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갔습니다.
입구에 솜사탕을 팔더군요.
아이가 사달라고 그 자리에서 서서 움직이지 않길레 한참 실갱이 하다가 결국 사줬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말하길 아쿠아리움에는 먹을것을 들고 들어갈수 없다는 군요.
아이에게 어서 다 먹으라고 했더니 눈꼽만큼 먹고는 맛없다고 안먹습니다.
솜사탕 구겨서 버렸습니다...5분만에 5천원 버렸네요.
물고기들 보며 지나가다 보니 5백원짜리 동전 넣고 손잡이 돌리면 나오는 그..자판기 장난감이 있더군요.
물고기들 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진 아이는 또 그 앞에서 떠나질 못했습니다.
안 사주니까 그 자판기앞을 패트롤 도는거 마냥 한없이 돌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넋두리였습니다.------------
솜사탕도 그랬지만 아이가 그 아무것도 아닌 장난감을 갖고 싶어서 징징거리고, 몸부림치고,
다른 아이들 사는거 옆에서서 거지처럼 처다보는 시간이 길이지면서 더 깊은 고민이 시작됩니다.
사줘야 할까? 끝까지 거절해야 할까?
사주는 경우
우려되는점 : 징징거리니까 사주더라 라는 버릇이 들것 같다.
좋아보이는점 : 갖고 싶은거 갖기 위해 노력해서 성취했다는 기억이 생겼다.
안사주는 경우
우려되는점 : 아이가 할수 있는 모든것을 했는데도 안된다는 패배의 기억이 생겼다.
좋아보이는점 : 되는것과 안되는것을 분별하는 하나의 기준이 생겼다.
온갖 생각을 다 하는 중에 마침내 아이는 자판기 옆에 있던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갑니다. ㅡ.ㅡ;;
그래서 그냥 타협했습니다.
어느거 할래? 하나만 해. 이번에 하나 고르면 나갈때까지 아무것도 안 사준다.
아이스크림으로 낙찰봤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선택의 시간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깊이졌습니다.
결국 아이에게는 기억과 경험이 생겼는데 그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기억인지 여부는
아이의 성향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고집쟁이라면 안사주는게 좋을것 같고, 소극적인 아이라면 사주는게 좋을 것 같네요.
아이의 성향에 따라 대응이 달라져야 할것 같은데
혹시 이럴때 판단하는 기준이나 방법 공유해주실수 있을까요?
여담: 결혼도 하지 않은 후배들한테 밥먹다가 이 얘기를 했더니..
일 잘하는 후배 하나가 저에게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나갈 때까지 갖고 싶은거 죽 기록해뒀다가 나가기 전에 1개만 선택하도록 하면 어떨까..
성향이야 어쨌든 당장 또 비슷한 경우가 생기면 써먹을 생각입니다.
저라면 못하겠네요. 안되는건 안되는거라.. 그리고 울고 떼쓰고 조를때마다 들어주면 이것이 습관이 되고 아이 스스로 올바른 소통의 방법을 배워 나가야하는 시기에 좋을것 같진 않습니다.
안되는건 안되는거고 그걸 알려주기 시작할때 당장은 힘들지만 시간이 쌓이다 보면 아이도 받아들여줍니다. 그리고 소극적인 아이라면 들어주면서 아이의 기?를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이건 또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서 풀어줄 문제겠죠.
첫 아이도 그렇게 키워서 그런지 뭐 나가서 사달라고 하며 떼 쓰는것도 적었고요. 둘째도 같은 방법으로 키울 참 입니다.
돈이 부족하다.
솜사탕 먹은적이 있다면 너무 달아서 니가 안좋아 할꺼다. 먹을거 들고 들어갈수 없을꺼다.
장난감을 사고 싶어 하면 저건 오래 못가지고 놀꺼고 집에 비슷한게 있다. 그것도 잘안가지고 논다. 뭐가 약해보기고 금방 부서질꺼 같다.
등등 약간의 이유를 설명해주면 아이도 납득을 하고 나중에 뭔가를 가지고 싶을때 비슷한 조건으로 고민하고 저에게 말해요.
저게 가지고 싶고 튼튼해보이고 집에 저런건 없고 어떻게 놀면 재밋을꺼 같고 집에 있는 장난감과 함께 가지고 놀기 좋아 보인다.고 말합니다.
물론 무조건적인 방어 맨트인 "돈없.... 다음 기회에.." 가 있습니다.
누가 솜사탕 들고 있어서. 지나가다 뽑기가 보여서. 지나가다 아스크림이 보여서, 우선 사달라고 조릅니다. 울면 엄마가 맘약해져서 사줄지도 모르니깐요. 울고불고 난리를 치지만 전 안되는 이유를 단호하게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그럼 한번만요~ 징징 하다가 안되니 포기해요.
좀 삐죽거리지만 아이들은 상황전환?? 이 빠르더라구요.
언제 그랬냐는듯이 헤헤 거리고 아까 졸라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구요. 그럼 저는 다시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주곤 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음을 기약하기도 하구요.
아이가 고집쟁이고 소극적이고의 문제는 아닌것 같아요. 엄마의 상황판단과 단호함이 필요한것 같아요.
저희집 15개월 아기도
할머니집가면 저한테 안조르고 할머니 옆에 붙어있어요
집에선 저한테 맨날 매달려있지만요...
해주는 사람 안해주는 사람 이미 아는거죠.
그렇다고 절 싫어하는건 아니구요
괜히 원하는거 안사줘서 아이 성향이 안좋아지면 어쩌지? 가 아니라 모든 상황을 그때그때 해결하려고 아이가 요구하는대로 들어주는게 더 안좋은 성향이 생길겁니다.
좀더 경험이 쌓이시면 서로 딜 하는 방법을 터득하실꺼에요.
저도 요령없이 그냥 혼내기만 하던때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이런저런 경우의 수들을 생각해보고 외출전에 약속을 하고 나갑니다.
그 약속이 완벽하게 지켜지지는 않아도 점차 나아지고 떼 부리는 횟수가 줄어들긴 해요.
약속을 잘 지켰을때는 아이가 생각지도 않은 기뻐할만한 선물을 주고요.
요즘엔 보통 용돈을... 십원.. 백원.. 이렇게ㅎㅎ
그런 장소에 갈때는 원칙을 세우고 - 장난감이든 먹을것이든 한번만 사준다 이런식으로 - 출발전에 그 원칙을 여러번 고지하고 이해시킨뒤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천석씨는 애들 데리고는 그래서 아예 마트 같은데는 처음부터 가지 말라고 하더군요.
어쩔수 없이 가게 되면 그냥 처음에 딱 니가 원하는거 뭐니.그거 하나만 딱 사준다.하고는 들어가자 마자 하나 사줘버리면 마트에 있는 동안 에는 때 안부릴거라고 하더군요.
집에서야 떠나가라 울어도 놔두면 되지만, 공공장소, 버스안, 지하철 등 사람많은 곳에서 그런 상황에 처하면 난감하죠. 최대한 그 상황을 빨리 해결하려는 방식이 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나 나름대로 교육 시켰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댁만 가면 눈치가 백단!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해달라 합니다. 부모님께 그러지 마시라 한소리 해도 허허허 하고 넘어가시니 더 할 말이 없죠.
답이 없는 육아입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차라리 첨부터 쿨하게 사주세요->우리엄마는 내가 원하는거 다해줘 최고!
설득하고, 약속하라는 조언이 많으시네요.
근데 4살짜리 하고 대화가 참 힘들더라구요.
아이스크림 이후의 상황은 대략..
출구에서 다시한번 풍선사달라고 정지 - 설득해서 작은 풍선으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길 가다 큰 풍선 보더니 다시 가게 안으로 돌진 및 풍선 손잡이 잡고 늘어짐 - 설득 + 협박으로 대리고 나옴 - 다시 가게 안으로 돌진 - 결국 폭발해서 폭력으로 풍선 빼앗고, 샀던 작은 풍선은 애 앞에서 밟아 터뜨려버림 - 우와앙~~~~
어찌나 미안하던지 이래선 안되겠기에 저만의 문제일이가 없을것 같아서 문의 드려봤습니다.
결론은 '육아는 힘든것이고, 답이 없기 때문에 더 힘든것이다. 힘내라. 육아시계는 꺼꾸로 달아놔도 돌아간다..'
뭐든 꾸준함인거 같습니다. 일관되게. 그러다보면 대화도 되고요.
4살이전에도 물건 사달라고 할떄가 있었을텐데 그때부터 어떻게 대응하셨는지를 복기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그냥 글만 봐서는 애 머리속에 프로그래밍이 엄마가 지금은 안된다고 해도 조르다 보면 사줄거야.로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을 개연성도 있어보입니다. 엄마가 한번 안된다고 하면 안되는거구나라고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면 저렇게까지 집요하게 조르진 않겠죠.
그리고 애들은 생각보다 충동적으로 뭘 사겠다는 경우가 많아서, 그 순간에 잘 넘기고 안사주면 다음에 다시 조르진 않습니다. 적어도 제 아이의 경우는 그래요. 예를 들어 마트에서 불필요한 고가의 장난감을 충동적으로 사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설득을 해보다가 안되면 택배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집에 오게 하겠다.라고 하면 알았다고 하는데요. 보통은 그 뒤로 안 찾습니다....
다만, 본인이 진짜로 가지고 싶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런건 보통 어지간하면 사줍니다.
사주는 경우의 장점이라고 성취라고 적으셨는데, 그런걸로 성취의 경험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냥 떄쓰면 다 된다의 기억만 생길뿐이에요. 성취는 본인이 뭔가를 노력해서 했을떄 생기는거죠.
....
외출시 때를 쓴다.....
그럼 모든 계획을 중단하고 귀가하는 초강수를 반복해보세요
솔직히 몇번은 돈이 너무 아까운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이게 자리 잡히면 편안한 외출이 가능합니다..
기싸움도 이길수 있는 시기가 존재합니다.
중고등학교때 말이 통하ㄴ 어히려 쉽게 잡힐거 같죠??
이제와서 왜저래??하며 더 짜증만 내요..
해 줄 것이라면 떼쓰기 전에 진작 해주는 것이고, 안되는 일은 무슨 떼를 부려도 안 해주는 거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아이들의 눈치는 귀신이라, 떼부리는 게 먹히는 사람한테 가서 떼부립니다....
패배의 기억이 우려되는 점이라고 하셨는데,
바로 그 패배의 경험을 시켜주려고, 끝까지 안된다고 하는 거지요.
훈련(?) 기간은 당연히 있지만, 훈련이 되면 자기 욕구를 통제하는 법을 익히게 되고, 약속의 중요성을 알게 됩니다.
놀이공원 같은 데서 많이들 쓰는 요령은,
사전에 오늘은 1개만 산다..얼마 이하까지는 산다....등의 약속을 하고 그를 지키는 것
돈 쓰는 게 아까운 생각이 들 때는...이전에 샀던 아이템을 잘 챙겨가고 사지 않는 걸로 약속한다..등이 있더군요.