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쓸 글 재주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써보려 합니다.
부산 2030년 엑스포유치기원.
부산시와 한국랜도너스협회의 합작으로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2,000킬로가 넘는 공식 브레베가 생겼다.
더구나 이번만 열리는 어쩌면 평생에 단 한번뿐인 기회라 꼭 참여하고 싶었고 여러 분들과 가족들의 도움과 배려, 헌신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5일차까지 하루 300킬로씩 달리고 획고가 높은 동해안 구간 530킬로는 이틀에 나눠 달려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브레베가 그렇고 인생이 그렇듯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1일차 부산-주암 (290km, 2724m)
이른 아침 4시에 기상해서 보니 낯선 천장이다. 앞으로 며칠간은 계속 낯선 천장이겠지.
미리 사둔 바나나와 크래커로 아침을 떼운다.준비를 마치고 도착한 스포원파크 출발지엔 벌써부터 사람들의 기대와 흥분이 느껴질만큼 분위기가 뜨겁다.
애초에 솔라를 계획하고 생각했으나 푼짱님이 출전하시는 걸 보고 전화를 드려서 아침에 뵙기로 했다. 푼짱님은 작년 서울부산서울 때 함께 라이딩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내심 안심이 된다.
첫 CP인 합천창녕보까지는 거의 평지이고 막 출발한 참이라 신나게 달린다. 사진도 찍고 기분이 좋다.
그런데 날이 좋은 건 좋은데 생각보다 너무 덥다. 그래서 점심은 콩국수.
배를 채우고 오늘의 최대업힐인 황매산을 향해 간다. 황매산은 마치 화악산 같다. 끝없이 이어지는 고각에 그늘하나 없는 땡볕. 그래도 초반이라 쉬엄쉬엄 올라간다.
첫 날이라 좋은 페이스로 계속 진행한다. 푼짱님은 8시도 안되어서 285킬로 지점에 미리 정해놓으신 숙소로 들어가신다. 맛걸리를 말씀하시며 눈으로 니가 빨리 가야 내가 먹지 않겠냐며 레이져를 쏘신다. 레이져에 찔려가며 5킬로 떨어진 CP3주암에 도착해서 인증한 것이 8시10분. 내가 자려고 했던 낙안읍성까진 30여킬로가 남은 상태. 자리를 잡고 숙소들에 전화를 돌려보지만 징검다리 연휴의 영향인가 그냥 불금이라 그런가 단 한군데도 방이 없다.
멘붕에 빠져 고민하던 나에게 오전에 인사나눴던 클리앙 아이디 득심이를 쓰시는 득심이님이 자기가 방을 잡았으니 잘 곳이 없다면 같이 자자고 해주셔서 9시도 안된 이른 시간에 숙소에 들어갔고 첫날은 그렇게 일찍, 마치 앞으로도 이렇게 수월할 듯이 마쳤다.
2일차 주암-완도 (284km, 3694m)
선선한 새벽 길에 모텔 샴푸냄새나는 남정네 3명이 달려나간다.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또 헤어져 각자의 페이스로 여수를 향해간다. 브레베는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 곧 또 만날 것을 안다.(실제로 여수CP에서 다시 만났다) CP로 지정된 펜션1층에 있는 식당에서 8천원짜리 백반을 먹었는데 맛이 괜찮다.요즘같이 라면에 김밥만 먹어도 8~9천원인 시대에 이런 밥은 귀하다. 각자 공기밥 두공기씩을 비우고 다시 또 출발해본다.
토요일 여수 시내는 그야말로 혼돈이다. 관광객이 몰려들어 도로마다 차와 사람이 가득차 얽히고 설켜 복잡한 가운데 그 사이로 지나가는 자전거가 기꺼울리 없다. 푼짱님의 말을 빌자면 여수사람들은 화가 많다. 그런 사람들을 피해 성급하고 무리한 주행을 한 탓인지 펑크가 나고 득심이님과는 여기서 헤어진다.
처음이라 그런지 별다른 동요없이 튜브를 갈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이제부터 여수와 완도, 해남의 섬들의 낙타등에 털릴 시간이다.
여수에서 고흥 넘어가는 길에 또 다시 펑크가 난다. 같은 뒷 바퀴다.
이번에는 타이어까지 끌러내어 세세히 살폈다.타이어 두께만큼의 길이의 철심이 숨어있었다.
한낮의 뜨거운 날씨에 두 번째 펑이라니..슬슬 짜증이 올라왔지만 옆에서 내 일처럼 도와주신 푼짱님이 계셔서 내색하진 않았다.
남은 거리는 많은데 여수와 고흥의 낙타등은 우리를 쉽게 가게 두지 않는다.
거기다 폭염으로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다. 페달링을 해도해도 거리가 줄지 않는다.
푼짱님은 완도까지 가시고 나는 해남까지 가는 걸로 2일차 계획을 세웠지만 그냥 나도 완도에서 쉬기로 한다.
내 하루는 또 이렇게 50킬로를 남기고 내일의 나에게 떠넘긴 채 23시30분 완도의 허름한 모텔에서 저문다.
자오릭님의 시간과 푼짱님의 시간이 얽히고 설킨 그 공간과 시간을 세세하게 들여다 보고 싶네요.
장경인대는 좀 어떠신가요?
뭔가 서로 엇갈리는 후기입니다.
이렇게 교차검증을...ㅎㅎ
빨래집게를 털어가셨군요.b
막 헷갈리네요. 체인 떨어지면 화날 만 하죠.ㅎㅎ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푼짱님이 후기 1등을 가져가신 바람에 내용을 알고 보니 감흥이 조금 덜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디시 읽어도 재미있네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괜히 200이라도 뛰어보고 싶어집니다 ㅋ
yo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사진에는 100분의 1도 제대로 안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