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감정을 알아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 최성애 HD행복연구소 소장 | 부모 자녀 감정 교육 |
부부상담 경험에 대한 문의를 하신 분들이 좀 있어서, 결혼한 지 2-3년 됐을 때 처음 상담을 하러 갔던 경험을 좀 더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그 때는 와이프와 저만 살고 있었습니다. 서로 같이 생활한 지 두 해 정도가 넘어서 어느 정도 서로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생겼던 때였기 때문에 부부상담을 받아 보기에 적절한 시기였고 (상담사 얘기에 따르면), 저는 회사 보험에서 커버가 되니까 호기심에 먼저 결혼 기념일 즈음에 제안을 해 봤고, 다행히 와이프도 흔쾌히 승락을 했습니다.
최성애씨가 설명하는 초감정 meta-emotion이란 표현은 이 강의에서 처음 알게 된 것이지만, 제가 처음으로 상담사와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발견하게 된 내용과 비슷합니다. 저와 와이프에게 물어본 질문 중에, 어린 시절에 부모님과의 관계가 어땠는 지 알아보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아주 엄격하셨고, 자주 혼 내고, 말대꾸 하는 것을 싫어하고, 우는 소리듣는 걸 아주 싫어해서 고함을 치셨던 모습이 아직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보다는 좀 더 온화하긴 하셨지만, 성격이 급하셔서 내가 원치 않는 것들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억울하고 화난 내 감정을 무시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는 얘기를 종이에 적어낸 기억이 납니다. 그럴 때 어떻게 대응했느냐고 물어봤을 때,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엄마나 아빠가 계속 다그치면 울다가 또 더 혼나던 기억이 난다고 했고요.
당시에 와이프가 상담사에게 남편으로부터 느끼는 불만 중 하나가 말다툼이 생기면 대답을 빨리 하지 않아 답답하고 화가 난다는 얘길했습니다. 자기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얘길 꺼내서 얼른 해결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자리를 피하니까 너무나 화가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담사가 저한테 돌아 앉아서, 와이프와 언성을 높혀 말다툼이 생길 때 어떤 느낌이 드느냐고 물었을 때, 어렸을 때 엄마가 날 혼내는 표정과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했는데요 그 얘기를 듣고 와이프가 많이 놀랐습니다. 엄마가 큰 소리로 혼을 내면 아무 대꾸도 못 하고 듣기만 하다가 울기만 하던 제 어린 시절 기억이 잠재의식 속에 아직 있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다시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상담사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제가 자식을 갖고 싶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도 어쩌면, 아빠와 어린 시절에 좋지 않았던 관계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일 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가 차 안에서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명을 지르면서 저도 참다 못 해 고함을 지를 때가 있고, 그러고 나면 아빠가 나한테 했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실망스럽고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 화를 내는 것에 대한 내 초감정은 '억제하고 피해야할 감정'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나 와이프에게 몇 달에 한 번 꼽을 정도로 화를 낼 때도 언성을 높여 사람을 놀래키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가 된 막말을 하고 나서, 다시는 그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화를 내지 않는 대신 묵언수행을 선택하니 대신 와이프는 짜증이나고 답답해 할 때가 많죠.
내가 억울해 하고 수치스러움을 느낄 때 토닥거려주고 위로해주는 부모님은 없었지만, 나와 내 자식 간의 관계에서는 그런 열악한 가정환경을 대물림 하지 말자는 것이 제가 지키고 싶은 최소한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자식이 떼를 쓰거나 앞뒤가 안 맞는 요구를 해도 그 정리 안되는 감정을 기쁨,슬픔,화남,무서움으로 표현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Raised by Wolves에 나오는 안드로이드 아버지처럼 기계같은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있고요. 와이프가 이직에 성공해서 조금만 더 마음의 여유를 가져줬으면 하는 게 요즘 제가 가진 일말의 희망입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육아트러블로 인한 부부관계 상담치료나 자녀상담에 관심있는 분들은 가트맨 (Gottman) 부부치료 트레이닝을 받은 전문상담자들을 한 번 연락해 보시길 권합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 자체 만으로도 큰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니, 능동적으로 문제를 잘 해결해나갈 수 있으실 겁니다.
상담사 소개 – HD행복연구소 (handanfamily.co.kr)
전 지역 가족센터(구 다문화건강가족센터) 에서 정기 부부상담 들었던때 들었던 박사님이름네여~^^
건강한 부부관계 노력하셔서 지나다 글써요
https://gyeongsang.kr/281
'35살 이상의 성인이면 본인의 트라우마를 남에게 투영하지 말고 본인이 극복하라' 였는데 사실 이거 저도 잘 안되지만 노력 중입니다.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저 말 1번 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부부상담 중 상담사가 아 이런 부친에게 받은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게 부인에게 나오니 힘드셨겠어요 할 때 남편이 처음 인지 한 것 같더라구요
저도 제 트라우마를 남편에게 투영하지 않으려 해도 무의식에 나오는거라 힘든 건 알고 있고 그래서 노력중이라 썼습니다;
스스로 변화를 원하는 지 여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의 이런 행동이 문제라고 인식하고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 다음 치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필요한 것이지만, 강한 내적인 동기가 있어서 자기 스스로 변화를 원해야 배우자의 요구와 상관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자발적인 동기가 없으면 치료도 그냥 등떠밀려 와서 한 두 번 정도로 그치고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들었어요.
제가 뇌,정신건강 관련 팟캐스트나 책을 많이 보는 이유도 그런 맥락입니다. 만약 배우자와 관계 유지가 잘 되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갈등해결 방식을 내 스스로 개선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와 살게 되더라도 문제는 반복될 것은 보나마나한 일이니까요. 이래서 누군가와 같은 집에서 매일 생활한다는 것은, 보고 싶을 때 만나기만 해도 유지가 되는 연애시절과 비교해서 천지차이입니다. ㅋ
칼의 대화를 아시나요?
비난,경멸,방어,회피 등 4가지 유형의 화법으로, 관계를 망치는 초고속 급행열차입니다.
서로 이런 칼의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 관계의 거리는 절대 좁혀질 수 없죠.
제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건 글쓴님께서도 칼의대화 유형으로 아내분을 대하고 계시다는 거에요.
(칼의대화 4가지 중에서 가장 빠르게 관계를 단절시키는 도구는 회피입니다.. 지금 이걸 자주 사용하고 계신거에요)
게다가 좀 더 안타까운 건 위축된 자아를 보호하고자 '합리화' '방어기제' 이 두가지가 절대적 무기로 글쓴님의 양손에 들려있다는겁니다.
모든 글들의 전반에 깔려있는 책임회피, 방어전략, 공격성, 나는 옳다는 강박, 그리고 어쩔 수 없었다는 합리화까지.... 이 모든것들이 전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정말로 부부관계를 개선하고자 하시고 또한 크게 원치는 않았으나 세상에 태어난 후세에게 글쓴님의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진심이시라면... 장기간의 상담치료에 약물치료를 동반한 정신과 치료 받으시는걸 꼭 권하고 싶어요. 부부관계 개선이 아닌 글쓴님 본인의 정신적 치료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안드로이드처럼 꾹 참으며 아이가 희노애락의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도록 인내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그래서는 아이가 정서적인 것을 바르게 배울 수 없어요.
양육자가 희노애락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조절하는지를 아이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배울 수 있죠. 다만 '노' 부분에선 폭력적인 것을 배제하고 표현하면 되는거에요. '노'를 절대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도 양육자가 어린시절에 받은 상처를 직면하지 못해 다른 형태로 자녀에게 흉터를 물려주고 있는것과 같습니다.
물론 아이를 낳음으로 아내가 변하고 그럭저럭 평온했던 글쓴님의 세상까지 위협받는게 굉장히 억울하고 내적으로 분노 및 무력감이 일렁이는 상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한발 내딛으시며 개선을 위해 먼저 노력하시는 게 사실 정신적으로 아내분보다 조금은 더 건강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행기에서 응급상황에 약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보호하고 있는 경우 본인이 먼저 마스크를 쓰고 약자를 도와주도록 되어있죠? 정신적인 문제도 동일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정신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한 발짝을 절대 떼지 못하는 사람이 밀접한 집단내에 있을 때 그 사람대신 조금 더 건강한 사람이 먼저 나서서 치료를 받으며 산소 마스크를 쓰는거죠. 그래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정신을 차리고 난 뒤 약자를 돕는겁니다.
글쓴님을 비난하거나 얕보려는 의도로 쓴 글은 아닙니다만 제 오만이 짙게 깔린건 아닌가 조금 걱정도 됩니다.
조언을 청하신게 아님에도 주제넘게 치료를 권하는 글을 쓰게 되었네요ㅜㅜ 그냥 쭉 글을 보다가 안타까운 마음이 계속 남아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 댓글을 씁니다.
저도 마음 약한 존재라 이런 글에 불쾌해하실까봐 계속 쿠션을 깔게 되네요.
모쪼록 빠른 시간안에 글쓴님의 마음과 가정에 평안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정신과 치료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런 관심어린 말씀이 전혀 불쾌하지 않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첨언하자면, 상담사와 먼저 상담한 후에 정신과 치료 여부에 대한 판단을 알려주기로 돼 있는데, 와이프가 아직 이직 준비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 미뤄지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개인적으로 시간이 좀 나서 의사를 따로 만나 볼 계획이고요. 최소한 집중력 장애 처방약은 필요할 것 같아서요.
다행히 지난 2주 정도는 저랑 아이가 공원이나 할머니 집에서 같이 많이 놀 수 있도록 허락을 해 줘서, 와이프도 심리적으로 여유가 좀 생긴 듯 하고 이직 준비도 잘 되고 있는 것 때문인지, 밤에 아이가 안 자고 떼를 써도 고함을 치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인터뷰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연습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보라고만 얘길해 줬는데,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요. 근무조건도 열악하고 연봉도 계약직 때 받던 것 보다 약간 더 올려 5년 가까이 일하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이제 아이가 많이 자라, 엄마가 늦게까지 일해도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 겨우 이직 준비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지금 재택근무 중이라 낮에 아이랑 같이 잠깐 놀이터 가서 놀거나, 주말에는 거의 하루 종일 할머니집에서 아이랑 같이 놀 여유가 있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좀 생기니 와이프의 정신건강 상태는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습니다. 아이를 전적으로 남편한테 맡겨도 큰 문제가 없다는 걸 이제 스스로 받아들여가는 듯 하고요. 수시로 아이 상태가 어떤 지 문자로 물어보는 횟수도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신뢰가 생기기까지는, 그 전에 시도해 보지 않은 것을 해 볼 용기와 동기가 필요한데, 어찌됐든 와이프도 스스로 이런 신뢰를 저에게 조금씩 주는 듯 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고 밖에서 놀 시간이 늘어나면 좀 더 관계가 나이질 거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