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rounder지만 Aero 성능도 충분하다는 말을 믿고 (스스로 호갱이 되기로하고), 예약후 지난달 수령한 타막 S-Work SL7의 간략한 느낌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저는 미국 뉴욕주에 살고 있고, 2020 캐논데일 Supersix Evo Disc Ultegra를 타며, 동호회나 그룹 라이딩을 하지않고, 혼자 라이딩을 합니다. 여러개의 업힐들 (최고 15%, 평균 6~8%대)로 구성된 대략 20~30마일의 집주변 코스들로 주로 라이딩을 해왔죠. 동호회 활동을 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 자전거를 타볼 기회도 없었고, 자전거 샵에 test ride용 바이크가 있긴 하지만, 플래그십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한번도 플래그십 자전거를 타본적이 없어 항상 궁금하던 차에, 에어로 vs 올라운더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애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ㅎㅎ 54사이즈 Sram Red Axs 12단, Carbon runs green 컬러 모델입니다.
지른 다음날 저녁에 대략 10마일 테스트 라이드를 나갔는데, 슈식스를 탈때보다 좀 더 가볍고 (실제로 더 가볍습니다 ㅋ), 경쾌하면서도, 부드럽게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날따라 컨디션도 좋아서, 간단한 테스트라이드에도 PR을 좀 찍었습니다.
사진 보시죠.
공원 벤치에 세워놓은 SL7, 스램 Red Axs 12단
교회와 벽화를 배경으로
은은히 보이는 녹색이 이쁩니다.
자세한 강성 수치는 안찾아봤지만, 슈식스가 훨씬 더 단단하게 느껴지고, 오히려 타막은 부드럽고 승차감이 좋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알던것과는 반대였어요. (타막이 더 단단하고, 승차감은 슈식스가 좋음)
그래서 일단 타막은 넣어두고, 슈식스를 다시 테스트했습니다. 식사 충분히하고, 컨디션 좋게 만들고, 마음먹고 평소 돌던 코스를 돌았는데, KOM하나하고 PR 3개 찍었네요. ㅎㅎㅎ 아 역시 자전거가 문제가 아니었던 거에요.
플래그십이나, 괜찮은 프레임의 중급기나 결과는 큰 차이는 (제 실력정도에선) 없을거라고 예상했는데, 그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가기 시작한거죠.
슈식스 에보 픽업하던 날. 아직 반사판/스티커도 안떼고, 페달도 바꾸기 전.
슈식스 에보는 사실 예전 피터 사간이 타던 시절보다 인기가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바이크라고 생각해요. 특히 Ultegra 버전은 가성비도 훌륭합니다. 기본 장착된 35mm 카본 휠셋 가격만해도 상당하거든요. 타막 중급기는 알루미늄 휠셋 껴줍니다. ㅎㅎ
그리고 다시 몇일을 기다려 컨디션을 회복하고, 같은 구간을 S-Works 타막으로 돌았습니다. 다시 라이딩해도, 확실히 타막이 더 부드럽고, 승차감도 좋아요. 신형 타막 비비가 좀 더 부드럽다 (강성이 약하다)라는 말도 있고, 다른 타이어에서 오는 차이도 좀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운힐에서 좀 더 안정감이 있는것과 컨트롤이 좀 더 잘 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업힐 역시 1.2kg의 무게차이가 확실히 느껴졌구요. (페달, bottle cage, 가민 마운트 장착한 상태로 타막 7.2kg, 슈식스 8.4kg, 타막은 Dura Ace 페달, 슈식스는 아씨오마 파워미터, 동일 페달을 장착하면 두 바이크 무게 차이는 1kg-1.1kg정도로 예상)
하지만 업힐을 제외한, 평지와 다운힐의 기록 향상은 없거나 있다고 해도 미미했어요... ㅎㅎㅎ 다운힐 최대속은 0.7mile/h 차이났습니다.
슈식스 최고속 51
타막 최고속 51.7
이 최고속은 둘다 같은 구간을 지날때 측정된거고, HR이 타막 탈때 아주 살짝 높은걸 감안했을때, 이 두 바이크의 차이는 정말 미미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그냥 평범한 동호인 기준에서 그렇다는 겁니다. 타막 평속이 낮은건 코스의 다른 구간에서 트래픽이 좀 더 있었어서 좀 천천히 가서 그렇고, 최대속 구간에는 사람/차 없는 안전한 곳에서 테스트했습니다.
결론적으로: 1) 약간 향상된 승차감, 2) 약간 향상된 안정성 (특히 다운힐), 3) 약간의 속도향상 정도가 체감되는데, 이 또한 타이어 차이 (터보 코튼 (상급) VS 비토리아 루비노 (중급))를 감안하면 두 바이크의 차이는 거의 없다! 라고 결론내리고 싶네요. (아이고 내 돈!!!) 물론, 프로의 세계에서는 약간의 차이도 중요하니까 반드시 상급 바이크를 타야겠지만, 동호인 레벨에서는 중급기, 그 중에서도 슈식스 에보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ㅎㅎㅎ
실제로 슈식스 에보 울테그라는 Bike Radar 선정 Bike of the Year 2020에 선정되었어요. 뛰어난 가성비 때문이죠. https://www.bikeradar.com/features/bike-of-the-year/2020-winners-announced/
4200불에 카본 휠셋 기본 장착, 수평탑의 아름다움, 뛰어난 강성과 반응성, 준수한 승차감까지 모두모두 갖춘 바이크를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세상에 바이크는 많고, 제가 모든 바이크를 다 타본 것이 아니라 분명히 더 좋은 바이크도 많이 있겠죠.
동네 Strava 친구중 KOM찍는 사람 바이크들을 보면, 트렉 마돈도 있고, 슈식스 에보도 있네요. 슈식스 에보 유저는 제가 구매한 바이크 샵 주인인데, 심지어 105입니다. 이걸로 KOM찍고 돌아다녀요 ㅎㅎㅎ
타막 사용기를 쓰다가 슈식스 추천으로 흘렀는데, 여전히 타막 SL7은 훌륭한 바이크입니다. 절대적으로 비교하면 슈식스 중급기보다 확실히 나은건 맞죠. 그냥 가성비가 안 좋을 뿐. 결과가 이러니 일단 두 바이크 모두 안고 가렵니다. 슈식스는 일단 키커에 물려놓고 써야죠. 이렇게 호구 인증..
결국 디자인과 승차감, 정비성과 같은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일 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캐논데일 에보도 정~~말 좋은 자전거인데 국내에선 BB30의 악명때문에 ㅠㅠ..
반대로 이번 타막 SL7이 큰 인기를 끄는데는 BB30을 벗어 던졌다는점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것 같기도 합니다.
네 개인의 취향인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한번도 기함급을 타본적이 없어, 어느 정도의 성능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구매한게 가장 큰 이유였고, 큰 차이는 아직까진 못 발견했네요. 타면서 점차 그 차이가 더 느껴질지, 아니면 그 반대일지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잔차 사진도 배경도 예술이네요 뉴욕이면 코로나 잘 진정되었는지요 안라즐라하세요
혹시 신장이 몇cm인가요?
54사이즈 스택 낮게 느껴지지안나요?
(sl6에 비해 sl7로 오면서 스택이 20mm가량 낮아져서요.)
SL7 555 랑 SL6 534랑 헷갈렸네요.
잊고 있던 옛날 생각 리마인드 해주셔서 감사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