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노인이라면 직진. 화악~ 지르고 보는 본능
작년 SR600 슈퍼 삐약이 때 왔다가 1년 만에 다시 찾은 화악산. 사실 예정에도 없던 거였는데요. 어제 자정 무렵
혹시나 하고 코레일 앱을 열었는데 07:55분 춘천행 itx 자전거석 취소표가 하나 딱! 나왔지 뭐예요? 이건 뭐 신의
계시라 삼고 올해의 나는 얼마나 화악 기록을 땡길 것인가 스스로 시험대에 오를 결심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정정하신 민들레 마트 사장님. 카드 안 받는 것도 여전하시지만, 불만제로
화악산 기록 재는 세그먼트가 여러 개 있는데 그중 많은 사람들이 찜해놓은 건 화악터널(6.87km, 8.9%)입니다.
민들레 마트 아래 화악교회에서 시작, 화악터널 입구에서 끝납니다. 종전 기록은 38분 33초인데요. 사실 이게요.
PR을 목적으로 달린 게 아니고 퍼머넌트 중에 기록한 거라서 진짜 PR만 노리고 전력을 다했다곤 보기 어렵죠.
모든 걸 쏟아붓겠단 각오로 화악산 오른 건 오늘이 처음이라 봐도 됩니다. 그래서 더 긴장했던 걸 수도 있겠지만
시작부터 좀 삐끗하긴 했습니다. 실내에 오래 보관했던 자전거라서 야외 나오면 캘리브레이션을 한 번 해줘야
되는데, 가평역에서 내려서 깜빡. 민들레 마트에서 쉴 때 해야지 해놓고 또 깜빡 ㅠㅠ
내심 30분 초반을 노렸었는데 택도 없이 끝나버린 '사실상' 첫 번째 도전
사라진 곰돌이는 컴백할 생각을 안 하고. 한반도의 중심은 여전히 중심 못 잡고 기우뚱
그게 핑계가 되진 않겠지만, 아무튼 생각보다 체감하는 고통 대비 파워가 덜 나온 것 같은 느낌적 느낌도 있고요.
작년 SR600 할 때 다쳤던 발목인대 부상이 요새 또 재발해서 테이핑을 단단히 하고 나섰지만, 영 찜찜하드란.
뭐 기록만 좋았으면 다 넘어갔을 문제들이니 이제 와서 뒤늦게 핑계거리를 찾는 거겠죠.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화악산 세그먼트는 초반 경사도 낮을 때 최대한 평속을 올려놔야 PR 달성에 유리합니다.
위로 갈수록 경사도가 사악해지면서 평속을 깎아먹기 때문에 8% 미만인 초반부까지 끌어주는 메이트가 있으면
훨씬 좋죠. 이래저래 다 핑계. 30분 동안 혼자 평속 13km/h 유지하는 게 이다지도 힘들 줄이야 ㅠㅠ
화악산~광덕고개~도마치재로 정했던 코스를 집에 일이 생겨 급하게 광덕은 빤쓰런
원래는 오랜만에 아침 기차 타고 화악산까지 갔는데 광덕고개 찍고 내려와서 도마치재를 올라가려고 했는데요.
마감 넘긴 원고에서 급하게 수정해 줄 것들이 좀 있다고 해서 광덕고개는 패스하고 도마치재만 마저 넘었습니다.
오랜만에 때려밟는 도마치재 다운힐 TT. 어우 도로포장 싹 다시 해놔서 엄청 신나더라고요~
아내랑 둘이 모둠회 중짜 배달시켜서 와인 한 잔
마감도 끝났겠다, 성엔 안 차지만 PR도 찍었겠다. 술을 마셔야 할 이유로 이만한 것들이 없죠. 냉장고에 미리 넣어둔
화이트 꺼내서 아내랑 둘이 쫀득한 숙성회 안주 삼아 오랜만에 한잔 했습니다. 오랜만이라고 하니까 되게 오래된 거
같지만 꼴랑 일주일 전이네요;; 그래도 매일 물 마시듯 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
그게 다 술을 못 끊는 자들의 판타지니 망상이니 하는 의사들의 말. 오늘은 걍 다 잊고 션하게 적시고 꿀잠 자고 나서
고민해 보는 걸로. 근데 술 때문에 꿀잠을 못 자면 똥망인데.... 한 이틀쯤 풀 충전 했다가 평일에 itx 한산할 때 노려서
화악산 PR 재도전해 보고 결과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화악 가실 분들은 더워지기 전에 서두르세요!
거진 한시간에 걸쳐 오르면서 다시는 안 오겠다고 다짐을 했더랬죠.
아직까지 잘 지키고 있습니다🤣
두번 째 도전에서 앞자리 ’2‘ 기원합니다!
남산, 북악, 그리고 좀 멀리 더 높은 화악산까지...
이게 데이터만 봐선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화악은 대충 팔공산 비로봉같은 느낌일까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역시 언제 직접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ㅎㅎ
기록은 담부터도 점점 줄여나가시지 않을실까 생각합니다.^^👏
화악산은 수도권에선 제일 힘들고 도전적인 코스죠. 1년에 한 번만 가야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쫀득한 회가 맛나보였는데, 간장종지 고양이가 시선강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