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적이 잘 없었는데, 도무지 뭐라 시작을 할까 생각이 나질 않아 한참을 망설인 끝에 적어 내려가 봅니다.
2016년 한참 활동하던 밴드생활을 중단한 차에, 다시 자전거를 재밌게 타고 있었던 그 무렵인 것 같습니다.
자당의 투어마스터 화곡동적토마님의 태백 투어를 가서 여봉선님을 처음뵙고.. 그리고 며칠 후 즈음..일껍니다.
우리의 "블쨩"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그때만해도 "블레어님" 이었네요.
띠링..
(와 저 존댓말... 저렇게 저를 대해주실 때 도 있었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저때만 해도 저는 란도너스에 발도 담그지 않았을 때여서, 단번에 '나는 자격이 없다' 며 거절하려 했는데..
'스스로 구성한 360여 키로미터의 코스를 팀원과 함께 주파하는 1년에 단 한번의 행사' 라는 타이틀에 욕심이 났던 것 같습니다.
여자처차 급하게 브레베를 시작했고
아니나 다를까 저의 처절한 중도 포기 선언으로 2016 팀 불나방을 멈추게 했었는데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9047282?po=0&sk=id&sv=serum&groupCd=&pt=14CLIEN
무엇보다, 저의 실력?에 기대를 갖고 팀에 초대 해주셨을 다른 팀원들께 정말 너무나 죄송했고요...
그 좌절감과 미얀함이 발판이되어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많은 준비 끝에, 2017년 꽤나 여유있는 완주를 했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10612551?po=0&sk=id&sv=serum&groupCd=&pt=9CLIEN
2018년에는 궂은 날씨와 저의 잘못된 코스 선택으로 인한 쓰라린 DNF를 맛봤음에,
2019년은 코스 선택에 좀 더 많은 공을 들여 준비했고, 하늘의 도움도 조금은 바랬던 것 같습니다.
이미 빈스님 후기에도 있지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13383809?od=T31&po=0&category=&groupCd=CLIEN
가정도 있으시고, 자전거 말고도 좋아하는 운동도 많으신데도 , 팀 불나방의 완주를 위해 겨우내 사이클링 아카데미에 등록해 운동도 꾸준히 하시고 또 장거리 라이딩으로 미리 준비도 하시고 장비에 투자도 많이 하셨거든요.
그걸 보면서, 나 스스로 준비가 너무 빈약한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정말 많았습니다.
플래시 전에 최소한 300브레베를 뛰어보고 참가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실천하지 못했고요,
.
그저 가능한 시간을 내 긴 거리를 타보고, 불안한 마음에 자기전에 스쿼트라도 헛둘 헛둘 하며 불안해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팀 불나방은 11번째 팀으로
375km의 플래시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좋았습니다.
쾌청한 날씨를 허락해준 하늘에 감사하고 또 멤버들과 너무나 즐거운 라이딩을 이어 갔거든요. 딱히 어려운 구간도 없었고요.
하지만
플래시가 정말 어려운것은, 역시 팀라이딩 인 점인데요
일반 브레베에서는 팩주행 못하게 되어있는데.. 팩주행 하려고 난리 잖아? 라고 한다면
그건 길 위에서 나와 페이스가 얼추 맞는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거나, 누군가의 양해로 이뤄지는 팩 주행이라면.
이 플래시의 팩, 팀은
미리 상대방의 실력을 가늠하고, 서로 이해관계를 조율해 팀을 만들고 시작하는것 이기 때문에
"나의 기대치에 팀원이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팀의 기대치에 나 자신이 맞출 수 없는 상황" 이 벌어지면
그때부터 겉잡을 수 없이 팀이 무너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더이상 못갈거같으니까 먼저 가 빨리" 혹은
"우리는 먼저 갈께 천천히 와"
이렇게 말 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겠지만, 팀이라는건 그런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결국 저런 일은 어느팀이나 벌어지기 마련이더군요.
이제 그 상황을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 하느냐 가 플래시에서의 "팀으로써 성공"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 정말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조별 과제를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조금은 이해를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몸이 힘들면..짜증이나고.. 내가 죽게 생긴 판에 몰리면 남의 사정은 잘 생각하지 않게 되는게 사람이니까요.
이번 플래시에 팀 불나방은
빈스님을 제외하고는 준비가 한참 모자랐떤 것 같습니다.
특히나 자전거가 없이 지내야 했떤 스마일맨님과 개인사로 바쁜 시기를 보내신걸로 알고있는 블레어님은 저와 여봉선님보다 더 준비가 힘들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역시나, 그런 준비 상태로 완주 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더군요.
결국 200키로 지점에서 이미 두분이 많이 힘들어 하셨고
팀으로써 속도를 줄였습니다만,
결국엔 이대로는 너무 늦다는 판단이 섰을때, 저와 여봉선님이 쪼금만,, 앞에서 끌어보고 뒤에서 최대한 따라붙어 주길 바라는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빈스님한테 제멋대로 뒤를 좀 챙겨달라고 하고 앞에서 달렸는데
역시나 두분은 졸음과 준비가 한참 덜 된 몸의 비명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힘겨운 주행을 하고 계시더군요...
CP에 먼저 도착해 여봉선님과 시간계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30분 내로 만 와주면 어떻게든 끌고 갈 수 있을텐데.."
하지만 세분은 거의 한시간이 지나서야 CP에 도착했고, 블레어님은 그대로 드러 누워 버리시더군요 ㅠㅠ
이럴 시간이 없어요.. 라고 깨울 수가 없더라고요 ㅋㅋ 그런 녹초가 되는경험은 브레베를 해본 누구나 경험하니까요.
한잠 푹 주무시고 일어나서 또 출발을 해보는데
다음 CP까지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어서 일단 같은 전략으로 다음 CP까지 진행 해보기로 합니다.
사실 이때도 앞서나간 봉선님과 제가 그렇게 빨리 달리지 않았거든요,, 왜냐면
"팀게임에 이게 무슨 의미냐. 우리도 슬슬 가서 기다리고, 다음 cp부터는 다같이 DNQ를 하더라도 같이가는거로 하자 "
는 결론에 도달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했음에도 역시나 갭은 좁혀지지 않았고 다음 CP에서 우리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어렵게 두분을 캐어해 CP에 도착한 빈스님 말씀이,
"두분이 졸음이 한계치다,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주행자체가 너무 위험하니 여기서 멈추자"
그렇게 스마일맨님과 블레어님을 멈추게 하고
남은 셋이서 광주로의 주행을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플래시는 5인중 3인이 완주시 팀의 완주는 인정이 되기도 하거니와.. 빈스님을 DNF 하게 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땐 이미 시간 상 거의 리미트에 몰려 있었습니다. 저희는 376km로 거리도 좀 더 길거든요.
중간에 잠깐 눈을 붇친것도 아니고, 여유있게 중간에 딸기를 사먹거나 한것도 아닌데..
남은 시간은 5시간정도 , 내장산 업힐을 고려하여 남은 키로수를 평지로 환산시 100여키로. 몸은 만신창이. 날씨는 오들오들..
(날이 너무너무 추워서 편의점에서 비늘우비를 두개 사서 입었는데 정말 좋더군요.)
절대로 완주 하고 싶었습니다.
저와 봉선님이 멋대로 빈스님을 DNF한 두분 사이에 낑겨넣어 캐어해주십사 하고 던져넣고 달린 시간이 두세시간.
오히려 여유있게 편의점cP에서 기다리며 쉰 우리보다 추운데서 떨면서 쉬엄쉬엄 온 빈스님의 체력이 남아있을지 걱정도 있었는데
역시나 겨우내 꾸준한 준비덕분이겠죠
빈스님께서는 제 조막만한 작은 어깨너머에 딱 붙어 달려와 주시네요.
속도를 조금씩 조금씩 더 올려보아도 여전히 잘 따라오십니다.
어찌나 감사하고 든든하고 죄송했나 모릅니다. 그때부터 "끌어다 붙여드리고 말겠다" 는 생각 뿐이었고요.
그렇게 달리다보니 길고 긴 내장산을 무사히 통과하고.
마지막CP에 도달해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됬다.. 생각에 마음이 놓였습니다만, 저희의 마지막 CP인 경찰서는 아주 작은 읍내의 치안센터여서 주말 새벽엔 문이 닫쳐있었습니다
감사히도 그 앞의 슈퍼 이모님께서 저희를 구들방에 거둬주셨고
또 생각지도 않게 로직쟁이님께서 너무나도 감사한 지원을 와주셔서
"정말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걸까?" 하는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7시 땡 하자 인증샷을 전송하고
그 모든 감사한 마음을 담아 힘을내 광주로 달려갔네요
어찌나 힘이 나던지.. 조금 오버해서 페달링을 했음에도 역시 빈스님 여봉선님 힘차게 달려와 주셔가지고
무려 1착으로 ! 팀 불나방의 이름을 전달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여봉선님께서 이 플래시팀을 시작하셨을때
후기에도 쓰셨지만. 당신께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달려서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하셨던 그 마음을 조금 알고 있었기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13384969?od=T31&po=0&category=&groupCd=CLIEN
그것 또한 광주에 꼭 완주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했는데요
첨단지구 앞 마지막 스트레이트에
여봉선님을 멋지게 발사 해드리고 1착으로 딱 도착시켜드림과 동시에 빈스님과 따라 도착해 하이파이브를 하니
그 순간엔 얼마나 기분이 좋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항상 팀 불나방을 지지해 주시고 또 응원해주신 여러 자전거당 분들의 지지도 많이 생각이 났습니다.
특히나 로직님이나.. 특히나 로직님이나... 특히나 로직쟁이님이 계시고요.
응원해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후기를 남기기로 결정 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긴밤을 달려 광주에 도착하신 모든 분들께 감동의 박수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Team Clien, Team TigerMoth, 잠냥. aka V.a.Serum.
ps. 그분의 다섯번째 도전을 잘 부탁드립니다 ... 자꾸 한번은 부상으로 불참이니까 태크니컬리 4수생이라고 하시는데요
배 아파서 수능 못치면 재수 아닙니까 ㅇ ㅖ? ????? 16.17.18.19. 2020은 이제 5수생입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신나는 후기들 보고 있자니 저도 내년엔 꼭 참가해봐야겠습니다 ㅜ
이 팀은 글빨로 팀원을 뽑나 보네요. 흐흐
몇 년전 베이비페이스님께서 광주아님 서울브레베때였던거
같은데요 미간에 주름을 잡으시며
"잠냥아 안끄냐?" 하셨던게 아직도 기억에 있네요.
내년에는 잠냥님과 5수생님의 멋진 역주 기원합니다.
이제 로드로 브레베를 질주 하시는건가요!?
이게 더 무섭네요 어머나 ㅎㄷㄷ
내년엔 5수생 합격 기원합니다!
플러쉬 끝난다음 느껴지는 동지애가 어마어마할거 같습니다
2020 불나방팀 전원 무사 완주를 기원합니다.
또뽀끼 먹으러 가요 우리~~~
선두에서 넘 고생많았음 ㄷㄷㄷㄷ
5수생 합격 가즈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못하는 개 벌써 몇년째인지 모르겠지만요.
다섯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