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힐은 개처럼, 다운힐은 정승처럼”
로드 타시는 분들은 많이 들으셨을 말입니다. 사실 취미로 타는건데 다쳐서 후유증 남고 생업에 지장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본말전도겠죠. 그러니 저 말은 무조건 옳습니다.
하지만, ”다운힐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자체로 “더 안전하게 다운힐을 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같은 다운힐 코너라도 20km/h로 돌 실력의 라이더가 25km/h로 도는 것보다, 30km/h로 돌 수 있는 사람이 25km/h로 도는게 더 안전한 라이딩일테니까요.
그래서 GCN 동영상을 대폭 의역해서 올려봅니다. 제 개인 의견은 괄호 안에 넣었습니다.

기분 좋은 다운힐을 더 빨리, 더 안전히, 그리고 더 재밋게 탈 수 있는 팁들을 소개합니다.

1. 시선은 앞이나 밑이 아니라,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을 보세요
다운힐에서는 노면을 포함해서 내가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빨아들여야겠죠. 하지만 결국은, 당신이 피하고자 하는 것들이 아니라 가고자 하는 라인을 보는게 중요합니다. 자전거는 당신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따라 가게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 길바닥의 홀에서 눈을 떼세요. (언더스티어 사고 대부분이 시선 문제에요.)

2. 브레이킹은 코너링”하면서”가 아니라 “전에” 하세요
내가 갈 길을 미리 스캐닝하며 타는건, 위험요소를 탐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반응 시간을 최대한 벌 수 있게 하죠. 이건 코너링에 특히 중요한데요, 코너링을 가장 빨리 하는 방법은 접지력을 잃게 만드는 브레이킹을 최소화하는 것이니까요.
코너에 들어 가기 전에 미리, 내가 어느 정도 속도까지 땡길 수 있는지 판단을 하고 필요한 브레이킹까지 다 마치라는 이야기죠. 코너 중에 추가로 브레이킹 할 필요가 없게요. 정말 빡세게 타는 라이딩에서는 이게 큰 차이를 만듭니다.
만약 코너링 중에 브레이킹을 해야 한다면, 가능한한 부드럽게 브레이킹하도록 해보세요. 접지력을 잃고 슬립할 수 있으니,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쥐지 마시구요. (특히 뒷바퀴가 접지력 잃고 오버스티어되어 슬립할 수 있습니다.)

3. 드롭바를 잡으세요.
다운힐에서 드롭을 잡는건 여러모로 유리해요. 우선, 더 적은 노력으로 빨리 갈 수 있도록 에어로다이내믹해지죠. 돌이나 홀에 부딪혀도 바를 놓칠 가능성도 줄어들구요. 무게중심이 낮아져서 코너를 돌면서 속도를 더 높게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드롭바를 잡는 핵심은 몸 포지션을 낮게 가져가 무게중심을 낮추는 것입니다. 체중은 페달에 싣고 대퇴사두근보다 둔근으로 버티는거죠.)
(업템포님 comment: 드롭바 잡으면 브레이킹시 레버 끝부분을 당기기 때문에 림브라도 힘들이지 않고 원핑거로도 충분히 내려올수 있어요.)

4. 주어진 길을 모두 활용하되 선을 넘지는 마세요
항상 차량에 주의해야 하는 공도에서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럽엔 중앙선 없는 다운힐이 많아서 나온 코멘트입니다.) 하지만, 코너링 라인을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주행속도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간큰남자님 덧글 참고하여 사진 추가하였습니다.)
단순히 바깥쪽 커브만 따라 달리지 마시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도로폭을 활용하여 라인을 완만하게 가져가면서 최적의 Apex(코너 가속 시작점 = 탈출점)를 잡도록 노력해보세요. 물론, 현명하게 타는걸 잊지는 마시구요. (왕복 차선 다 쓰는 그란폰도 같은 행사가 그립네요.. 코로나 밉습니다)

5. 모든 위험요소를 찾아내세요
빨리 가는게 꼭 위험한건 아닙니다. 단지 주위의 모든 것을 인지해야 하는 것 뿐이에요. 즉, 길에 집중해야 한다는거죠. 코너만 보지 마시고 고속에서 밟고 지나가기 싫은 홀, 자갈, 돌, 기름 같은 위험요소도 잡아내세요. (다운힐할 때는 몸의 긴장은 풀되, 시각과 뇌를 오버클로킹한다는 느낌으로 초집중해야 합니다.)
(소울라님 comment 반영: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다운힐에도 흔한 블라인드 코너에서 갑자기 튀어 나올 수 있는 차량이나 느린 선행 라이더 등등도 위험요소입니다.)

6. 몸을 움직여 무게배분을 최대화하게요
몸의 무게를 앞뒤좌우로 던지는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코너링 중에는 코너 바깥쪽 페달을 6시로 놓고 여기에 체중을 실으세요. 코너 안쪽 손에도 무게를 실어 타이어를 찍어 누르시구요. 이걸 마치 코너에 걸쳐 몸과 자전거를 휘두르는 느낌으로하세요. 브레이킹 시에는 감속을 카운터하기 위해 웨이트백을 하세요. 다양한 상황에 맞춘 체중이동은 자신감과 속도에 중요한 열쇠입니다. (저는 무게 이동이 안전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에 뻗뻗한 몸으로는 체중이동이 안되니 더 위험해집니다.)

7. 젖은 노면에서는 타이어 공기압을 낮춰주세요
사실 다운힐 할 때 자전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접지력을 제공하는 브레이크와 타이어입니다. 그러니 어떤 타이어를쓰던 좋은 상태여야 하는게 당연한거죠. 그리고, 젖은 노면에선 라이더 몸무게에 따라 80-90psi 정도로 공기압을 낮춰 접지력을 높여주세요. 젖은 노면에 유리한 타이어를 사용할 수도 있죠. 공공연하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프로들은 젖은 노면에서 컨티넨탈 타이어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뒷광고?)

8. 주위의 다른 도로사용자들과 거리를 충분히 두세요
특히 그란폰도와 같은 이벤트나 공도에서 예측불가한 상황을 대비하여 방어 라이딩을 하는게 좋겠죠. 차량이든 자전거든타인의 행동은 컨트롤할 수 없으니까요. 공도에서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충분히 거리를 둬서 어떤 돌발상황에도 브레이킹이 가능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업힐과는 달리 다운힐에선 차든 자전거든 피빨기가 정말 위험합니다.)

9. 급격한 코너에서 페달링하지 마세요
페달이 바닥을 치는 페달스트라이크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급격한 코너에서 페달링하거나 코너 출구를 너무 빨리 잡고 페달링하는 경우 페달이 바닥을 칠 수 있고, 그러면 뒷바퀴가 공중으로 들리게 되어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슬립하게 되는거죠. 콘타도르의 2013년 슬로우모션 영상이 보여주듯 프로들도 종종 하는 실수에요. (그런데 콘타도르는 프로 다운 핸들링으로 슬립을 피하는..)

10. 경험 많은 라이더를 따라 다운힐하면서 배우세요
더 배우고 싶다면 때로는 안전범위를 조금 벗어나야 할 때가 있죠. 스스로 한계라고 생각한게 진짜 한계가 아닐 수 있거든요. 다른 라이더 뒤에서 라인을 따라가고 브레이킹 포인트를 배우는건 좋은 방법이에요. 단, 다운힐 잘하는 사람은 빠르지만, 빠른 라이더가 꼭 다운힐을 잘하는건 아니니 누굴 따라갈 지 신중하게 생각하세요. (오래 탔고 잘 타는데 겸손한 분들 중에 고릅시다.)

11. 장비에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팁 10개라면서..)
다운힐하면서 앞 액슬이나 큐알이 제대로 조여졌는지 걱정을 하고 있다면 불안한 마음에 브레이크에 손이 가겠죠. 자전거가 잘 정비된 상태라는 믿음 없이 고속으로 달릴 수 있을까요? 라이딩 전 마다 사전점검을 습관화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사전점검이 확실하면 자주 다니는 국도 다운힐에서 70km/h도 믿고 쏘는거죠.)
전 “다운힐 잘하는 사람은 다운힐에서 빠르지만, 다운힐에서 빠른 라이더가 꼭 다운힐을 잘하는건 아니다”라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모두들 자만 말고, 그렇다고 위축되지 말고, 자기 한계 내에서 안전하게 다운힐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올려봅니다.
다운힐은 아무 생각없이 가도 최근에 가는게 PR이 되는 거 보면 이런게 경험치인가 싶습니다.
상당히 오래된 기억 입니다만, 아주 어릴때 (라이딩 이라면 일단 쎄려 밟고 보던 ㅎㅎㅎ)
아실만한 선수 (요즘은 유튭에서 코치로 가끔 봅니다만 ㅎㅎ친분은 전혀 없어요.) 뒤따른적이 있었는데, 업이고 다운이고 그땐 제눈에 마치 앞에서 돌고래가 헤엄치는것 같았어요.
(언어로 풀자면 자연스럽고 힘차고 유려하고 부드럽고....등등)
그 이미지가 20년 넘은 지금도 그려집니다.
참 좋은 경험 하셨네요. 저도 어렸을때 항상 저보다 잘타시는 분들과 타려 노력하면서 많이 배웠는데 말씀해주신 광경과 겹쳐지네요. 코로나로 혼자 타면서도 자주 그분들 이미지를 되새깁니다.
포트홀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대처하는 방법을 모르면, 시선은 계속 홀을 쳐다보게 됩니다.
당황하지 않고 진행 방향을 수정해서 피할 수 있다면 시선이 잠깐은 홀에 가더라도 대비가 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멀리 보게 됩니다.
단순히 멀리만 보면 문제가 해결된다란 의미는 아닙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 시선을 멀리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자주 다니는 길이라서 노면 숙지가 미리 되어있단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건 쫌 타시는 분들을 위한 상급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드랍부터 안잡는분들이 많아서;;
거의 완벽한데 조금 추가하자면
4. 도로의 커브에서 아웃-인-아웃을 활용하라는 부분이지요.
커브 바깥에서 진입해서 안쪽으로 붙어서 커브를 돌고 빠져나올 때는 바깥으로 빠져나오면 실제 커브보다
곡률을 더 크게 돌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기울기, 같은 곡률의 커브라도 커브 이후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길과 그렇지 않은 길(소위 말하는
블라인드 커브)은 주행을 달리 해야 합니다.
블라인드 커브에 초행이라면 제어 가능한 속도보다 훨씬 더 낮춰서(70% 정도의 속도?) 주행 라인도 대향차가
중앙선에 붙어서 오는 것을 상정해서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레인보우 님도 올해 블라인드 커브에서 깜짝 놀란 일이 있으셨지요.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lioip1&logNo=222384736285
(에서 '트럭'으로 검색...)
추가: 여담으로,
MTB 타시다가 로드 타시는 분들의 다운힐은 무언가 남다르시더군요.
코너링, 눕히는 각도 등등...
그리고, 평소 제가 생각하던 산악 자전거와 로드 자전거의 차이를 짧게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차이가 ‘기본기’인 것 같습니다. 산악은 ‘기본기’부터 교육 시작하고 로드는 그냥 타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로드 경력이 몇 년 되신 분들도 자전거를 잘 못 다루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새같은 파워 시대에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무게중심 이동도 앞뒤좌우에 상하까지 추가해서 해야 하는 산악에 비해, 로드는 특수상황이 아니면 앞뒤좌우만 완벽하게 해도 되는 편이어서 더 단조로운 편인데도 안되서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곤 합니다. 사실 저도 산악을 탔던게 아니라 한참 탄 후에야 뭐가 다른지 깨달은 케이스입니다.
궤를 조금 달리해서.. 자동차 운전에 적용해도.. 같은 내용일겁니다.
바퀴달린 것들을 운용하는데는.. 같은 운용법일겁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요..
사족으로.. 내리막은.. 절대 추월하시면 안됩니다..
앞사람이 정말 정승모드로 갈지라도.. 그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에..
자당엔 안계시겠지만.. 블라인드코너(코너의 끝이 안보이는.. R값이 큰 곡선도로) 에서.. 추월금지이고요..
안되는 이유는.. 위험해서 입니다. 순간대처능력이 생각보다.. 느립니다.
예전 지인(지금은 자전거 접은..)과 같이 춘천을 가던길에..
내리막에서.. 기인이 도로 가장자리의 모래를 밟으면서 슬립으로 낙차를 하고선.
그뒤론 내리막이 무섭다고 하더라구요..
후에 자동차 면허따고.. 운전하다보니.. 본인의 운전이 미숙해서.. 넘어졌다..
라고 이야기 하긴했었습니다..(자전거 탈 당시..지인은 운전면허가 없었.... 습니다.)
사고로 다치거나 경험을 하게되면.. 그 트라우마가 오래가는거 같습니다.
전 솔라하는 쫄보라.. 최대한 안전하게 타는터라.. 사고를 만나진 않은게.. 다행입니다.
내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고를 당한적도 없어서.. 그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당회원님들..
모쪼록 안전라이딩 되시길요~~
몇번이나 드랍바 잡아보려다가 원위치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라이딩 사고 중 가장 크게 다치고 사망까지 하는 경우가 다운힐이죠
생각해보니 조금 스피드가 있을때 더 안정감있게 돌았던 것 같네요.
다른 유의사항도 꼭 머리 속에 넣어두고 라이딩해야겠습니다. ^^
4달된 초보라 다운힐 너무너무 무서워요 (업힐은 무섭지 않아요 끌바가 있으니 ㅋㅋㅋ)
다운힐도 무서운데 코너도 무서워서 다운힐 코너는 정말 간이 콩알만해집니다.
참고로 전, 박카스를 못 딸 정도로 손아귀힘이 약해서
다운힐시에는 대부분 드랍바를 잡습니다
로드에 림브레이크입니다.
지난 겨울 국도변 수로암거에 내동댕쳐질 뻔했던 경험 이후로 다운힐이 평지보다 더 속도가 안 나올 정도로 브레이크에 매달려 내려왔었는데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좋은 지침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