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로 불리우는 전자담배(e-cigarette) 또는 베이프(vape)는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온 주제입니다.
영국 보건부(Public Health England)에서는 니코틴은 발암물질이 아니며, 니코틴과 인체에 해가 거의 없는 물질만으로 조합된 액상형 전자담배를 금연도구로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연초(tobacco)가 직접 들어가지 않으니 담배세(Tobacco Tax)도 부과하지 않구요. 영국은 NHS(National Health System)라는 무상의료 정책을 실시하며 국민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전자담배 장려책으로 암 유병율이 줄어들어 매년 수억 파운드의 보건 재정이 절감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기도 하죠.
반면 미국에서는 전자담배가 10대 흡연율을 올리는 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니코틴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닐지라도 강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으니 청소년 노출을 규제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죠. 또한 폴리글라이콜(PG; polyglycol)이나 식물성 글리세린(VG; vegetable glycerin) 등 식품용 성분을 용매로 제조되는 전자담배와는 달리, 흡입시 폐 섬유화를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폴리에틸렌글라이콜(PEG; poly ethylene glycol)을 용매로 사용하는 전자대마(cannabis vape)로 인해 홍역을 치른 터라 베이핑 자체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한국은 탄탄한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이면서도 미국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 같습니다. Tobacco도 담배, cigarette도 담배, e-cigarette도 담배라 그런지 니코틴 자체를 금연 정책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죠. (뭐, 태국처럼 전자담배 반입 자체로 5년 이상 형사처벌 되는 나라도 있지만 말이에요.)
사실 흡연은 ‘태울 연’자를 쓰는데, 연소가 아닌 기화를 사용하는 베이핑에 흡연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엄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흡연(smoking)과 베이핑(vaping)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구요. 이런 용어의 차이가 정책의 차이로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말은 생각을 담는 도구이니까요.

사이클리스트에게 흡연은 보통 떳떳하지 못한 행위로 여겨집니다. 발암물질 흡입 등도 그렇지만, 최대산소섭취량(Vo2max) 향상을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사이클리스트에게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를 흡입하게 되는 흡연이 퍼포먼스에 절대 도움이 될 리 없으니까요. 우리는 치폴리니가 담배 피우며 달리던 시절보다 훨씬 더 진보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담배잎을 연소해서 흡입하는 소위 ‘연초 담배’ 말고도, 입담배나 베이핑과 같은 대안을 사용하는 인구가 상당히 많습니다. 니코틴 껌이나 패치는 물론이구요. 담배잎을 사용하는 입담배를 제외하고는 고순도의 니코틴을 무색무취하게 정제해서 다시 제품화한 것들이지요. 당연히 ‘이것들 역시 사이클링에 도움이 될 리 없다’는 생각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 아연실색했네요.
뉴질랜드 Massey University의 토비 뮨델 교수에 따르면 니코틴과 스포츠 수행능력의 관계에 대한 논문을 추려서 보니, 10개 연구의 대부분은 니코틴과 스포츠 수행능력 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부분은 오히려 5개 연구 중 2개는 패치나 껌으로 니코틴을 사용하는 선수들에게 엔듀런스와 근력을 향상하는것으로 나왔다고 하네요.
참고로 뮨델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World Anti-doping Agency)의 연구지원을 받는 교수로, WADA는 도핑의 관점에서 니코틴 남용이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지 계속 추적 중이라 하네요.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69719512_Smokeless_tobacco_sport_and_the_heart
미국에서 운동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입담배에 관한 연구인데, 니코틴은 근력과 무산소성 운동능력은 저하시키는 반면, 불안 감소, 집중력/민첩성 개선, 유산소 능력 개선 및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고 하구요.
미국 오하이오의 Cedarville University 연구인데, 무니코틴 베이핑은 심박, 혈압, 1.5마일 달리기 기록, vo2max 점수또는 최종 혈압에 영향이 없었다고 결론 짓네요.
https://www.americanfootballinternational.com
천문학적인 돈이 걸려 있는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이를 자본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니코틴의 장점으로 심폐능력 향상 / 스태미너 향상 / 에너지 향상 / 기분 전환 / 체중 조절을 들고 있고,
단점으로 기관지자극 / 탈수 / 중독 리스크를 들고 있습니다.
물론 태우는 담배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https://digitalcommons.wku.edu/cgi/viewcontent.cgi?article=1844&context=ijesab
학부 논문에 샘플도 부족해 보이지만, UTSA(University of Texas San Antonio)에서 베이핑이 안정 시 대사율(Resting Metabolic Rate; RMR)을 증가시키고 및 신체 작업 능력(physical work capacity)을 감소시킬 거라는가설을 실험했네요.
결과는 RMR은 차이가 없었고(p>0.05; 니코틴 및 위약 시험 각각에 대해 1.18±0.20 kcal•min-1 대 1.19±0.23 kcal•min-1),
예상 VO2max는 베이핑을 한 쪽이 유의하게 낮았다고 합니다.(p<0.05; 니코틴 및 위약 시험의 경우 각각 p<0.05; 2.53±0.74 L•min-1 vs. 2.59±0.78 L•min-1).
반면, Wmax에는 통계적 차이가 없었구요.(니코틴 및 위약 시험 각각에 대해 p>0.05; 265.14±84.82 watt vs. 273.01±94.27 watt).
전자담배를 통해 급성(acute)으로 흡입된 기화 니코틴이 유산소 능력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파워는 차이가 없다고 하구요.
어쨌든 니코틴의 운동에 대한 영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느낌입니다. 유산소성이든 무산소성이든 운동능력에 도움이 된다 안된다가 섞여 있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절대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연초에 비해 베이핑의 경우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정도의 차이가 있는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뭔가 카페인의 느낌이..)
https://heart.bmj.com/content/107/19/1530
연초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크게 증가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인데요, UCLA 논문을 보면 베이핑의 경우 연초보다 건강상 악영향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장기간 연구가 부재하여 위험이 아예 없는 결론을 내는 것은 안된다고 하네요. (사실 영향이 없을 수가 없지 않을까요.)
사실 담배가 아닌 니코틴만 따로 떼서 본다면, 강한 중독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 도표의 수직축이 의존성입니다. 당연히 위로 갈 수록 높아지는 거지요.
니코틴의 중독성은 몰핀과 비슷하며 코카인보다 높고, 중독성이 더 강한 약물은 헤로인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금연이 그렇게 힘든거지요. 끊었다가도 다시 피우는 케이스도 많구요. 니코틴의 중독성이 이렇게 강한데, 퇴로 없이 무조건 끊어라 하는 것은 가장 건강에 해로운 연초 흡연으로 내모는게 아닐지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절반이라도 성공한 것은 전자담배를 적극활용한 영국 정도 뿐인게 현실이구요. 앞으로도 매년 연초 시장은 더 커질 것이고 다국적 담배 자본은 더 많은 돈을 긁어 가겠지요.

그러니 니코틴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 손 댈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나라가 허용했다 뿐이지 중독성만 보면 대부분의 마약보다 강력한 중독물질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연초를 태우고 계시고 강력한 중독성으로 끊지도 못하고 계시다면, 냄새 / 꽁초 / 미세먼지 / 발암물질 / 일산화탄소에서 자유로우며 운동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꾸시는게 더 행복한 자전거 생활을 위한 좋은 대안일 것 같습니다.
일산화탄소가 없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차이는 나서
정착중입니다 ㅎㅎ
금연은 안해봐서 아예 안피웠을때와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일단 라이딩 중간 휴식 시간에 니코틴 파워! 를 외치며
한 대 피면 리프레쉬 되는 느낌은 있습니다 ㅋㅋ
아이코스 한국 정발 전까지 2년간 액상형 쓰다가, 액상 구하기가 너무 귀찮아 아이코스만 피우는데, 연초보단 훨씬 낫긴 합니다. 물론 안피우면 제일 좋겠지만...
그나저나 매시 대학교에서 어학연수했었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반갑네요 ㅋㅋ
지금 드는 생각은 니코틴만 떼고 보면 카페인과 비슷한 정도의 영향을 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완전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며, 중독성을 보면 카페인이 훨씬 약하기에 카페인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베이핑과 카페인을 함께 하게 되면 탈수 대책이 필요할 것 같구요.
흥미롭군요 ㅎㅎ 탈수 대책 말씀하시니 친구놈이 유난히 물을 많이 마시던것 같긴 합니다. 하여간에 오랜 시간 동안 친구놈 훈련양에 비해 체력이 뛰어난 것에 대해서 그냥 재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니코틴 덕분(?)이었을수도 있겠다고 하니 한번 알려줘봐야겠습니다 ㅋㅋ
니코틴 중독에서는 벗어났데, 카페인 중독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자전거도 그때 부터 탓으니 자전거도 중독...
흡연가는 아니지만 재밌게 잘 읽었어요~~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깔딱고개 위에서 담배를 흔들면 약오르는데 쥐어짤 힘이 급 생성되던 기억이 납니다 허헛….
근데 90년대 까지도 그랬네요. 공원 구석에서 대충 담배피고….쩝….어느새 금연이 일생의 숙제가 됐습니다. 올해도 시도해 보려구요^^
요샌 건강검진할때도 액상흡연 여부도 무더군요. ㅋ
니코틴은 발암물질은 아니였군요. 왠지 속은 느낌이에요. ㅎㅎ
좀 많이 크고 무겁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