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막 SL8 프레임셋 오더 넣은지 한달이 되었지만 아직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시골 동네 작은 샵이라 우선 순위에서 많이 밀린 것 같아요. 공홈에서 주문할 수도 있었고 (그랬으면 벌써 수령해서 조립하고 테스트 라이딩도 가능했을 시간), 몇몇 대형샵엔 프레임 재고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있지만, 그냥 천천히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래도 기다리는 건 지치는 일이니, 그동안 에이토스 사용기라도 적어볼까해요.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저도 처음엔 에이토스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펠로톤에서 볼 수 없는 자전거라는 이유도 있고, 이 정도 금액을 지불하고 굳이 빠르지 않은 자전거를 사고 싶지도 않았지요. 에이토스가 2020년에 출시되었지만 2021년 여름까지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죠. 그러다 샵에서 실물을 보게 됩니다.
에이토스는 사진보다 실물로 보면 훨씬 이쁩니다. 보는 순간 아 이쁜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원형 튜빙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클래식한 원형튜빙을 가진 크로몰리 바이크를 여러대 가지고 있었죠.
누구나 다 아는 설리라던가... (자출을 목적으로 직접 조립)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그렇지만 너무나 이쁜 살사 마라케시라던가... (투어링을 목적으로 완차 구입)
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터인 소마의 그랜드 란도너라던가.. (이 자전거는 디스크 브레이크에 다운튜브 시프터라는 깜찍한 혼종으로 꾸며봄)
이제는 사라진 전설 비앙키 레로이카라던가.. (끔찍하게 불편하지만, 그보다 더 끔찍하게 이쁜 자전거)
이름부터 펑키한 병맛의 올시티 고릴라 몬순이라던가.. (듀라 레버, XTR 드레일러, White Industry 크랭크, 나름 공 많이 들인 자전거)
바이크패킹을 꿈꾸며 들였던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자전거인 살사의 파고라던가.. (개인적으로 살사 자전거 좋아합니다.)
이외에도 몇몇 크로몰리 자전거가 더 있었습니다만.... 어짜피 알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자전거와 계속 함께 할 수는 없다는 것을.... 크로몰리 자전거들을 정리하긴 해야겠는데 아쉬워서 차일피일 미루던차에 에이토스를 샵에서 만난겁니다. 에이토스의 첫인상은 "이거면 모든 크로몰리를 대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크로몰리 자전거들을 다 정리하고 2022년 1월에 에이토스 프레임셋을 손에 넣었습니다.
아 정말 너무 예쁜데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서 속상하네요..
에이토스는 클래식과 모던의 절묘한 조화로 탄생한 비운의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셜라이즈드의 리드 엔지니어인 피터 덴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게 티가 나요. 슬로핑이 조금만 덜했으면 좀 더 클래식하고 좋았겠지만, 성능이 떨어지겠죠. 경량화 및 강성확보를 위해선 컴팩트 지오메트리를 적용했고, 크로몰리 바이크의 감성은 원형 튜빙으로 잡았습니다. 원형 스탠다드 싯포스트등 범용 부품을 사용하고, 외부 케이블링을 채택해서 편의성 및 호환성도 확보했죠. 정말 절묘하게 밸런스를 잡은 자전거에요..
실제로 라이딩해보면 이 최적의 밸런스가 느껴집니다. 지나치게 딱딱하지도 물렁하지도 않아요. 크로몰리 특유의 그 부드러움을 가지면서도 성능은 빠릿합니다. 예전에 가루녹차님께서 쓰신 시승기에서도 알수 있듯이 에이토스의 장점은 업힐에서 극대화 되는데요. 페달링을 부드럽게 그리고 고급스럽게 지지해주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함과 동시에 (워낙 가벼우니) 성능까지 잡았습니다. 에이토스로 업힐에서 PR 찍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죠. 또, 편안한 승차감 덕분에 장거리 라이딩에서도 발군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그 많던 크로몰리 바이크들을 정리한게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에이토스는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슈퍼턱 자세로 다운힐을 내려오다 팟홀을 밟고 탑튜브에 크랙이 났습니다. 시야가 확보된 익숙한 도로이고, 차량통행도 전혀 없었긴 했지만 너무 욕심을 부린거죠. (이때 이후론 어떠한 상황에서도 슈퍼턱 자세를 취하지 않습니다.) 고속에서 팟홀을 밟는 순간 굉장히 큰 충격과 함께 파열음이 나서 처음엔 휠이 파손됐을거라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휠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니 말이죠. 그런데 휠은 100% 멀쩡했습니다. (코리마 만세) 대신 탑튜브가 파손됐는데, 제가 멸치과에 속하긴 하지만 온 체중이 탑튜브에 집중적으로 가해지니 (팟홀을 밟고 전신이 살짝 공중으로 떴다가 탑튜브로 낙하) 크랙이 안날 수가 없었던 상황인 것 같아요. 다행히 낙차는 하지 않았고, 팟홀을 밟은 뒤 안정적으로 브레이킹해서 정차할 수 있었습니다. 다운튜브/싯튜브/체인스테이/싯스테이/포크등은 멀쩡해서 사실 살짝 비상운행도 가능할 정도이기도 했구요.
어떻게 보면 무모했고 경솔했던 라이딩에서 저를 지켜준 프레임이 된거죠..
그리고 바로 파손된 자전거를 프레임셋을 구매했던 제 로컬 바이크샵 (SL8을 주문한 바로 그 샵)에 가지고 갔습니다. 사실 사고 지점이 로컬 바이크샵 바로 옆이기도 했구요.. 바이크샵 사장님이 워런티 적용 및 재조립등을 잘 처리해주셨고, 그게 바로 SL8 프레임셋을 다른 곳에서 구매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에이토스
워런티용 프레임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서 아무 데칼이나 고르라길래, 이번에는 조금 밝은 Gloss Sand 색상으로 선택했는데 제 눈엔 둘다 이쁜것 같아요. 적응이 됐다 싶어 스티어러도 과감히 쳐냈습니다.
들꽃과 잘 어울리는 에이토스
장거리 라이딩엔 새들백을 사용하고 대용량 물통 두개를 씁니다.
듀라 12단, KMC 골드 체인
그러다 휠셋을 하나 빌딩하게 되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18228850?po=0&sk=id&sv=rrobot&groupCd=&pt=0
듀라 12단 구동계지만 크랭크셋은 파워미터 내장한 구형을 사용..
클라이밍용 Reserve 34/34 휠셋, 터보 코튼 타이어
로발 알피니스트 콕핏, 수파카즈 바테입 (샵 직원이 색상 매치가 기가 막히다며 칭찬을...)
안장을 경량 (62g)으로 사용한 것 외에는 딱히 경량템을 쓴게 없는데도 페달, 물통케이지 2개, 가민 마운트 전부 포함해서 6.15kg의 초경량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One More Thing...
에이토스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추한 Crux.. 역시 너무 마음에 드네요~
사용기 잘 봤습니다.
사진 잘 찍으십니다 ~~
와... 디스크브레이크에 이 무게가 되는군요.👍
슈퍼턱자세라곤 해도 탑튜브 크랙난 건 좀 아쉬운 느낌이 들긴 합니다.
업힐이 있으면 다운힐도 있으니까 경량 클라이밍용이라도 디스크브레이크가 훨씬 실용적일 것 같아요.
사용기 잘 봤습니다.
위에 크로몰리 자전거들도 예쁩니다.^^
요즘 무거운 자전거들만 타고 다녀서 그런지 가벼운 자전거 느낌도 그립네요. :)
저거 때문에 스페셜라이즈드 보상 프로그램 생긴거 아닌가 싶네옄ㅋㅋㅋㅋㅋ 기준치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해주던지 거기서 샵 재량으로 입털던지해서 보상해주는..껄껄..
에이토스 흰색은 기가막히네여
저두 에이토스 두번쨰 타보고 왤케 잘나가냐는 느낌받아서 저 평가된 프레임은 맞는듯합니당
그래서 타막이 그 니즈를 채우려고 sl8에 경량을 들이 부운듯하네여 램코도 뚜그 우승시켜야하고...ㅋㅋㅋㅋ
살사 마라케시는 늘 위시리스트 한켠에….
저는 너무나 예뻐서 ㅎㅎㅎ^^
현실은 직접 관리하는 자전거는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3대가 제 한계네요 ㅜㅜ
그리고 crux가 밸런스가 굉장할것 같다는 느낌이 한눈에 느껴지네용 오….군살 하나 없는 그래블이라니…
지금 통근용으로 쓰는 크로스체크는 저렴하고 구입이 비교적 편해 바쁘고 급한대로 만들었다가 손타는 대로 변하는 마성적 매력 때문에 정들었지만,
그때 마라케시 태양초 컬러를 어떻게든 들일걸 그랬나봐요 ㅎㅎㅎ 물론 배대지 써서 구매하고 관세 납부 생각하면 너무 귀찮아서 손을 놨지만요…^^
한달 전 좋은 기회로 에이토스로 기변해서 타고 있는데 공감하는 바가 크네요
타면 탈수록 자전거에 권태감 온 고인물들이 다시 뉴비시절 그 즐거움을 추억할 수 있는 자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탑튜브에는 절대 앉지도 말아야겠네요... ㅋㅋㅋㅋ
저도 에이토스 오너로서, 저 평가되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특히 심미적으로 매우 예쁘다는 점에서 같은 의견입니다!
다만 샵 사장님이 sl8을 조립하셔서 잠깐 타봤는데 에이토스 승차감이랑 비슷하더라구요(그 외 다른 부분은 다른 느낌)
sl8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아직까지도 받지 못하셨다는 건 몰랐네요.
거기도 여기와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나 봅니다;;
그나저나 자전거 샵이 여기 있었군요~!^^
안됩니다. 보통 샾에서 출고할때 얘기해줍니다. 위에서 가해지는 충격에는 약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