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메이저 자전거도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입방아에 오르기는 하지만, 중국산 카본 프레임 / 휠셋 / 컴포넌트의 안전성은 항상 논란이 되는 주제입니다.
충분히 안전하다 생각하여 구매하시는 분들도, 그래도 위험하다 생각하여 말리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모두 선의로 말씀하시는 것이겠지만 대부분 객관적인 기준으로 논의되는게 아니다보니, 결론 없이 쿨타임 끝나면 다시 돌아오는 주제처럼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해서 상사에서 다년간 기계류 업무에 종사하며 직간접적으로 국제인증 업무에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자덕력을 더해 자전거 안전기준과 중국 카본 메이커들에 대한 내용을 써봅니다.
자전거 안전성은 어떤 인증을 기준으로 봐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ISO(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제정한 ISO 4210 (Cycles — Safety requirements for bicycles)입니다.

각 파트 별로 자전거 안전성을 위해 자전거가 갖추어야 할 요구사항과 각 부분별 (브레이크 / 핸들바 + 스템 / 프레임 + 포크 / 휠셋 / 페달 + 구동계 / 안장 + 싯포스트) 테스트 방식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이미지 링크 참조) :
— Part 1: Terms and definitions
— Part 2: Requirements for city and trekking, young adult, mountain and racing bicycles
— Part 3: Common test methods
— Part 4: Braking test methods : https://youtu.be/Ksu_84XqMqs
— Part 5: Steering test methods : https://youtu.be/07rnZ4D7efA
— Part 6: Frame and fork test methods : https://youtu.be/tYHyqVEQZos
— Part 7: Wheels and rim test methods : https://youtu.be/j8viPKPHKng
— Part 8: Pedals and drive system test methods : IMG_9085.jpg
— Part 9: Saddles and seat-post test methods : https://youtu.be/BlWFbvvjM2w
— Part 10: Electrically power assisted cycles (EPACs)
안전성 테스트는 뒤틀림이나 진동 등으로 인한 피로파괴나 충격 테스트 등이 대부분이며 대략 10년간 매일 빡세게 사용하는 상황을 재현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ISO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강제력 없는 비정부기구이지만 한국은 물론 심지어 북한도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가장 많은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스위스는 유럽연합 가입국이 아닌 영세 중립국이며, ISO는 결제통화로 스위스 프랑만 씁니다.
그럼에도 유럽연합은 ISO 규정이 나오면 재빨리 유럽의회에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 강행규범화하는게 보통입니다.
산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품질경영 인증인 ISO 9001이나 보건안전경영 인증인 ISO 45001, 환경경영 인증인 ISO 14001 등은 국내 업체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고 각종 국제 입찰에서 필수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자전거 안전요구사항인 ISO 4210은 갑자기 만든 것은 아니고 세계 최고의 자전거 선진시장인 유럽의 자전거 안전 표준이었던 EN 14781 등에 기반하여 국제화한 것입니다. 로드 뿐 아니라 생활/산악/트랙/접이식/전기 자전거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ISO 4210은 ‘자전거나 부품을 이렇게 만들어라’는 지침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입니다. 즉, 안전을 위한 하한선을 규정한 것이죠.
ISO 인증은 독립적이고 공인된 제3자 시험인증기관이 시험을 실시하여 발행한 결과 보고서(test report)가 있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작의 가능성이 있는 업체의 자가인증보다 더 신뢰할 수 있습니다.
시험인증 시장은 스위스 SGS, 독일 TÜV, 프랑스 BV, 미국 UL 등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보통 SGS나 TÜV를 통해 인증을 받는 것 같습니다.
ISO 4210과 KC, KS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KS = Korea Standard, “한국 표준”이고 KC는 Korea Certification, 즉 “한국 인증”입니다.
KC 인증 유무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전거 안전성 여부 판단에서는 고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KC는 안전 관련 강제사항으로 한국에서 이거 없이 파는건 불법입니다. 국내 정식유통되는 자전거에 안전인증이라는 KC는 의무사항이라 모두 있다는 거지요. 그런데, 자전거 KC는 “자율안전확인신고”로 인증됩니다. 자기인증(self-certification)에 불과한 것이죠.
반면, KS는 자전거 안전 관련 ISO 4210을 준용하여 “KS R ISO 4210”로 제정되어 있습니다. KS를 보유하고 있다면 ISO 4210을 보유한거나 마찬가지로 보시면 되는 것입니다. “KS R ISO 4210”는 자전거 프레임, 포크, 핸들바, 싯포스트 등 부분품 별로 안전 테스트 방식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ISO와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인증기관의 시험 결과서가 필요하구요.
참고로 “KS R ISO 4210”과 같은 작명법은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에서는 앞에 EN(European Norms; 유럽표준)을 붙여 “EN ISO 4210”이 되는 식이죠.
영국에선 “BS(British Standard) EN ISO 4210”이 되고, 대만에선 “TBIS 4210”입니다.
일본은 “JIS D 9313”, 중국은 “GB 3565”이지만, ISO 4210을 준용한건 마찬가지입니다.
잠깐, UCI 인증은요?
UCI 인증은 휠셋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전거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UCI 인증의 본래 목적이 선수들이 공정하고 안전하게 경쟁하기 위해 이러이러한 자전거만 참가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싯스테이 없는 프레임은 금지하는 등..)
다만 경기 중에 선수들끼리의 충돌 상황을 가정하고 휠셋 충격 테스트를 실시하며, 동 인증이 있다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UCI Wheel Impact Test : https://youtu.be/OrfF719_goE
본래 UCI는 피로파괴 등으로 인한 자전거 자체의 안전성보다는 ‘UCI 이름 걸고 개최되는 대회에 안전한 장비인지’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레이스는 격렬하니까요.
오랫동안 로드 대회에서 ‘사고 시 선수들이 더 다칠 수 있다’는 이유로 디스크브레이크를 금지했다가 최근 해금했다고 갑자기 디브가 위험한 물건에서 안전한 물건이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그들만의 ‘어른들의 사정’에 따라 기준이 바뀐 것일 뿐..
특히 카본프레임의 경우 UCI 인증 유무는 안전과는 별 상관이 없으니, UCI 대회 나가실 것 아니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ISO 4210만 있으면 안전한 자전거라는 건가요?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ISO 4210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입니다. 따라서 완벽하지 않습니다.

올해 논란이 되었던 S-Works 에이토스 프레임 뽀각 사건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ISO 4210-6에 따른 경주용 자전거 프레임 검사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 프레임의 충격 테스트 (22.5kg 추를 212mm 낙하하여 충격)
- 프레임-포크 어셈블리 충격 테스트 (싯포 30kg, 스티어러 10kg, BB 68kg 장착 후 200mm 낙하)
- 프레임의 페달링 힘 피로 테스트 (1,200뉴튼 100,000회)
- 프레임의 수평 힘 피로 테스트 (650뉴튼 100,000회)
- 프레임의 수직 힘 피로 테스트 (1,300뉴튼 50,000회)
보시다시피, 동 사건에서 문제가 된 프레임의 수평 충격 테스트는 없습니다.
동 모델은 대만 메리다에서 OEM 또는 ODM으로 제작되었을텐데, 메이저 업체 답게 스티어러 헤드 뒤틀림 등 ISO 4210에는 없는 테스트를 실시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안전과 관련된 충격 테스트는 아니지만 말이죠.
https://youtu.be/OOZlZm5msBU?t=231
하지만, 이 사건을 보면 프레임의 수평 충격은 설계 단계에서도 심각하고 고려되지 않았고 테스트도 하지 않았거나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소비자들은 경량을 중요한 성능 지표 중 하나로 보는게 현실이고, 초경량 디스크 로드 프레임을 만들려다 보니 디스크 브레이크로 늘어난 중량만큼 어딘가는 빼야 했을겁니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의무적이든 자체 기준이든 검사 항목이 없는 곳에서 빼게 되었을거구요.
ISO 4210을 받았다고 모든 상황에서 안전한건 아닌거지요.
인증은 만능이 아닙니다. 받기 힘들기로 유명한 미국 FCC의 감항(air worthiness) 인증을 받은 보잉 737 MAX도, 결국 연이은 추락 사고로 오랫 동안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던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ISO 4210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인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ISO 4210 인증 (또는 이를 준용한 로컬 인증) 보유 여부를 기준으로 삼으시는게 좋습니다.
적어도 선진 시험인증기관에서 ISO 4210 인증을 받은 업체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반영했다고 봤다고 보셔야 합니다. 시험에서 불합격 되면 다시 만들어서 재시험을 해야 하는데, 이는 추가적인 시험의뢰비와 시간 뿐 아니라 몰드부터 다시 제작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 동안 판매하지 못하는 기회비용은 말할 것도 없구요.
때문에 오히려 ISO 4210보다 기준을 더 강화하여 설계하고 품질관리(QC)를 하는게 여러모로 경제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방에 확실하게 인증을 받을 수 있게 설계하고 만들어 리스크를 줄이는거죠.
화려한 연구개발센터를 보유한 메이저 업체 제품이라면 성능은 더 좋을 수 있지만, 꼭 안전한건 아닐 수 있습니다. 컴퓨터 설계/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할 수록 오히려 경량화를 극한으로 추구할 수 있게 되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보잉 737 MAX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믿고 대형 엔진 장착으로 틀어질 무게중심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상하려다 일어난 일이죠. 한국 아파트 층간소음도 설계기술 발전으로 구조체 경량화가 가능해지며 더 심해지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로 ISO 4210 인증이 있든 메이저 브랜드 제품이든, 지나친 초경량 제품들은 상식 선에서 판단하여 구매/사용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시장에서 검증되기를 기다리는걸 수도 있구요.
달리 말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제조공정을 보유한 업체가 납득이 가는 스펙으로 제작한 제품이 ISO 4210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상식적인 선에서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메이저 브랜드들은 다 ISO 4210 인증 받고 파는 거겠죠?
유럽에서는 강행규정이며, 유럽에서 판매하지 않는 메이저 자전거 브랜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애초에 메이저 브랜드들은 ISO 4210 보유 여부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브랜드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더구나 대부분의 서구권 메이저 브랜드의 카본 제품들은 자체 공장에서 카본 공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통 대만 and/or 중국에서 OEM/ODM으로 공급 받고 있죠.
이런 업체들은 자신들이 조달하는 카본 프레임이나 컴포넌트가 ISO 4210 기준에 부합하는지의 여부를 이들 대만/중국 공장에 요구하는 입장에 있는거지요. 소비자 역시 카본 제품을 직구할 때에는 그들과 같은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이니 인증 보유 여부를 따져 봐야 하는 것입니다.
예외적으로 자이언트나 메리다 같은 업체들은 메이저 완성차 업체이면서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카본 제작 업체이기도 합니다. 문제가 생길 일도 적겠지만, 있더라도 리콜이든 뭐든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소비자 기대입니다.
ISO 4210 인증이 없으면 위험한 자전거인가요?
ISO 4210 또는 이를 준용하는 로컬 인증은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는 자율인증이기 때문에, 인증 없이 업체 자체적으로 ISO 4210에 준하거나 더 강화된 기준으로 안전성 테스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ISO 4210 인증은 제품 모델 별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 시장에 따라 일부 제품은 받고 일부 제품은 안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번 받았더라도 제품 설계에 마이너한 변경이라도 있으면 또 받아야 합니다. 이게 다 시간과 비용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받았다 안 받았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논란의 알리익스프레스 제품들은요?
1) 제3자 시험인증기관을 통해 ISO 4210 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습니다.

강행규정화된 시장으로의 수출과 OEM/ODM 납품을 위해서 인증을 받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렇게 인증을 받는 업체들은 적정 규모 이상으로 현대적으로 경영되는 업체라고 보셔도 됩니다. 역시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는 공식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 좋습니다.
하지만, 제3자 인증을 받지 않고 ISO 4210에 따라 QC만 실시하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이런 업체들을 믿을지 말지는 소비자 각자의 선택입니다. 한국/구미 등 선진국 시장에서 널리 쓰여 시장에서 검증된 것으로 인정된 제품이 아니라면,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평판도를 조회하는 등 품을 들이셔야 할겁니다.
ISO 4210이고 뭐고 아예 제조업체가 불분명한 제품들도 많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오픈몰드로 여기저기서 제조되어 홍콩이나 선전 등의 무역회사 같은 곳에서 적당한 브랜드를 붙여 유통하는 제품들입니다. 이런 제품들은 안전할 수도 위험할 수도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충분한 지식과 안목 없이 구매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ISO 4210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적어서인지, 알리익스프레스 제품설명에는 ISO 4210 보유 여부를 밝히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업계 수출입업자들이 조회하는 알리바바에서는 특정 시장에서의 판매 가능여부를 표시하는 것이니 먼저 밝히는게 보통이지만 말이죠.
때문에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유 여부나 QC 기준을 제조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하거나 이메일 등으로 개별 문의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브랜드 신뢰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비주류 제품을 구매하는데 당연히 들어가는 인적 비용일 것입니다. 사실 예산을 늘려 고가의 메이저 브랜드 제품을 사시면 신경 안 쓰셔도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2) 카본 휠셋의 경우, 가급적 충격테스트를 거쳐 UCI 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시기를 권합니다.
UCI 인증 휠셋 리스트 : https://archive.uci.org/docs/default-source/equipment/liste-des-roues-homologuées-list-of-approved-wheels-eng.pdf
현실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UCI 인증을 받은 휠셋이 ISO 4210 인증이 없을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카본 휠셋의 경우는 UCI 인증 여부만 체크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3) 카본 프레임의 경우, 동영상을 통해 업체의 자체 공장의 실체가 확인된 제품이 바람직합니다.
아무래도 자본 투자 없이 하청업체에게 공급 받아 마케팅 법인만 있는 업체보다는 자체 공장이 있는 업체가, 고정 자산 투자가 일종의 인질이나 마찬가지라 사업 말아 먹으면 잃을게 더 많은 법이니까요.
현 시점에서 주로 OEM/ODM으로 카본 프레임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 신뢰를 제고하려 공장을 공개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대만 건너편의 푸젠성이나 홍콩 옆인 광둥성에 위치하는데, 세계적인 자전거 생산기지인 대만의 자본/인력의 유출/합작이 이뤄졌을거라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성 모두 1인당 GDP가 15,000불을 넘는 지역인데다, 광둥성 선전시의 경우 인구 1200만명에 1인당 GDP가 30,000불인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입니다. 해당 지역의 자전거 산업기반과 소비력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적인 완차 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보입니다.
4) 한국이 아니더라도 선진 시장에 정발된 제품이 바람직합니다.
서구 선진국에는 강력한 제조물책임법(Product Liability Law)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그 상품의 이용자 또는 제3자(=소비자)의 생명, 신체나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제조자 등 제조물의 생산, 판매과정에 관여한 자의 과실 유무에 관계없이(=무과실) 제조자 등이 그러한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입니다.
특히 미국, 영국, 호주 등은 배심원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는 영미법 계열 국가들입니다. 제조물의 결함이 고의적 또는 미필적 고의라고 인정되면 업체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리스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업체는 설계, 제조 등에서 안전을 고려했음을 증명하는 자료들이나 안전 관련 3자 인증을 항상 유지하고, 배상책임에 대비해 보험 등을 가입해야 합니다.
위험 업체로 찍히면 상품은 팔리지 않고 보험은 가입 거절되거나 프리미엄이 터무니 없이 오를 수도 있겠죠. 양쪽 변호사들의 좋은 먹이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구요.
이런 지역에 법인을 만들거나 정식 총판을 통해 현지 판매하는 업체라면 더 신뢰할 수 있습니다. 해당 시장에서의 사업 기간이 길면 길 수록 좋습니다.
더구나 아직 중국 제품은 마진이 적은 저가 포지션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위험한 물건을 파는 것은 경제적으로 더더욱 합리적이지 못한 일이 됩니다. 언젠가는 하청에서 벗어나 메이저 브랜드가 되겠다는 야심이 없다면 선진시장에서 정발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이런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미국, 유럽, 호주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전략적인 이유에서겠지만) 정발된 브랜드가 많지 않죠.
참고로, 한국 정발품이 아닌 해외직구품은 한국 법에 따라 제조물책임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구매대행업체는 제조물책임 의무를 지는 “수입을 업으로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구요. 누가 관세납부 의무를 지는지를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명확합니다.
중국산 카본 메이커들을 우리가 하나하나 다 확인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확인해본 결과를 공유 드립니다. 판단은 각자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메일로 문의한 경우, 3자 테스트 보고서 공개는 기업자율이라 생각되어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또 ISO 4210보다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는 업체들도 각자 판단하실 부분입니다. 업체들이 밝히는 내용의 진실성 여부 역시 각자 상식적으로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메일에 답변하지 않은 업체의 경우, 업체 입장에서는 개인이 인증에 대해 문의한 것에 대해 회신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회신한 업체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혹 글 작성 시점부터 시간이 많이 지나 이 글을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내용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누락/부정확한 내용이 있거나 추가할 업체가 있다면 덧글로 달아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
Yoeleo ; 푸젠; 프레임, 휠셋
웹사이트를 통해 독일 TUV의 ISO 4210 테스트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음. 휠셋은 UCI 인증. 한국 내 벨로직 공식 유통
공장 확인 동영상: 휠셋 https://youtu.be/n60yy8qV4Ks / 프레임 https://youtu.be/8SodxDq-1-k
Farsports (Xiamen Far Sports) ; 푸젠; 휠셋
https://farsports.com/warranty-amp-quality-a00012a1.html
웹사이트를 통해 ISO 4210 표준 방식을 엄격히 준수하여 테스트하며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힘. 휠셋 UCI 인증. 한국 내 코메트바이시클 공식 유통
Seraph (Shenzen TanTan Sports Equipment) ; 선전; 프레임
http://www.tantancycling.com/index.php?_m=mod_static&_a=view&sc_id=11
웹사이트를 통해 스위스 SGS의 ISO 4210 테스트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음. 휠셋은 UCI 인증.
공장 확인 동영상 : 프레임 https://youtu.be/INvn0482D5k
ICAN (JIAXI) ; 선전; 프레임, 휠셋
알리바바 판매페이지 통해 스위스 SGS 통해 ISO 4210 인증 확인. 유럽, 미국, 호주에 에 재고 보유 및 판매. 휠셋은 UCI 인증.
공장 확인 동영상 : 프레임 https://youtu.be/2ESBsIMXhrM
Winspace ; 푸젠; 프레임, 휠셋
https://www.winspace.cc/safety-notifications
웹사이트에 산업표준을 준수하거나 상회하는 항목 별 테스트 기준을 공개함
ISO 4210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 밝힘. 일부 프레임 UCI 인증. 휠셋 UCI 인증.
공장 확인 동영상 : 공장투어 https://youtu.be/1WinYdscJi0
Og-evkin (Shenzhen Orge Rich Technology) ; 선전; 프레임, 휠셋, 컴포넌트
알리바바 판매페이지 / 이메일 문의 회신으로 일부 프레임, 휠셋, 핸들바 등 스위스 SGS를 통해 ISO 인증 받았다고 밝힘. 제품 박스에 SGS 로고 인쇄하여 판매. 미국 / 유럽에 재고 보유 및 판매. 휠셋은 UCI 인증.
이메일 회신으로 모든 프레임 EN14764/14766/14781 (ISO 4210과 동급) 테스트 실시한다고 밝힘. 부품 테스트 보고서 요청하자 포크, 핸들바, 싯포 자체 테스트 보고서 송부함.
Hong Fu ; 선전; 프레임, 컴포넌트
http://www.hongfu-bikes.com/Technique/Features/index.html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제품이 UCI / ISO 표준 방식에 따라 테스트 기준을 15~20% 높여 테스트한다고 밝힘
Sava (Huizhou SAVA Bicycle); 광둥 ; 완차, 프레임, 휠셋
유럽, 호주에 재고 보유 및 판매. 문의 메일에 미회신. 한국 내 사바코리아 공식 유통
공장 확인 동영상 : https://youtu.be/-vzc_Rc-LuU
Trifox (T&L Industrial) ; 선전; 프레임, 컴포넌트
이메일 문의에 회신하여 ISO 4210보다 10%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답변함. 호주 정발.
Elves ; 선전; 프레임, 휠셋
https://store.elvesbike.com/pages/warranty
웹사이트를 통해 ISO4210 테스트를 준수한다고 밝힘
BXT ; 선전; 프레임
카본포크 독일 TUV 통해 ISO 4210 인증. 기타 프레임, 핸들바 등은 이메일로 문의함.
Twitter ; 광둥; 완차, 프레임
http://www.twitterbicycle.com/En/Index/index.html
웹사이트에 보유 인증 공개하고 있으나 ISO 4210은 보이지 않음.
공장 확인 동영상 : https://youtu.be/QV8xVY025v8
BKR (Lexon, RYET, etc.) ; 선전; 프레임
문의 메일에 무응답. 일부 프레임 UCI 인증.
Toseek, Ec90 등 컴포넌트 업체들
웹사이트 식별이 안됨. 오픈몰드 제품을 브랜딩 해서 파는 제품들로 추정됨.
중국산 카본 제품은 자가 정비를 각오해야 합니다.
자전거 안전성은 제품이 좋다고 끝나는게 아니라, 적절한 조립과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이뤄져야 합니다. 정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국내에선 업계의 영세성으로 인해 메이저 브랜드라도 구매처에서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정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지만, 종종 샵에서 정비거부를 당하는 중국산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내 컴은 고사양 또는 가성비 조립컴이라도 친척 어르신이 뭐 사야하냐고 물어보면 좀 비싸더라도 삼성 사라고 하는게 정답입니다.
더구나 카본 제품은 FM으로 다뤄야 합니다. 자가정비의 기본은 유튜브나 블로그가 아니라, “제조사 매뉴얼”이라는 점을 명심해주세요. 제품을 구매하면 당연히 매뉴얼이 같이 배송됩니다. 매뉴얼을 분실했다면 부품 번호로 구글링하거나 제조사에 직접 요청해 받으셔야 합니다.

카본 제품 조립 시에는 접촉면에는 카본구리스 도포하고 모든 나사산에 구리스 바르고 토크렌치로 적정 토크를 세팅하여 조여야 합니다. 매뉴얼에는 나사 하나하나의 적정 토크가 나와 있습니다. 이건 기본 중 최소한의 기본입니다. 토크렌치 구매비용이나 적정 토크를 찾기 위한 수고가 아깝다면, 안전을 위해 카본 자전거 조립/정비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비에 필요한 공구는 토크렌치만 있는게 아닙니다. 또한 각종 소모품도 갖추셔야 합니다. 일부 부품은 여분을 상비해야 하기도 합니다. 기나 긴 직구 배송을 기다리는 시간도 비용입니다. 공부도 하셔야 하고 본인 품도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자가정비를 또 다른 취미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게 아니라면 실은 아주 비싼 인건비나 다름 없습니다.
또 자가정비 과정에서 자전거가 파손되거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을 지게 됩니다. 정비 과정에서 다치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저런 비용을 감안하면 중국산 직구가 꼭 경제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싸 보이는 물건값만 볼게 아닙니다.
물론 자가정비가 가능해지면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저처럼 정비 자체를 즐기는 성향이라면 그 자체가 좋은 취미이기도 합니다. 정성을 들여 자전거를 자가정비하면 라이딩하면서 느끼는 불안감도 없어집니다. (물론 미숙한 자가정비는 오히려 불안감이 올라갑니다.) ‘일부’ 악덕 샵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일도 없어집니다. 무엇보다 자전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더 합리적이고 안전한 자전거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과 리스크가 수반되므로, 모든 분들에게 자가정비만으로 자전거 유지보수를 하라고 추천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타이어 교체나 브레이크 관리 같은 경정비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경험치를 올리는게 좋습니다.
꼭 자가정비를 하지 않으시더라도 매번 “라이딩 전 안전체크” 정도는 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시는게 좋습니다. 내 자전거를 믿을 수 없으면 라이딩도 제대로 될 리가 없으니까요.
자신 없거나 다 귀찮다면,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공임과 서비스가 보장되는 메이커 직영점에서 제품을 구매하셔서 적정 주기로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본 글은 자전거 안전성에 관련된 정보 제공을 위한 것입니다.
여러 분들의 안전하고 합리적인 자전거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로 작성한 것이지, 특정 국가나 업체의 제품을 권유하거나 낙인을 찍고자 하는 의도가 아닙니다.
알리에서 산다고 모두 위험한 물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험한 물건은 대부분 알리에서 오는게 지금의 현실이죠.
한편,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시대에 자전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근로소득은 그닥 오르지 않지만 말이죠. 자전거가 생활 필수품도 아니고 소비자들의 선택은 각각의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제가 자전거를 시작했던 2000년대만 해도 자이언트나 메리다는 싸구려 취급을 받았었더랬죠. 시대는 계속 바뀌어 갑니다. 좋든 싫든 앞으로는 중국산 완차나 부품을 더 자주 보게 될 겁니다.
온라인 직구의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중간상인’을 통하지 않고 ‘산지직송’으로 저렴하게 자전거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언제나 있을 거구요. 그런 분들께 안전성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 드리는게 본 글의 취지입니다.
이 글은 특정 국가의 자전거나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도든 공도든 수많은 자전거들과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니, 다른 자전거들이 안전해야 모두의 자전거 생활도 안전해지는거니까요.
때문에 덧글을 통한 논의 역시 소위 ‘짭’ 여부나 특정 국가에 대한 호불호보다는, ‘안전성’ 여부에 맞춰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메이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현행 자전거 국제 안전성 기준의 내용과 한계를 아시는 것이 더 안전한 자전거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부정확한 내용이 있다면 덧글이나 쪽지로 지적 부탁 드립니다. 수정 /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맛에 자당에 죽치고 삽니다.^^
실은 자전거 부속품 규격이 인치와 미터법이 혼용되는것에 대해 갑작스레 궁금해서, 얼마전 재미로 자전거 iso에 대한것을 좀 찾아보던 차 였습니다 ㅎㅎ 그게 거의 위키피디아 자전거 항목의 타래 이지만요.
그래서 맥앤치즈님 글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정성글에 감사드립니다. 👍 👍 👍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