 아직 몸이 안 올라와서 힘들었네요.
끝나고 근처 찜질방에서 몸 지지면서 한숨 자고 이른 새벽 아침에 올라왔습니다.
다음 400k할 때까지 마일리지 좀 쌓아야겠네요.
다른 브레베 참가하신분들은 저처럼 추위에 떨지 말고 편하고 안전한 라이딩 하세요.
감사합니다.
시즌초 란도너스는 얼마나 힘들지 ㄷㄷㄷ
완주 축하드립니다!
세종 사는 저에게 낯익은 장소들이 종종 보이네요. 작년에 천복 굴단지에서 칼국수 먹고 서산 갔던 기억도 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